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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언어로 살아간다는 것 - 관계, 마음, 나를 만나는 어느 심리학자의 인생 수업
이서원 지음 / 스틸당(STEALDANG) / 2026년 7월
평점 :
매일 타인의 이야기를 소비하느라 정작 내 마음의 소리를 잃어버리고
현대를 살아가는 나에게 <나의 언어로 살아간다는 것>은
오롯이 나,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하라고 권유한다. 우리가
불행한 이유가 '남의 이야기'에 한눈을 파느라 '내 이야기'를 잃어버렸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사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삶의 스토리텔러가 되고 싶어 한다. 하지만
관계의 파국이 두려워 내 마음에 쌓인 진실을 외면하곤 한다. 하고 싶은 말을 제때 하지 못하고 가슴에
묻어두면, 그 억압된 감정은 기어이 독이 되어 몸을 아프게 만든다. 화병이나
통증은 내 언어를 잃어버린 몸이 보내는 아우성이다. 책은 주위의 소음을 지우고 내 감정과 생각을 스스로
정의하는 주체성을 회복하라고 알려준다. 내면의 억압된 상처를 마주하는 솔직함을 가질 때 비로소 '나의 언어'가 태어난다. 저자는
거창한 글쓰기가 아닌, 매일 밤 노트에 질문과 답을 적는 자문자답을 제안한다. 스스로 문제를 내고 답을 찾아가는 이 짧은 성찰의 과정은, 나를
탓하거나 남을 원망하지 않고 내면의 깊은 치유와 평온에 이르게 만드는 강력한 도구가 된다.
‘지금 나에게 묻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답은 다섯 줄이면 충분하다’라는 구절은 글쓰기에
대한 강박에서 거대한 해방감을 선사한다. 글쓰기의 본질은 결국 ‘읽고, 생각하고, 내 글로 쓴다’라는
단순하고도 깊은 역설에 있다. 세상의 글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지 않고,
내 내면의 목소리를 깊이 읽고, 그것이 나의 삶에 어떤 의미를 주는지 치열하게 생각하고, 마침내 가식 없는 내 글로 쓴다는 실천적 다짐이다. 생각하면서 읽어야
글을 쓸 수 있다고 한다. 오래된 세월 동안 수많은 인생이 농축되어 한 문장으로 집약된 결정체가 바로
속담이다. 속담처럼 글은 생각과 성찰이 깊어져야 비로소 짧아진다. 얕은
생각은 긴 문장과 변명을 낳지만, 본질을 꿰뚫는 깊은 성찰은 불필요한 수식어를 걷어내고 단 몇 줄의
핵심으로 압축되기 때문이다.
짧은 글 뒤에 남는 여백을 이해하려면 단단한 삶의 내공이 필요하다. 여백은 단순히 비어 있는 상태가 아니라, 독자가 스스로의 삶을 대입해
볼 수 있도록 열어둔 ‘생각의 방’이다.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한 감정의 깊이를 여백으로 남겨둘 줄 아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짜 어른의 문장이자 내공의 증거다. 단순한 정보로 머리에 남으면 ‘기억’에 불과하지만, 내 글로 녹여내어 뜨거운 가슴과 깊은 여백으로 남기면
그것은 비로소 내 삶을 지탱하는 찬란한 ‘추억’이 된다. 여기에 하나의 진리가 더해진다. 무엇이든 꾸준히 하는 것은 결국
범접할 수 없는 가치를 만들어낸다. 매일 밤 아픈 몸과 억눌린 마음을 달래며 남기는 다섯 줄의 짧은
글은 당장 어떠한 변화도 가져다주지 않는 것처럼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이 소소한 성찰이 하루(5줄), 한 달(150줄), 일 년(1,825줄) 동안
켜켜이 쌓아 올리는 독보적인 축적을 이룰 때, 그것은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나만의 단단한 역사이자
서사가 된다. 희미했던 내 안의 목소리는 매일의 반복을 통해 비로소 선명한 하나의 '세계'가 되고, 흔들리지
않는 삶의 이정표라는 위대한 가치로 치환된다.
이제 '다섯 줄 글쓰기'를 시작해 보려 한다. '읽고 생각하고 내 글로 쓰는' 짧은 주기를 매일 멈추지 않고 묵묵히 반복하며, 내 머릿속의 차가운
기억들을 내 가슴의 따뜻하고 깊은 추억으로 바꾸어 나갈 것이다. 매일 밤 나를 향해 던지는 다섯 줄의
문장과 그 뒤에 숨겨진 깊은 여백이 끈기 있게 모일 때, 우리는 비로소 세상의 주인공이자 가장 위대한
스토리텔러가 되어 나만의 주체적인 삶을 굳건히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이 리뷰는 리앤프리서평단 자격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