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밝히는 세계사 - 문학, 철학, 역사를 넘나드는 최소한의 경제 교양
차현진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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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우리의 인생사에 비유하자면 경제와 역사를 결혼시키는, 신나는 모험담이라 할 수 있다. 결혼식 주례는 ''이라는 주제이고, 하객은 세계사의 중요한 사건들이다. 저자는 독자를 데리고 시간여행을 떠나면서 돈이 단순히 지갑 속 종잇조각이 아니라 어떻게 인간 사회와 세계사를 움직여 왔는지 생생하게 보여준다.

 

1. 책의 구성과 주제: 돈과 세계사의 큰 그림

책은 크게 세 가지 주제로 나뉜다. 첫 번째, 돈은 어디서 왔고 왜 중요한가? 두 번째, 자본주의는 어떻게 생겨났고 지금 어디까지 왔는가? 세 번째, 돈과 자본주의가 함께 춤을 추며 어떻게 세계를 흔들었는가? 단순히 돈을 계산기로 두들기는 게 아니라, 사회적, 정치적, 문화적 구조를 설계하고 뒤흔든 주역임을 밝힌다. , 돈은 보이지 않는 끈으로 세계사의 모든 것을 엮는 실타래와 같다.

 

2. 돈의 역사적 역할: 단순한 교환 수단? 천만의 말씀!

돈은 교환 수단 그 이상의 것이었다. 저자는 돈은 경제적 거래만이 아니라 사회적 관계와 권력 구조까지 설계했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중세 유럽에서 상업 혁명은 단순히 상인들의 부를 불린 정도를 넘어 봉건제도를 때려 엎고 근대 국가를 탄생시킨 주역이었다. 금본위제와 은본위제, 종이돈의 탄생 과정을 볼만하게 그려내며, 그 시대마다 돈이 어떤 사회적 요구를 충족하였고 어떤 정치적 의미가 있었는지 밝혀낸다. 금본위제는 안정적이었지만 자본주의의 질주를 따라가지 못하며 그 한계가 드러났다. 결국, 돈은 항상 사회와 정치의 필요에 맞게 진화했다는 것이다.

 

3. 자본주의의 발전과 글로벌 확장: 돈으로 춤춘 세계사

자본주의는 한 나라의 경제 체제가 아니었다. 이 체제는 15세기 대항해 시대부터 세계를 누비며 가는 곳마다 잔치를 벌였다. 아메리카 대륙과 아시아, 아프리카로 퍼져나가며 세계 경제를 통합했지만, 단순히 경제적 교환에 그치지 않고 정치적 제국주의와 결합하여 다양한 지역에서 지배와 착취를 초래했다. 산업혁명 이후 자본주의는 노동 방식과 생산 방식을 뒤집으며 산업 사회를 열었으나 동시에 경제적 격차와 사회적 갈등의 씨앗을 뿌렸다. 이 책은 자본주의가 현대 사회를 어떻게 형성했으며, 그 과정에서 어떤 문제를 낳았는지 분석하며 개선 방향을 고민한다.

 

4. 돈의 사회적 의미와 문제점: 돈이 전부? 심각한 문제점!

돈은 단순히 종이로 만들어진 교환 수단이 아니다. 사람들의 가치관을 바꾸고 성공과 지위를 재단하며 인간관계를 설계하는 강력한 무기다. 돈의 이면에는 물질주의와 불평등, 사회적 단절이 도사리고 있다. 현대 자본주의에서 돈은 소수의 일부에게 부의 척도인 동시에, 그보다 훨씬 많은 이들에게는 절망의 상징이기도 하다. 저자는 돈이 어떻게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사회적 갈등을 초래했는지 심도 있게 탐구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구조적 변화를 촉구한다.

