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의 역사 - 라면을 맛보며 문화를 즐긴다
지영준 지음 / 깊은나무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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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찬장을 열어보면 어제 먹고 남은 반 쪼가리

라면인건가 라면인건가 라면인건가

오늘도 내 점심은

라면인건가 라면인건가 라면인건가

- 악동뮤지션 <라면인건가>

 

불금에 과음하고 느지막이 일어난 주말 아침, 파송송 계란탁 풀어 넣은 얼큰한 너구리 라면만 한 해장 음식은 없을 것이다. 군대 시절 커피포트에 넣어 끓여 먹거나 라디에이터에 봉지째 얹어 데워먹던 뽀글이의 추억도 떠오른다. 오죽하면 한 끼니의 식사로도 손색이 없는 국민 음식 라면을 소재로 삼은 악동뮤지션의 라면인건가라는 노래가 있을 정도로, 라면은 단순한 식사를 넘어 다양한 사회적, 문화적 의미를 지니는 중요한 음식이며 그 자체로 한국인의 일상과 생활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 라면은 가장 간편하고 저렴한 식사 중 하나로 바쁜 현대인의 일상에서 중요한 먹거리이다. 빠르고 쉽게 조리할 수 있어 학생, 직장인, 독신 가구 등 다양한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식품이며 특히 바쁜 일상이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어 많은 이들에게 안정적이고 실용적인 음식이다.

 

라면은 우리 사회에서 '서민의 음식'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한국전쟁 직후나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처럼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시기에 라면은 저렴한 가격으로 많은 사람에게 필요한 영양을 제공했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 덕분에 라면은 한국인들에게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일상적인 안정감을 주는 음식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가정에서 가족들과 함께 먹는 음식일 뿐만 아니라, 친구들과의 모임이나 간단한 회식에서도 자주 등장하며 가족과 친구들과의 유대감을 강화하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집에서 저녁이나 야식으로 라면을 함께 끓여 먹으며 소소한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유독 한국에서는 라면을 못살게 구는, 다시 말해 다양한 방식으로 변형하여 요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기본적인 라면에 김치, 계란, 치즈, , 해물 등 다양한 재료를 추가해 새로운 맛을 창조하며 창의성과 문화적 다양성을 보여준다. 이쯤 되면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개인의 취향과 문화적 배경을 반영할 수 있는 하나의 음식 장르인 셈이다.

 

라면은 간편한 조리 과정 덕분에 일이 바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자주 찾게 되는 음식이다. 고춧가루를 듬뿍 넣은 라면을 먹으며 일상의 작은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잠시의 휴식을 취하니 일상 속에서 작은 위로를 제공하는 음식으로 인식된다. 또한 라면은 대중문화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자전거를 타고 한강을 일주하다가 먹는 한강 라면처럼 드라마, 영화, 예능 프로그램 등에서 자주 등장하며, 많은 한국인에게 친숙한 이미지로 자리 잡고 있다. 라면이 등장하는 장면은 종종 일상적인 편안함과 친밀감을 상징하기도 하며 이는 라면에 단순한 음식 이상의 문화적 의미가 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라면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즉석식품으로, 역사는 비교적 짧지만 그 영향력은 매우 크다. 한국,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 국가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며 다양한 형태로 발전해 왔다. 라면의 역사를 다룬 이 책을 살펴보면, 그 기원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발전 과정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알 수 있다.

 

라면의 기원은 19세기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국의 라미엔(拉麵)’이라는 국수 요리가 일본으로 전해지면서 현재의 라면의 기초가 형성되었다. ‘라미엔은 중국의 전통적인 밀가루 국수 요리로, 일본에서는 남뿌라(南浦羅)’라고 불리기도 했고, 이는 후에 라멘(ラーメン)’으로 불리게 되었다. 이 요리는 초기에는 중국인들이 운영하는 음식점에서 제공되었으며 일본 내에서도 점차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20세기 초반, 일본에서는 국수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요리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특히 메이지 시대(1868-1912)에는 외국 문화와의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중국 요리와 같은 외래 음식이 일본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때 라멘은 주로 노동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으며 간단하고 저렴한 식사로 자리 잡게 되었다.

