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재미까지 바라는 건 욕심이겠지만 - 월급사실주의 2026 ㅣ 월급사실주의
강보라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5월
평점 :
소설가 장강명이 주도하여 결성한 문학 동인 '월급사실주의'의 네 번째 작품집 《재미까지 바라는 건 욕심이겠지만》은
한국 사회의 일터와 노동 현실을 극사실적으로 그려낸 단편소설 앤솔러지이다.
공연 잡지 기자인 '나'는 임금 체불 끝에 권고사직을 당합니다. 하지만 얼마 후 잡지사가
복간되면서 다른 직원들은 모두 복직되고 '나'만 배제되고, 아끼던 후배가 내 자리를 꿰차게 된다. 회사에 맞서 내 몫을 찾기
위한 기나긴 싸움을 한다. 결국 이긴다. 권고 사직은 아니지만
실업급여를 위해 권고 사직을 퇴사 이유로 퇴사해본 경험이 있다. 퇴직금이나 임금이 채불된 경험은 없지만
항상 부족한 데 어떤 상황일지 상상도 안된다. 청년은 실업 중이고 기업은 구인 중이고 갑질이 횡행하는
대한민국의 직장 상황을 엿볼 수 있다.
승진 심사를 앞둔 공무원 '나'는 기습 감사를 받게 되어 서류를 점검하던 중, 3년 전 수행한 주요
연구용역 자료에서 참여자 6명의 서명이 통째로 누락된 치명적인 '빈칸'을 발견한다. 이 빈칸이 적발되면 승진은 커녕 징계를 받게 될 위기다. 결국 '나'는 직접 서명을
위조(빈칸 채우기)하려는 유혹에 빠지고, 이를 실행하기 위해 당시 참여했던 연구원들을 수소문해 찾아 나선다. 연구원들을
만나며 당시의 부실했던 행정 처리가 고스란히 드러나고 나는 결국 양심을 저버리고 빈칸을 허위로 채워 넣어 씁쓸하게 생존한다. 중소 기업을 다니는 나도 경험한 내용이다. 물론 회사에서 시켜서
빈칸에 대리로 서명했지만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것도 처음에 국한된다. 전임자가 사직한 후 3년 동안에 작성되었어 야할 문서를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작성하고 서명하게 된다. 대한민국과 중국은 데이터 조작국가라는 오명을(?) 얻었다.
이문은 전임자들이 10년
동안 200건이 넘는 퇴직금을 과지급해왔다는 치명적인 행정 실수를 발견한다. 회사는 무려 10년 동안 200건이
넘는 퇴직금 과지급 오류를 전혀 잡아내지 못했다. 이는 단순한 담당자 한두 명의 실수가 아니라, 기업 내부의 회계 시스템과 감사 체계가 오랫동안 전혀 작동하지 않고 방치되어 있었다는 거대한 부실을 보여준다. 회사는 시스템의 근본적인 개혁이나 수뇌부의 책임 추궁 대신, 새로
들어온 정규직 신입사원 '이문'에게 퇴사자들을 한 명씩 압박해
돈을 받아오라는 업무를 맡긴다. 시스템의 거대한 과오를 가장 약자인 신입사원 개인의 노동과 감정 소모로
때우려는 속셈이다. 이문이 마주한
퇴사자들은 고의로 돈을 더 챙긴 사기꾼들이 아니라, 회사가 준 대로 받고 이미 그 돈을 생활비나 생계로
다 써버린 평범한 전직 노동자들이다. 이문은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정규직으로서 살아남기 위해) 과거에 성실히 일하고 떠난 선배 노동자들을
죄인 취급하며 돈을 토해내라고 종용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회사는 이문을 '칼잡이'로 소모하고, 퇴사자들에게는
과거의 일터가 갑자기 일상을 위협하는 빚쟁이로 돌변하는 불편한 상황이 상정된다. 이문은 자리를 지키기
위해 양심의 가책을 느끼면서도 불합리하고 무례한 수금 사원 역할을 맡는다. 얼마전 보험사에서 와이프에게 7년전 과지급된 보험금을 토해내라는 연락을 해왔다. 담당자는 퇴사한
상태이고 17회 과지급된 것 확인 되었다고~ 경위를 알아보고
보냈지만 본인들의 잘못을 우리에게 전가한 듯하여 불쾌했다.
가끔 팀원들에게 회사 오는 거 즐거운지? 일은 재미있는지? 물어본다. 놀러오는
거 아니니까 즐겁지 않고 일은 재미없다는 거 알지만 그런 질문을 했었다. 회사 오는 거 즐거우려면 회사가
직원들과 함께 조직 문화를 잘 만들어주면 되고 일은 열심히 하고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외적인 동기부여를 통해 내적 동기부여를 유발하면 될 것이다.말이 쉽지 어려운 일이다. 그래도 노력하면 된다.
이 리뷰는 리앤프리서평단 자격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