 

5. 책의 의의와 결론: 돈으로 배우는 세계사의 마스터 클래스

이 책은 ''이라는 주제를 통해 세계사의 중요한 흐름을 풀어내는 독창적인 시각을 제공한다. 돈을 단지 경제적 측면에서만 바라보지 않고 사회적, 정치적, 문화적 의미까지 아우르며, 독자들에게 깊은 통찰을 안겨준다. 결론적으로, "돈은 곧 권력이고, 권력은 곧 세계를 움직이는 힘"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돈을 알면 세계사를 다시 볼 수 있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돈의 진짜 의미를 깨닫고, 지금 우리의 사회 구조가 어디에서 왔으며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고민하게 될 것이다. “돈으로 모든 걸 살 수 없다고? 하지만 그 돈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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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이야기의 힘 - 대담하고 자유로운 스토리의 원형을 찾아서
신동흔 지음 / 나무의철학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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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니 마치 어느 옛이야기 속의 작은 마을에 발을 들여놓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 마을에서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것을 귀 기울여 들으며,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소리 속에서 옛이야기의 무게와 그 안에 담긴 삶의 진리를 조금씩 꺼내 보고 싶어졌다. 저자는 그 마을을 돌아다니며 옛이야기의 속내를 풀어 놓고, 우리가 놓쳐버린 중요한 가치를 다시 한번 일깨운다. 그저 고대의 이야기나 민속을 넘어, 우리 삶의 근본적인 질문을 품고 있는 이 이야기들은 결코 시간이 지나도 그 힘을 잃지 않는다. 그리고 그 힘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교훈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1. 서론: 옛이야기의 중요성

옛이야기, 그게 뭐냐고 묻는다면 대답은 명확하다. 그저 고리타분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삶을 지탱하는 뿌리이자 우리가 어깨를 펴고 살아가게 만드는 힘이라고 답하겠다. 저자는 서문에서 바로 이 점을 짚고 있다. 이 책을 펼친 순간, 옛이야기는 단순한 옛날 이야기가 아니며 우리의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강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우리 사회는 끊임없이 변하고, 그 속에서 우리는 잃어버린 감동과 교훈을 찾는다. 바로 이 점에서 옛이야기의 힘은 여전히 실존적이고, 그 힘을 되살리는 것이 바로 오늘날의 도전이자 숙제라는 것이다.

 

2. 옛이야기의 구조와 그 힘

옛이야기는 단순히 이야기가 아니다. 그것은 인간 존재의 근본적인 물음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한 노력이었다. 저자는 옛이야기를 그런 중요한 서사적 장치로 풀어낸다. 이야기는 도덕적 기준, 사회적 규범, 심리적 복잡성을 모두 품고 있으며 그것들이 어떻게 인간과 사회를 이끌어 왔는지 탐구한다. 각 이야기 속 영웅들의 행동을 보면 그들은 단순히 시대의 규범을 따르는 인물이 아니다. 그들은 인간 내면에 깊이 있는 고뇌와 갈등을 품고 있으며, 그들의 선택은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감정의 깊이와 맞닿아 있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이 이야기가 우리의 마음을 흔드는 이유는, 그 근본적인 갈등이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인간의 내면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3. 옛이야기의 사회적 역할

옛이야기가 사회 속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저자는 심도 있게 분석한다. 이야기 속의 규범은 사회가 어떻게 조직되고, 어떻게 공동체가 하나로 뭉쳐가는지를 보여준다. 옛이야기는 세대를 이어가며 문화적 경험과 교훈을 공유하는 중요한 매개체였고, 이는 공동체 내에서 강한 결속력을 만들어냈다.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서로 다른 세대와 문화가 연결되는 경험을 했다. 또한 옛이야기는 사회적 갈등을 풀어가는 방법을 제시하기도 한다. 갈등이 해결되는 과정에서 우리는 인간의 본질과 사회적 가치가 드러나는 것을 보게 된다. 그 갈등이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에서, 우리는 옛이야기를 통해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4. 옛이야기의 교육적 가치

이 책에서 저자가 강조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지점은 바로 옛이야기의 교육적 가치이다. 이야기는 단지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오늘날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주는 존재이다. 저자는 옛이야기를 통해 어린이들이 도덕적 기준을 배운다고 말한다. 이야기는 인간 사회의 복잡한 관계를 이해하는 중요한 도구가 된다. 옛이야기 속 상징적인 이미지와 은유는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해석의 틀을 제공한다. "용기""희생" 같은 개념은 시대와 상관없이 여전히 중요한 가치이며, 이를 통해 우리는 인간으로서의 존재감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옛이야기가 현재와 미래의 교육적 자원으로서 여전히 유효함을 주장하며, 그것이 우리가 잃어버린 중요한 지혜를 되찾는 데 큰 역할을 한다고 믿는다.