 

라면이 대중화되는 중요한 전환점은 인스턴트 라면의 발명과 함께 이루어졌다. 인스턴트 라면의 역사는 195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본의 발명가 안도 모모후쿠(安藤百福)는 식품 보존과 간편한 조리를 목적으로 세계 최초의 인스턴트 라면을 개발했다. “치킨 라멘(チキンラーメン)”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된 이 제품은 현대 인스턴트 라면의 시초로 여겨진다. 안도 모모후쿠는 인스턴트 라면을 발명하기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거쳤다. 그는 밀가루 국수를 증기로 쪄서 맛을 배게 한 후, 기름에 튀겨서 수분을 제거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이 과정에서 국수는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게 되었고, 물에 다시 끓이면 쉽게 조리가 가능했다. 이 조리법은 식사 준비 시간을 대폭 줄여주었으며, 전후 일본 사회에서 큰 인기를 끌게 되었다. 이후 안도 모모후쿠는 닛신 식품(Nissin Food Products Co., Ltd.)을 설립하고 인스턴트 라면을 대량 생산하기 시작했다. 그의 발명은 큰 반향을 일으켰으며, 인스턴트 라면은 곧 전 세계적으로 판매되기 시작했다.

 

인스턴트 라면은 일본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전 세계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특히 1960년대와 1970년대에 걸쳐 여러 나라로 수출되면서 각 나라의 입맛과 문화에 맞게 변형되었다. 간편한 조리법과 저렴한 가격, 그리고 긴 유통기한으로 인해 빠르게 인기를 끌었고,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는 주요 식품으로 자리 잡았다. 한국에서는 1963년 삼양식품이 일본의 기술을 도입해 최초의 한국형 인스턴트 라면인 삼양라면을 출시했다. 삼양라면은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매운맛을 더하면서 한국 라면의 대표적인 특징으로 자리 잡았다. 당시 한국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였기 때문에 저렴하고 간편한 라면은 국민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고 빠르게 대중화되었다. 이후 한국에서는 농심, 오뚜기, 팔도 등 다양한 라면 제조업체들이 등장하면서 다양한 종류의 라면이 출시되기 시작했다. 한국 라면은 특히 매운맛이 강조된 제품들이 많아 한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았고 후에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며 한국 라면의 특징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라면은 시간이 지나면서 그 종류와 맛이 더욱 다양해졌다. 초기의 라면은 닭고기 육수를 기본으로 한 담백한 국수 요리였으나 점차 다양한 맛과 재료가 추가되면서 발전해왔다. 특히 각국의 문화적 특성과 입맛에 맞게 라면이 현지화되었다. 일본에서는 쇼유(간장), 미소(된장), 시오(소금) 등 다양한 국물 베이스의 라멘이 개발되었다. 각 지역마다 특색 있는 라멘이 존재하며, 일본 라멘은 지역별로 독특한 맛과 조리법을 자랑한다. 예를 들어, 삿포로의 미소 라멘, 후쿠오카의 돈코츠(돼지 뼈 육수) 라멘 등이 유명하다. 한국에서는 매운맛 라면이 특히 인기를 끌었으며, 김치라면, 짜장라면, 해물라면 등 다양한 맛이 개발되었다. 또한, 최근에는 프리미엄 라면, 저칼로리 라면, 비건 라면 등 건강과 웰빙을 중시하는 트렌드에 맞춘 제품들도 출시되고 있다. 이 제품들은 기존의 라면이 가진 간편함과 저렴함을 유지하면서도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라면이 다양한 방식으로 발전해 왔다. 중국 라면은 특히 신선한 면을 사용한 라면 요리가 많으며, 지역별로 다양한 종류의 국수 요리가 존재한다. 인스턴트 라면도 중국에서 인기를 끌었으며 중국의 특색을 살린 다양한 맛의 라면이 개발되었다. 또한, 라면은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었다. 미국, 유럽, 아프리카 등지에서도 라면은 저렴하고 간편한 식사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현지 입맛에 맞춘 다양한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치즈라면, 유럽에서는 크림소스 라면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라면은 단순한 식품 이상의 의미를 지니면서 현대 사회에서 중요한 문화적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라면은 바쁜 현대인의 삶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라면은 바쁜 일상에서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식사로 인식되며, 학생, 직장인, 독신 가구 등 다양한 계층에서 사랑받고 있다. 라면은 또한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중요한 식량으로 작용해 왔다. 라면은 문화적으로도 큰 영향을 미쳤다. 일본에서는 라멘 전문점이 문화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았으며, 라멘을 주제로 한 TV 프로그램, 만화, 영화 등이 제작되기도 했다. 한국에서도 라면은 다양한 매체에서 등장하며, 특히 드라마와 영화에서 라면을 먹는 장면은 일상적인 식사의 모습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면 중 하나이다. 또한, 라면은 국가 간의 문화 교류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한국의 매운맛 라면은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며 K-FOOD 열풍의 일환으로 자리 잡았다. 유튜브 등 소셜 미디어를 통해 라면 먹방(먹는 방송) 영상이 인기를 끌면서 전 세계 사람들에게 한국 라면의 매력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일본 라멘도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으며 세계 각국에 일본 라멘 전문점이 생겨나고 있다.

