뾰롱이 이야기 - 아직 그리고 있습니다, 그 병아리
김진솔 지음 / 모티브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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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병아리 캐릭터 '뾰롱이'가 그려진 표지를 보며 처음엔 젊은 친구들이 좋아하는 가벼운 인스타툰 만화책인 줄로만 알았다. 50대인 내가 살아온 시대의 위로(?)는 늘 힘내라’, ‘이 또한 지나가리라처럼 참고 견디며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단단한 채찍질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가끔 요즘 젊은 세대의 에세이를 보면이 정도 일로 이렇게 힘들어하나하는 꼰대 같은 생각이 불쑥 고개를 들기도 했다.

나는 위로와 공감에도 분명한세대 차가 존재함을 깊이 깨달았다. 이 책은 기성세대와 청년 세대 모두가 각자의 삶에서 건져 올려야 할 소중한 가치들을 품고 있었다.

우리 세대의 상실이 물리적인 실패였다면, 요즘 세대의 상실은 디지털 세상 속에서 더 잔인하게 찾아온다. 작가가 10년 동안 키워온 10만 팔로워 계정을 해킹으로 한순간에 잃고 지독한 우울증의 터널을 지났다는 대목에서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 고작 SNS 계정 하나 없어진 것이 아니라, 그 아이들의 10년 치 인생이자 세상과 소통하던 유일한 통로였던 것이다.

귀여운 가면 뒤의 솔직한 결핍’. 작가는 억지로 밝은 척을 하는 대신, ‘괜찮다는 말로 쉽게 괜찮아지지 않는 사람들을 위하여펜을 들었다며 자신의 나약함을 솔직하게 드러낸다. ‘뾰롱이는 나약한 나를 세상으로부터 지켜주는 귀여운 가면이자 분신이었던 셈이다. ‘억지로 괜찮은 척하지 않아도 괜찮아요라는 메시지를 건네며, 나에게 위선 없는 진짜 위로와 마음의 짐을 내려놓는 해방감을 느낄 수 있게 했다.

상실을 극복하는 여전한 꾸준함’. 거대한 상실에서 다시 일으켜 세운 것은 외적인 성과가 아니라 나에게 남은 건 오직 그리고 쓰는꾸준함뿐이었다고 말한다. 여기서 전부 잃은 것 같아도, 우리에겐 여전히꾸준함이 남아있어요라는 메시지를 만났다. 이는 은퇴와 노후를 고민하는 우리 50대에게도 삶의 위기 앞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단단한 회복 탄력성을 안겨준다.

나의 속도로 살아가는 법’. ‘비교하지 말고, 여전히 그리고 꾸준히 나의 속도로 걸어가라고 말한다. 덕분에 타인의 삶과 나를 비교하던 조급함을 내려놓고, 나만의 속도로 묵묵히 걸어갈 여유를 되찾았다. ‘화려한 만화 뒤에는 수없이 넘어지고 깨지면서도 펜을 놓지 않은 치열한 삶이 있다는 말처럼, 요즘 젊은이들도 저마다의 전장에서 치열하게 살아내고 있다.

요즘 세대의 진짜 삶을 보여줌으로써, 세대 간의 깊은 이해와 따뜻한 공감의 시선을 채워 넣어 주었다. 이제 자녀 세대를 향해 쉽게 힘내라는 말을 건네지 못할 것 같다. 대신 완벽하지 않은 모습 그대로를 인정해 주는요즘 식 위로를 건네기로 한다. ‘지독한 터널을 지나온 지금, 나는 여전히 나의 속도로 꾸준히 살아간다는 작가의 다짐처럼, 세상의 모든뾰롱이들이 저마다의 속도로 묵묵히 살아 내기를 마음 깊이 응원한다.

이 리뷰는 리뷰의숲 서평단 자격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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