 

5. 옛이야기의 문화적 가치와 현대적 적용

옛이야기는 그야말로 과거의 이야기일 뿐인가? 저자는 단호하게 "아니다"라고 말한다. 옛이야기는 여전히 현대의 문화 속에서 살아 숨 쉬고 있다. 현대 영화나 드라마에서 옛이야기의 영향을 찾을 수 있다. '영웅''악당'이라는 전형적인 캐릭터가 그 예이다. 우리는 여전히 그 속에서 인간의 근본적인 갈등을 느낄 수 있으며, 그 갈등의 해결 방식에서 중요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옛이야기가 현대의 대중문화에 미치는 영향은 단순히 '계승'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오늘날 우리가 마주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해답을 제공하는 중요한 자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옛이야기는 과거와 현재를 잇는 중요한 다리가 되고, 그것을 통해 우리는 오늘날의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을 수 있다.

 

6. 결론: 옛이야기의 지속적인 힘

마지막으로 저자는 옛이야기가 단순히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고 말한다. 옛이야기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가 인간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시대를 초월한 교훈을 통해 우리에게 도덕적, 심리적, 사회적 가치를 전달한다. 그 가치는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으며, 우리는 그 힘을 통해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다. 옛이야기의 지속적인 힘을 주장하며, 독자들에게 그 힘을 되살려 나갈 기회를 제공한다. 이 책은 단순한 연구서가 아니라, 오늘날 우리가 잃어버린 옛이야기의 의미를 되새길 중요한 기회를 제공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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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의 역사 - 알지 못하거나 알기를 거부해온 격동의 인류사
피터 버크 지음, 이정민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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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 이 책 제목이 원래는 영어다. 다들 잘 아시겠지만(?) ‘무지를 뜻하는 ignorance 이 단어와 유사한 negliecne가 있는데, 일단 영어 전공자로서 본능적으로 단어의 낯을 가려보고 싶다. 동사형 ignoreneglect는 둘 다 어떤 것을 무시하거나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비슷하지만 그 뉘앙스와 사용 상황에는 엄연한 차이가 있다.


우선, ignore는 무언가를 고의적으로 무시하거나 눈치채고도 일부러 신경 쓰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주로 특정 정보나 상황을 의도적으로 다루지 않으려는 행위를 표현할 때 사용한다. 즉각적이고 의식적인 행동에 중점을 두며, 무언가를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의적으로 외면하는 경우에 사용된다. 학교에서 배워야 하는 내용임에도 귀찮고 힘들어서 공부를 외면하는 상황에 딱 어울린다. 의도가 포함되었기 때문에 무지는 죄악이라고 한다.


다음, neglect는 어떤 책임이나 의무, 또는 관심을 가져야 할 대상에 대해 장기적으로 소홀히 하거나 주의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 지속적인 무관심이나 관리 부족을 나타내며 고의적일 수도 있고 무의식적일 수도 있다. 오랜 기간의 무관심에 중점을 두며 주의나 관심이 필요하지만 반복적으로 돌보지 않거나 책임을 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사용된다. ‘태만이라는 단어에 좀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단어 공부는 이쯤 해두고, ‘무지와 관련하여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공자님의 유명한 말씀을 살펴보자.

