-
-
전사들 그래픽 노블 : 천둥족의 도둑 ㅣ 전사들 그래픽 노블
에린 헌터 외 지음, 서현정 옮김 / 가람어린이 / 2026년 7월
평점 :
나는 고양이를 정말
좋아한다. 길에서 만나는 고양이들을 관찰해 보면 ‘냐옹’ 대신 입을 동그랗게 벌리며 ‘미야오’ 하고 운다. 진짜 소리인 ‘미야오’를 들을 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당장 고양이를 기르고 싶어진다. 부모님께
조르기도 했지만 생명을 책임지는 일은 무겁다며 더 자란 뒤에 결정하자고 하셨다. 아쉬운 마음에 야생
고양이들이 종족을 이루어 살아가는 만화를 읽기 시작했다. <전사들 그래픽 노블: 천둥족의 도둑>
대전투 직후 천둥족에 평화가 찾아온 시점을 배경으로 한다. 수많은 멋진 전사들 중 내 마음을 흔든 주인공은 브라이트하트였다. 그녀는
과거 개 떼에게 공격당해 얼굴 반쪽과 한쪽 눈을 잃은 슬픈 상처를 가진 고양이다. 겉으로는 평화롭지만
내면은 매일 밤 악몽과 트라우마로 가득했다. 브라이트하트는 ‘흉터는
몸에만 남는 게 아니야. 눈에 보이지 않는 상처가 마음속에서 매일 밤 나를 괴롭히고 있어’라며 아픔을 고백한다. 이 상처는 결국 주변 동료들까지 신뢰하지 못하는
불신과 오해로 이어졌다.
그러던 어느 날, 천둥족의
먹이 더미에서 자꾸만 사냥감이 사라지는 사건이 터진다. 브라이트하트는 과거 종족을 배신했던 타이거스타를
떠올리며 “종족 내부에 배신자가 있는 게 틀림없어”라며 내부에
범인이 있다고 확신한다. 결국 그녀는 짝인 클라우드테일에게도 비밀로 한 채, 혼자서 은밀하게 먹이 도둑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만약 나라면 상처
입은 몸이 무서워서 숨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두려움을 누르고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갔다. 끈질긴 추적과 기다림 끝에 밝혀진 진짜 도둑은 내부 배신자가 아니라, 하늘에서
급강하해 훈련병을 낚아채려던 야생 올빼미였다.
이 장면을 읽으며 큰 감동을 받았다. 브라이트하트는 임신 중인 무거운 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위험에 처한
동료를 구하기 위해 무시무시한 올빼미에게 망설임 없이 덤벼들었다. 자신이 겪은 끔찍한 기억 때문에 동료들을
색안경을 끼고 의심했던 미안함을 지우고, 진짜 위협 앞에서 종족을 지켜내며 마음의 흉터를 스스로 극복해
낸 것이다. 특히 그녀가 괴로워할 때마다 곁에서 "네
얼굴에 남은 흉터가 어떻든, 내 눈에는 여전히 가장 아름답고 용감한 천둥족의 전사야"라며 지켜주던 짝, 클라우드테일의 조건 없는 사랑도 감동적이었다.
책을 덮고 나서 창문 너머를 한참 바라보았다. 고양이를 기른다는 것은 귀여운 모습을 보는 것을 넘어, 배고픔에 ‘미야오’ 하고 울며 도움을 청하는 길고양이들의 아픔까지 사랑하고
책임지는 일임을 배웠다. 이야기 끝에서 브라이트하트는 ‘두려움은
나를 숨게 만들었지만, 용기는 나를 다시 걷게 했다’라며
당당하게 외친다.
내가 이 책을 읽고 깊이 생각하는 모습을 보신 아빠께서는 대견하다는
듯 내 어깨를 토닥여 주셨다. ‘단순히 동물을 귀여워하는 걸 넘어 생명의 상처와 책임감까지 헤아릴 줄
아는 걸 보니, 우리 아들이 고양이를 키울 자격에 한 발자국 더 다가선 거 같아 대견해.’ 하고 칭찬해 주셨는데 가슴이 뿌듯했다. 참고로 우리 아빠는 수의사다.
나는 이 책을 나처럼 고양이를 좋아하지만 아직 키우지 못하는 친구들, 그리고 겉모습 때문에 친구를 오해해 본 적이 있는 반 친구들에게 꼭 권하고 싶다. 이 책을 통해 생명의 내면 상처까지 헤아리는 따뜻한 책임감과, 두려움의
벽을 허물고 진실을 마주하는 당당한 용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나 역시 학교에서 두려워서 피하고
싶었던 순간마다 용기를 냈던 브라이트하트를 떠올리며 힘차게 한 걸음 나아갈 것이다.
이 리뷰는 리뷰의숲 서평단 자격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