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나무 저택의 어린 할머니들 마법 책장 6
도미야스 요코 지음, 사타케 미호 그림, 고향옥 옮김 / 가람어린이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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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외할머니는 맨날 나를 보면 우리 강아지, 언제 이렇게 컸냐하신다. 처음부터 주름 가득한 노인인 줄만 알았던 할머니에게도 나 같은 열 살 시절이 있었다는 걸 <백합나무 저택의 어린 할머니들>을 읽고 새롭게 알았다.

이야기는 백여 년 된 멋진 백합나무 양로원에서 시작된다. 어느 봄날, 꽃지 할머니가 오래된 공놀이 노래를 무심코 흥얼거리자 저택을 오랫동안 지켜온 집의 수호신이 깨어나며 거대한 괘종시계가 거꾸로 돌기 시작했다. 노래는 단순한 음악이 아니라 수호신을 깨우고 닫혀 있던 기억을 여는 마법의 주문이었던 것이다. 이 신비로운 마법으로 백발의 노인들은 순식간에 나와 비슷한 열 살짜리 어린아이로 변해 버렸다.

시간은 무려 77년 전인 1941 8 3일로 되돌아갔다. 처음에는 판타지 게임 속 같아 가슴이 두근거렸지만, 1941년은 태평양 전쟁이 발발했던 어두운 시대의 시작이었다. 시공간이 뒤틀린 저택을 탐험하던 아이들은 홀로 울고 있는 한 아이를 만난다. 노인들은 수호신이 보여주는 단서들을 통해 기억을 더듬으며, 전쟁이라는 큰 불행과 갑작스러운 이별 때문에 끝내 지키지 못한 약속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다시 꼭 만나서 숨겨둔 보물을 함께 찾고 노래를 완성하자는 그 조그만 다짐이, 전쟁통에 피난을 가고 연락이 끊기면서 평생 가슴속에 아픈 미안함으로 숨겨져 있었던 것이다.

가장 감동 깊었던 부분은 아이들이 서로 손을 잡고 77년 전의 약속을 완성하기 위해 힘을 모으는 장면이었다. 그 시절의 슬픔을 열 살의 몸으로 다시 마주하는 할머니들의 모습이 참 용감해 보였다. 책 속 주인공들은 친구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온 힘을 다해 흩어진 기억 조각을 모으고, 끊어졌던 노래를 이어 부르며 마법을 풀 비밀의 열쇠를 완성해 낸다. 오래된 약속을 완수하자 괘종시계는 다시 원래대로 돌기 시작했고, 현재로 돌아온 노인들의 눈에는 평생을 괴롭히던 미안함 대신 행복함이 가득했다.

책을 다 읽고 나자 아빠는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오늘 밤에는 할머니 손을 꼭 잡고 옛날이야기를 여쭤봐. 그리고 책 속 주인공들처럼 지금 네 곁에 있는 친구들과의 우정을 소중히 여겨야 해.  그 추억들이 아주 오랜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된 너를 지켜주는 가장 큰 힘이 되어 줄거야.’ 겉모습이 나이 든 어른이라도 그 마음속에는 언제나 반짝이는 순수함이 살아 숨 쉰다는 것을 알았다. 전쟁이라는 두려움 앞에서도 꺾이지 않는 우정의 가치와 약속의 책임감이 얼마나 소중한지 깊이 느끼게 되었다.

타임슬립 모험 뒤에 가슴 뭉클한 사랑과 우정을 선물해 준 이 책을 초등학교 5학년 친구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이 리뷰는 리뷰의숲 서평단 자격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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