"지지위지지(知之爲知之), 부지위부지(不知爲不知), 시지야(是知也)"

"아는 것을 안다 말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 말하는 것이 진정한 앎이다논어(論語)위정(爲政)

 

공자는 이 구절을 통해 참된 앎이란 겸허함과 진실성에서 비롯되며, 자신의 한계를 명확히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하였다. 이 말은 단순히 지식을 많이 아는 것만이 중요하지 않고, 자신의 무지를 인정하고 그것을 채우려는 태도가 진정한 지혜로 가는 길임을 가르치고 있다. 그렇다면 무지에 대한 저자 피터 버크의 21세기적 정의는 어떠할까?

 

저자는 무지가 단순한 개인적 결핍이 아니라 사회적, 문화적, 그리고 역사적으로 구성된 복합적 현상임을 주장한다. 단순한 '지식의 부재'가 아니며, 오히려 사회가 지식과 무지를 선택적으로 구성하고 관리하는 방식에 의해 특정한 형태의 무지가 형성된다고 말한다. 역사적 사례와 문화적 맥락을 통해 지식과 무지의 상호작용을 설명하며, 이러한 과정이 개인과 집단, 더 나아가 국가 간의 권력 관계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한다.


지배층의 무지는 그들이 자신의 특권을 의심하지 않게 하고, 피지배층의 무지는 그들이 반란을 일으키지 못하도록 해왔다. 그래서 드니 디드로가 말한 것처럼 권력자는 사람들이 무지와 어리석음에서 벗어날 수 없도록 갖은 방법을 동원한다.“ (28)

 

저자의 핵심 주장 중 하나는 특정한 무지가 인위적으로 만들어지고 유지된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지식의 정치학'과 연관 지어 설명하며, 권력자가 정보 접근을 제한하고 특정 지식을 의도적으로 은폐함으로써 특정 집단이나 개인의 무지를 이용하는 사례를 제시한다. 이를 통해 무지가 권력관계를 지탱하고 강화하는 구실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중세 유럽에서 일반 대중의 교육 기회를 제한하여 성직자와 귀족 계층이 권력을 유지했던 것이나, 식민주의 시기 식민 지배 국가들이 피지배 민족의 언어와 문화를 억압하고 그들의 역사적 지식을 왜곡했던 사례 등을 통해 무지가 체계적으로 활용된 방식을 설명한다.

 

또한 저자는 무지가 단순히 피할 수 없는 인간의 상태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장려되거나 심지어 강요될 수 있는 조건임을 지적한다. 그는 '선택적 무지'라는 개념을 통해 사람들이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을 받아들이고, 불편한 진실을 외면하는 심리적·사회적 메커니즘을 설명한다. 이는 특히 현대 사회에서 가짜 뉴스나 음모론의 확산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며, 사람들이 자신이 믿고 싶은 정보만을 선택적으로 수용하는 현상, 즉 확증편향을 의미한다. 무지와 편견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이러한 편향적 인식이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키고 집단 간 불신을 조장하는 데 기여한다고 주장한다.

 

철학자 니콜라스 리처가 말했듯이 자연은 진공을 싫어한다. 인간의 마음도 마찬가지다.’ 신뢰할 만한 지식이 없으면 소문만 무성해진다. 심지어 이러한 소문이 널리 퍼지고 자주 반복되면 미신으로 굳어지기도 한다. 이 같은 현상은 중세 이후 기독교가 이교도, 유대교, 이슬람교를 바라보는 관점에서 실제로 일어났다.“ (86)

 

저자는 또한 무지가 역사적으로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에 대해서도 주목한다. 그는 지식의 양과 접근성, 전달 방식이 시대에 따라 변화하면서 무지의 형태와 정도 역시 변모해 왔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인쇄 혁명 이후 지식의 전파가 가속화되면서 기존의 무지 형태가 급격히 줄어든 반면, 새로운 종류의 무지가 등장하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현대에 들어서는 정보 과부하 현상과 잘못된 정보의 확산으로 인해 새로운 형태의 무지가 생겨나고 있으며, 이는 무지가 단순히 무언가를 '모르는 것'에서 벗어나 의도적으로 '잘못된 것을 아는 것'으로 변질되었음을 보여준다.

