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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머리에 버섯이 났어요 ㅣ 북멘토 그림책 40
주핀쉬안 지음, 류희정 옮김 / 북멘토(도서출판) / 2026년 6월
평점 :
처음 이 책의 제목을 보았을 때 딱 초등학교 저학년 동생들이나 좋아할 만한 유치한 그림책일 거라고 생각했다. 솔직히 초등학교 5학년이나 되어서 머리에 버섯이 난 오리 이야기를
진지하게 읽을 이유는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아빠가 읽어 보라고 주셔서 마지 못해 읽기로~ 책장을 한 장씩 넘기다 보니 나도 모르게 오리의 마음에 깊이 공감하며 집중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오리 머리 위에 자라난 버섯이 꼭 내 마음속에 있는 ‘걱정’ 이 비슷한 일은 나에게 일으키는 걸 아닐지 또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다.
오리는 어느 날 아침 머리에 버섯이 난 채로 깨어난다. 의사 선생님은
걱정을 멈추면 버섯이 저절로 떨어진다고 했지만, 오리는 ‘걱정을
안 하는 방법을 몰라 또 걱정이고, 걱정을 안 하려고 노력할수록 걱정이 더 커져서 결국 버섯이 아주
커진다. 나도 얼마 전 학원 레벨 테스트를 볼 때 딱 이런 경험이 있었다. "시험 걱정 하지 말아야지", "긴장하지
말자"라고 생각하면 할수록 심장이 더 쿵쾅거리고 머릿속이 하얘졌었다. 걱정을 안 하려고 애쓰는 것 자체가 또 다른 걱정이 된다는 것을 작가는 머리 위의 버섯이 점점 커지는 것으로
표현했다. 최고다.
오리가 친구 원숭이와 함께 버섯을 없애려고 헤어드라이어로 말리고 물로 씻어내는 장면은 바보 같으면서도 웃겼다. 나 역시 걱정이 생기면 혼자 끙끙 앓거나 억지로 잊어버리려고 게임을 하곤 했는데, 결국 아무런 해결도 되지 않았던 기억이 났다.
오리의 걱정 덩어리였던 버섯을 본 원숭이가 갑자기 "맛있겠는데?"라며 한 입 덥석 베어 물어 먹어버린 것이다. 평생 달고
살아야 할지도 모르는 점점 커지는 무서운 버섯이, 원숭이 눈에는 그저
'맛있는 간식'일 뿐이었다는 게 너무 황당하면서도 속이 다 시원했다. 오리도 그 모습이 웃겨서 걱정을 싹 잊게 되었고, 결국 둘이서 버섯을
다 나눠 먹는다.
온갖 걱정에 내 머리 위에도 보이진 않지만 버섯을 키우고 있었을 것이다. 원숭이처럼
생각의 각도를 조금만 바꾸면, 아무리 크고 무서운 걱정이라도 아무것도 아닌 일로 만들어 버릴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또 걱정을 하는 사람이 아닌 제3자의 시선이기도
하다.
해결하기 힘든 걱정 버섯이 생겨난다면, 억지로 숨기거나 없애려고 스트레스받지
않을 것이다. "걱정하지 마"라는 주변의
위로나 스스로의 다짐이 오히려 부담이 되어 더 큰 걱정을 불러오는 우리의 미묘한 심리를 잘 표현했다. 걱정을
억지로 억누르거나 피하기보다, 시선을 바꾸어 유쾌하게 마주할 때 예상치 못한 해방감과 즐거운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지혜를 단순하고 생생한 색감의 그림체로 전해준다.
걱정이 많은 내 친구들에게도 이 책을 꼭 추천해 주고 싶다. 우리
머리 위의 버섯을 함께 먹어 치우자고~
이 리뷰는 리뷰의숲 서평단 자격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