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대신 샌드백을 때리기로 했습니다
윤리 지음 / 모티브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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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라는 나이는 묘한 경계선 위에 서 있는 듯하다. 앞만 보고 숨 가쁘게 달려온 전반전이 지나고 나니, 문득 '내가 정말 원했던 삶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마음속에 꿈틀댄다.아직 어리지만 예전만큼 다정하게 다가가기 어려운 아이들, 직장이나 사회적 역할에서도 조금씩 무게를 내려놓아야 하는 시기라고 하지만 나는 아직 한참을 더 현업에 있어야 한다. 어쩌면 40대 중반을 늦게 사는 듯하다. 주변에서는 이제 안정을 찾을 때라고 말하지만, 내 안에는 여전히 아직은 뭔가를 더 배우고 해보고 싶은 욕심과 에너지가 충만하다. 세상의 속도, 변화 속에서 '내가 지금 시작해도 될까?' 하는 두려움 보단 선택 받지 못하는 아쉬움이 크다. 젊은 크리에이터의 복싱 도전기 속에 담긴 삶의 통찰은, 놀랍게도 인생의 후반전을 준비하는 나에게 가르침과 이끎을 받는다.

타인이 만들어 놓은 링에서 내려오자. 세상이 정해 놓은 기준과 비교하느라 스스로를 갉아먹었던 불안으로 채워졌다. 복싱의 링 위에서 상대의 빠른 템포에 휘말리면 내 스텝이 꼬이고 결국 쓰러지게 된다. 저자는 그 안에서 타인의 시선을 걷어내고 오롯이 '나만의 호흡'을 찾고 나의 랑에서 나의 복싱을 하라고 한다. 20-30대의 화려하고 빠른 성공 기준에 나를 맞출 필요는 없다. 나이를 잊고 도전하면서 살고 있지만 나이는 숫자만은 아니다. 평가와 선택의 충분한 조건이 된다. 타인의 기준에서 성공을 말할 때는 나의 선택지가 줄어든 건 사실이다. 나의 시선으로 나의 기준으로 고집을 피울 수 없는 환경을 충분히 반영하여 느려도 황소걸음으로 나아갈 길을 찾으면 된다.

나이가 들고 몸이 무거워지면서 마음도 따라 느려지고 포기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다가도 "이 나이에 뭘..." 하며 스스로 한계를 긋는 무기력함이 찾아오곤 한다. 최근엔 비대면 면접이 대세라 인적성 검사도 인터넷으로 한다. 워낙 이해도 인정도 하기 어려운 인적성 검사를 인터넷으로 해본 경험으로 미루어 다신 하고 싶지 않다는 결론을 얻었지만 총 3번 도전해봤다. 결과는 안 좋음. 또 도전하기를 거부한다. 머릿속의 복잡한 고민과 우울을 '정직한 몸의 움직임'인 복싱으로 돌파해 낸다. 샌드백을 때리며 손끝에 전해지는 묵직한 타격감, 온몸을 적시는 땀방울은 머릿속 가득했던 두려움을 밀어내고 그 자리에 단단한 활력을 채워 넣는다. 복싱이 정직하게 땀 흘린 만큼만 몸에 새겨지듯, 나는 나만의 움직임을 만들어 고민과 우울을 떨쳐내려고 한다. 막내 아들 자전거 가르쳐 주면서 나도 같이 탄다. 오랜만에~ 하루에 20분씩, 짧지만 안전하게 탄다. 충분히 익숙해지면 조금 먼 거리를 같이 다녀오려고 한다.

많은 이들이 50대를 인생의 마무리 단계로 여기지만, 100세 시대인 지금 우리는 이제 막 인생의 중반전을 통과했을 뿐이다. "오늘 조금 서툴고 흔들렸어도 괜찮다"는 현실적인 격려에 있다. 복싱에서 한 대 맞았다고 시합이 끝나지 않고 상대를 때려 눕혀야 이기는 경기도 아니다. 공격도 하고 방어도 해야 한다.  최선의 공격이 최선의 방법이라는 말은 뒤집어도 맞는 말이다. 지지 않는 것도 인생에서 중요하다. 이기는 건 순간일 수 있지만 지지 않고 버텨 나가는 건 더 오래 나를 지탱해줄 것이다.

나의 다음 라운드는? 기대된다. 끝없는 비교로 지친 사람, 번아웃 증후군을 겪는 사람,

억울함과 화가 가득 찬 사람, 완벽주의 때문에 시작을 망설이는 사람에게 권해드립니다. 용기를 얻고 다음 라운드를 준비해보세요.

이 리뷰는 리뷰의숲 서평단 자격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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