 

저자의 중요한 또 다른 개념은 '무지의 윤리'이다. 그는 일부 상황에서 무지가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모든 무지가 반드시 부정적 결과를 초래하는 것은 아님을 설명한다. 예를 들어, 과학 기술의 발전 과정에서 윤리적 문제를 고려하지 않고 지나치게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것이 오히려 해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무지는 때로는 윤리적 딜레마를 피하기 위한 수단이 될 수 있으며, 인간의 한계와 도덕적 경계를 지키기 위해 일정 수준의 무지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결론적으로 저자의 주장은 단순한 정보와 지식의 문제를 넘어서, 무지를 키워드로 하여 인간 사회와 역사에 미치는 영향을 폭넓게 분석해 본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무지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조작되어 왔으며 특정한 사회적·정치적 목적에 따라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그 역사를 배우고, 이를 통해 무지가 역사적 사건들과 권력 구조에 끼친 영향을 입체적으로 조명해 보시기 바란다.

 

#교양쌓기 #교양을쌓을교양 #세계사 #..로본역사 #인류의미래 #일상속역사 #무지의역사 #피터버크 #한국경제신문 #리뷰어스클럽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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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의 역사 - 알지 못하거나 알기를 거부해온 격동의 인류사
피터 버크 지음, 이정민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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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화 시대를 맞아 새로운 무지를 각성하게 해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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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에 균열을 낸 결정적 사건들
김형민 지음 / 믹스커피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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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 독식을 뜻하는 ‘Winner takes it all’이라는 표현처럼 인류 역사에서 승자는 전쟁이나 갈등에서 권력을 쥔 세력이었다. 모든 것을 다 가졌기에 이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후세에 전할 자원을 확보할 수 있었다. 승자는 국가의 통제권을 가지며 이를 통해 교육, 문서 보관, 미디어 등을 통제하면서 자신들의 업적을 강조하고, 패배자의 시각은 무시하거나 왜곡할 수 있는 힘을 지닌다.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기록을 남길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권력층에 속해 있었다. 이들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사건을 기록하고, 불편한 사실이나 패배자의 목소리는 삭제하거나 축소하였다. 역사 기록이 대부분 문자로 남겨졌던 과거에는 특히 더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기록을 남길 수 있었기에, 승자의 이야기가 역사로 남는 경우가 많았다.

 

승자는 자신의 정당성을 강화하고 대중의 지지를 얻기 위해 자신들이 정의롭고 올바른 세력으로 그려지도록 역사를 기록하려 했다. 이를 통해 사회적, 정치적 안정성을 유지하고 자신의 통치를 정당화할 수 있었다. 패배자의 시각은 자신들의 통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의도적으로 배제되거나 왜곡될 가능성이 높았다. 이처럼 승자의 관점에서 기록된 역사에는 종종 중요한 사실이 생략되거나 왜곡되곤 한다. 특히 식민주의나 제국주의 시대에는 정복자들이 피정복 민족의 문화를 억압하거나 지우면서 자신들의 우월성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역사를 기록했다. 이런 역사는 후대에 걸쳐 그대로 전승되면서 당대의 가치관과 정치적 이익에 부합하도록 재해석되었다.

 

그러나 현대에 이르러 패배자의 기록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다양한 사료의 발굴, 기술의 발달, 다각적인 역사 연구를 통해 억압받은 목소리나 패배자의 관점이 조명되면서, 역사를 더욱 공정하고 다층적으로 바라보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이 보여주는 특별한 한 가지가 있다. 뻔한 승리자의 기록보다는 패배자의 관점에서 역사를 바라보려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골리앗이라 불리는 절대권력, 거대 악에 맞서 싸운 수많은 다윗의 절대 사소하다고 할 수 없는 이야기라니, 멋지지 않은가?

