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하는 미중 패권 전쟁과 대분열의 시대 - 누가 새로운 승자가 될 것인가
닐 시어링 지음, 임경은 옮김 / 21세기북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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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뉴스의 헤드라인은 매일 직장인들의 출근길 마음을 무겁게 짓누른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갈등, 예측 불허한 트럼프 2기의 도래로 인한 글로벌 불확실성의 폭발, 세계 곳곳의 지정학적 위기까지. 불과 몇 년 전까지 만 해도 거시경제학 교과서나 국제 정치학 논문에서나 볼 법했던 거대한 담론들이, 이제는 당장 내일의 원자재 가격과 환율, 나아가 우리 회사의 해외 수주 가능 여부를 결정짓는 생존의 문제가 되었다. 닐 시어링의 <대분열의 시대>는 현실적이면서도 냉철한 경제 패러다임의 나침반을 제시해 준다.

현재의 세계 정세를 단순한 탈세계화라는 단어로 정의하지 않는다. 그가 제시하는 핵심 프레임워크는 바로 분열이다. 세계화의 종말이 아니라, 미국과 중국을 축으로 삼는 두 개의 블록으로의 분열이라는 진단이다. 과거 전 세계가 하나의 거대한 효율적 단일 시장으로 묶여 비용 절감만을 쫓던 하이퍼 세계화의 시대는 완전히 막을 내렸다. 대신 지정학적 안보가 경제적 효율성을 압도하며 세계 경제가 미국과 중국 중심의 두 블록으로 쪼개지는 격동의 시대로 진입했다는 점이 이 책의 핵심 주제다. 이는 최저 비용 중심의 공급망이 안보를 위한 안전 중심으로 변하며 반도체 등 핵심 산업에서 바리케이드가 높아지는 결과를 낳고 있다. 이 바리케이드 사이에서 첨단 미래 패권을 쥐기 위한 기술 주권 경쟁과 철저한 선택적 단절이 일어나는 것이 이 시대의 본질이다.

효율성 극대화라는 경제 논리는 저물고 국가 안보와 진영 논리가 시장을 지배하는 지정학의 귀환이 시작되었다는 뜻이다. 가치관과 안보를 공유하는 우방국끼리 만 공급망을 촘촘히 구축하는 프렌드 쇼어링이 새로운 규칙으로 자리 잡았다. 저자는 이 과정에서 효율성보다 회복 탄력성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하지만 이러한 인위적인 공급망 재편은 과거의 효율적인 분업 구조를 파괴하며 막대한 비용을 수반한다. 저자는 이것이 구조적인 인플레이션을 자극하여 글로벌 경제가 고비용과 저성장이라는 뉴노멀 기조에 장기적으로 갇히게 만들 것이라 냉정하게 진단한다.

비용 절감만 추구하던 과거의 성공 방정식은 끝났으며, 지정학적 리스크를 읽지 못하면 자산을 지킬 수 없다고 단언한다. 특히 트럼프 2기라는 불확실성 앞에 선 지금, 미국과 중국의 갈등 속에서 선택을 강요 받는 상황은 한국 기업과 정부가 안보와 경제의 경계에서 직면한 딜레마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제 어설픈 지정학적 중립이나 양다리 줄타기 외교의 유통기한은 끝났다. 첨단 기술과 핵심 자산은 철저히 우방끼리 만 거래하는 선택적 단절의 시대가 지속될 것이기에, 기업과 개인은 어디가 가장 저렴한가가 아니라, 우리는 어느 블록에 서서 누구와 손을 잡아야 안전한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에 답해야만 한다.

직장인이자 투자자인 나에게 단순한 지식을 넘어 거시경제를 바라보는 완전히 새로운 무기를 쥐여주었다. 하이퍼 세계화 시대의 저물가 풍요가 끝나고 왜 물가가 쉽게 떨어지지 않는지 그 구조적 원인을 명쾌하게 깨달은 것이 책을 통해 얻은 가장 큰 수확이다. 과거의 투자 공식이 무너진 자리에서, 무작정 시장의 반등을 기다리기보다 미국 블록 내 핵심 공급망을 쥐게 될 수혜 기업을 포착하는 혜안을 얻을 수 있었다. 동시에 두 거대 블록 사이에서 절묘하게 실리를 챙기며 급부상할 인도나 브라질 같은 비동맹국의 틈새 기회를 포착하여 유연한 자산 배분 전략을 세워야 함을 일게 되었다.

우리에게 과거의 안일한 태도와 성공 방정식을 과감히 폐기하라고 주문한다. 더 이상 지정학은 정치인들의 전유물이 아니며, 이를 모르면 내 업무의 방향도, 내 자산을 지키는 일도 불가능한 시대가 되었다. 생존과 도약을 동시에 도모해야 하는 모든 이들에게, 글로벌 비즈니스 전장을 미리 들여다보고 영리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돕는 생존 지침서가 되어줄 것이다.

이 리뷰는 리앤프리서평단 자격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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