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의 사생아들 : 레프 톨스토이 x 오귀스트 르누아르 세계문화전집 3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외 지음, 홍선기 엮음 / 모티브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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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거울 속의 나를 본다. 흰머리와 주름이 자글자글한, 나이를 속일 수 없는 50대 중반의 내 모습이 서 있다. 거울을 본 뒤에는 창문을 열고 출근길 세상 풍경을 내다본다. 평생 예술 문외한으로 가족 부양을 위해 달려온 나에게 거울과 창문은 당연한 일상이었다. 하지만 <거장의 사생아들>을 읽고 난 후, 이 공간은 예술이 아닌 '나의 인생'을 돌아보는 사색의 통로가 되었다.

톨스토이와 르누아르의 명성 뒤에 숨겨진 '사생아'들의 비극을 다룬다. 삶을 대하는 방식을 거울과 창문으로 비유한 대목은 충격이었다. 톨스토이에게 거울은 위선을 파헤치고 자책하는 고백의 도구였다. 그렇게 엄격한 양심을 고뇌했던 문호가 정작 친아들 '티모페이'를 마부로 살게 방치했다는 사실은 모순이었다. 반면 르누아르에게 창문은 고통을 차단하고 아름다운 환상만을 비추는 필터였다. 그는 시골에 숨겨둔 친딸 ''이라는 어두운 현실을 창문 밖에 외면한 채, 따스한 햇살과 미소만 화폭에 담았다.

도덕을 울부짖던 문호와 아름다움을 그리던 화가 역시 완벽할 수 없었던 '결핍 있는 인간'이었다라는 말은 거울을 보며 내면을 번뇌하던 순간들과 겹쳐졌다. 제 핏줄은 외면한 톨스토이의 위선과, 창문 뒤로 슬픈 비밀을 은폐한 르누아르의 비겁함이 남의 이야기 같지 않았다. 거장들의 완벽하지 못한 삶과 작품을 연결하여, 인간이 가진 본질적인 취약함과 모순을 그대로 인정하고 바라보자고 말한다.

중년의 눈으로 보니, ‘우리는 타인에게 완벽을 요구하지만, 정작 스스로의 비겁함 앞에서는 얼마나 관대해지는가라는 질문은 스스로를 흔들리게 한다. 나 역시 좋은 사람인 척하면서, 정작 가족의 아픔은 외면하거나 이기적이었던 순간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거울 속 내 부끄러운 민 낯이 비치는 것 같았다.

예술가의 위대함은 결함투성이인 삶 속에서 피워낸 고통의 결과물이다라는 말처럼, 이제 거장들의 작품은 나에게 우상 숭배의 대상이 아니다. 르누아르의 그림은 슬픔을 숨기기 위해 창문 안에서 아름다움을 쫓았던 외로운 몸부림이고, 톨스토이의 글은 거울 앞에서 괴로워했던 위선자의 눈물로 읽힌다. 이 책은 남은 생을 어떻게 정직하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결과적으로 독자는 이 책을 통해 거장들의 모순으로 인간 보편의 이중성을 이해하는 넓은 시야를 갖추게 된다. 지루한 예술 이론을 넘어 작품 속 인간의 뜨거운 숨결을 느끼는 안목을 기를 수 있으며, 완벽해 보이려 애쓰던 위선을 내려놓고 마침내 자기 내면의 결핍과 부끄러움을 정직하게 마주할 수 있는 용기를 얻게 될 것이다.

이 리뷰는 리뷰의숲 서평단 자격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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