 

사전적 정의로 'underdog'은 경쟁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낮거나 더 약한 사람 또는 팀을 의미한다. ,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있는 이들을 가리키며 종종 예상치 못하게 승리하는 경우로도 사용된다. 보다 확장적으로는 사회, 경제, 정치 분야에서 약자나 불평등한 상황에 부닥친 사람들을 의미하기도 한다. 본래 이 단어는 19세기 영국의 목재 공업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1조로 목재를 톱질할 때 한 사람은 나무 위에서, 다른 사람은 나무 아래에서 자르는 작업을 했다. 이때 아래에서 톱질하던 사람을 ‘underdog’이라고 불렀으며, 불리한 위치에서 힘든 일을 맡았다는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이후 이 단어는 점차 스포츠와 경쟁의 맥락에서 불리한 위치에 있는 사람이나 팀을 지칭하는 데 사용되기 시작했다.

 

산하의 오역으로 유명한 저자 김형민의 신간 세계사에 균열을 낸 결정적 사건들은 역사의 흐름을 뒤바꾼 결정적인 사건들을 조명하며, 특히 강력한 권력에 도전한 인물들을 다루고 있다. 이 책의 핵심 주제는 흔히 '다윗과 골리앗'의 구도로 설명될 수 있는, 강자에 맞선 약자들의 이야기다. 김형민은 이러한 약자들을 '언더독(underdog)'이라고 표현하며, 이들이 어떻게 거대한 권력에 맞서 역사를 바꾸었는지에 주목한다.

 

1. 역사적 사건을 통해 보는 '언더독'의 의미

저자는 동서고금 역사 속에서 약자가 강자에 맞서 승리한 사건들을 면밀히 분석한다. 약자들은 단순한 패배자가 아니라 그들만의 지혜와 용기, 상황을 읽는 능력 등을 통해 승리를 끌어낸 다윗들이었다고 강조한다. 사건마다 고유의 배경과 맥락을 제공하면서 독자들에게 다양한 역사적 사건들이 왜 중요한지 설명한다. 예를 들어, 스파르타쿠스의 반란은 단순한 노예들의 저항이 아니라 로마 제국의 정치적, 사회적 균열을 폭로한 사건으로 해석된다. 단지 힘의 싸움이 아니라 지배 체제에 대한 도전이었으며, 이러한 도전이 로마의 권력을 근본적으로 위협했음을 강조한다. 저자는 이러한 접근법으로 독자가 역사 속 사건들을 더욱 심층적으로 이해하도록 돕는다.


2. 다양한 시대와 인물들

책에서 다룬 사건들은 특정한 시대나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고대부터 현대까지 다양한 시대와 인물들을 포괄한다. 이 과정에서 저자는 각 시대의 정치적, 사회적 맥락을 꼼꼼하게 분석하며, 사건들이 단순한 우연이 아닌 필연적 결과임을 논증한다. 특히 인상적인 점은 저자가 다루는 인물들의 다양성이다. 예를 들어, 여성 권리 운동가, 반제국주의자, 인권 운동가, 독립투사, 평범한 시민 등 전통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약자와 소수자 인물들이 '언더독'의 전형으로 제시된다. 이를 통해 저자는 역사적 사건들을 단순히 위대한 영웅들의 이야기가 아닌, 시대를 움직인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로 재조명한다.


전체 5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1장 생존을 위해선 못할 게 없다(전략 편)에서 핀란드의 소련 침공 저지, 베트남 전쟁 등 생존을 위한 전략을 세운 여러 민족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들 사건을 통해 약자가 강자에 맞서 싸운 예를 찾아볼 수 있다.

2장 용기 있는 자만이 역사를 바꾼다(용기 편)에서는 아우슈비츠에 자진 입소한 비톨트 필레츠키와 같은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개인의 용기가 역사적 변화를 어떻게 이끌었는지를 보여준다. 그들은 강자에 맞서 싸우며 역사에 중요한 흔적을 남겼다.

3장 한목숨 바쳐 강자에 맞선 약자(결의 편)에서는 대대로 왕권의 보호를 받던 송나라 시씨 가문이 망국의 위기를 맞아 은혜를 갚기 위해 몽골과의 전투에 나섰던 사례 등 약자가 강자에 맞서 어떻게 저항했는지를 다루면서 희생과 투쟁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4장 지혜롭게 대처할 줄 알아야 한다(지혜 편)에서는 칭기스칸이나 메넬리크 2세와 같은 인물들이 역사적 상황에 어떻게 대처했는지를 통해 지혜와 전략이 전쟁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설명한다.

5장 신념을 지니면 아무도 막을 수 없다(신념 편)에서는 나치에 저항한 유대인 축구 선수들의 이야기를 통해 개인의 신념이 어떻게 역사의 물줄기를 바꿀 수 있는지를 강조한다. 그들은 죽음을 무릅쓰고 신념을 지켰다.

 

3. '언더독'의 전략과 특징

이 책이 흥미로운 점은 단순히 약자가 강자를 이긴 사건들을 나열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언더독'들이 보여준 공통적인 특징을 분석하는 데에 있다. 저자는 이들이 단순히 물리적인 힘에서는 약했을지 몰라도 심리적, 전략적 측면에서는 결코 약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히틀러를 암살하기 위해 집회 건물의 기둥 속을 파서 폭약을 설치한 평범한 농부처럼, 약자들은 종종 예상치 못한 전략을 사용하거나 그들의 작은 힘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고안해냈으며 이러한 전략적 사고는 전쟁, 정치, 혁명 등 여러 분야에서 공통으로 나타난다. 저자는 이와 같은 사례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며, 독자들에게 '언더독'의 힘이 단지 우연이나 운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약자들이 자신의 상황을 어떻게 인식하고, 그에 맞는 결정을 내렸는지를 깊이 있게 파헤침으로써 '언더독'들이 왜 역사를 바꿀 수 있었는지를 알려준다.

 

4. 역사적 맥락 속에서의 현대적 통찰

이 책은 단순히 과거의 사건들을 다루는 데서 그치지 않고, 오늘날의 독자들에게도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약자들이 보여준 전략적 사고와 용기는 오늘날의 사회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며, 많은 사람이 직면한 불평등과 권력 구조에 대한 문제를 재고하기에 충분하다. 이를 통해 독자는 역사적 사건들을 단순한 과거의 일이 아닌, 현재에도 적용될 수 있는 교훈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특히 현대 사회에서 '언더독'의 개념은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불평등을 해소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저자는 이러한 점을 강조하며 약자의 역할이 단지 과거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지금도 여전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역설한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이자 높이 평가하고 싶은 것은, 저자가 여전히 진행형인 역사의 흐름 속에 서 있는 우리의 현 상황과 위치를 끊임없이 상기하며 주지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가장 잊어서는 안 될 것이 바로 우리의 현재이며 이는 곧 과거와 미래의 연결지점이라는 시각이다.

 

5. 결론: 역사에서 배우는 약자의 힘

이 책은 역사를 바꾼 중요한 사건들을 흥미롭게 풀어내며, 약자들이 어떻게 거대한 권력에 맞서 싸웠는지를 세밀하게 분석한다. 저자는 각 사건의 배경과 맥락을 꼼꼼히 설명하며, 독자들이 역사를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단순히 과거의 사건들을 나열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도도히 흐르는 강물처럼 끊임없는 인류의 의지와 도전을 강조한다. 저자는 각 사건이 단순한 역사적 사실을 넘어 인류의 생존 본능과 가치관의 변화를 나타낸다고 본다. 또한, 인물의 선택과 행동이 어떻게 역사적 흐름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명확하게 드러낸다. 이 책을 통해 역사 속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언더독'들의 힘을 새롭게 조명하면서, 자기 가족의 안위를 위해 국민의 안위를 미끼로 전쟁까지 저울질하는 함량 미달의 국가 지도자와 그들을 옹호하는 세력 덕분에 언더독이 되어야 할 처지에 놓인 수많은 독자께서 역사를 움직이는 진정한 힘은 어디서 비롯되는지 깊은 통찰을 얻으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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