 

라면 산업은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몇 가지 도전 과제도 남아있다. 먼저, 건강과 관련된 문제로 라면은 종종 높은 나트륨 함량과 칼로리 때문에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에 따라 많은 라면 제조업체는 저염 라면, 무첨가 라면, 그리고 영양소가 강화된 라면 등을 개발하여 건강한 식품으로 변모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환경 문제도 중요한 도전 과제이다. 인스턴트 라면의 포장재는 주로 플라스틱과 종이로 만들어져 있어 환경 오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라면 제조업체들은 친환경 포장재 개발과 함께 지속 가능한 생산 방식을 도입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마지막으로, 라면 산업은 변화하는 소비자 취향에 발맞춰 계속해서 혁신해야 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들은 더 건강하고, 더 맛있으며, 더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라면을 원하고 있다. 이에 따라 라면 제조업체들은 새로운 재료와 조리법을 도입하고,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다양한 제품을 출시함으로써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세상에 없던 음식으로 개발된 후 가장 단시일 내에 전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것은 아마 라면이 전무후무할 것이다. 이제는 아무 생각 없이 한 끼 때운다고 손에 잡히는 대로 라면을 후루룩거리는 시대가 아니다. 아무리 저렴한 식사 대용이라 해도 다양한 선택지가 가능하며 나름의 깊은 역사가 있음을 되새겨 볼 일이다. 이 책을 읽고 라면의 역사를 접하고 나면 모르긴 해도 매장에 전시된 라면이 전과는 다르게 보이고 새로운 맛으로 다가올 것이다. , 그럼 오늘은 무슨 라면을 먹어본담?

 

#인문학 #문화 #세계라면 #라면의역사 #지영준 #라면인건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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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의 역사 - 라면을 맛보며 문화를 즐긴다
지영준 지음 / 깊은나무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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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의 역사를 알고 나면 라면 맛이 더욱 좋아지는 건 안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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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정복자피키 2024-09-10 2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렇게 좋게 평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D
앞으로도 꾸준히 맛있는 라면이야기 들려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D
 
사물의 표면 아래 - 너머를 보는 인류학
웨이드 데이비스 지음, 박희원 옮김 / 아고라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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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Wade Davis1953년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밴쿠버에서 태어난 칠순의 노학자이자 인류학자, 민속학자, 저자, 그리고 사진작가다. 그의 연구와 저술은 주로 원주민 문화, 식물학, 그리고 샤머니즘에 집중되어 있다. 하버드 대학교에서 생물학 및 인류학을 전공하여 학사 학위를 받았으며, 이후 생물학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남미 아마존 지역에서 코카 식물의 의약적 사회적 역할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였다. 저술로는 그의 지도교수였던 리처드 에반스 슐츠와 남미의 원주민 문화를 탐구한 "One River" (1996), 원주민의 지식과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잃어버린 원주민의 지혜를 재발견할 것을 주장한 "The Wayfinders" (2009)가 있다. 또한 그는 전 세계 다양한 원주민 문화의 전통, 의식, 그리고 지혜를 문서화하는데 크게 이바지하였으며 특히 원주민의 전통적 지식이 현대 과학과 사회에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고 강조하며, 이를 보존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그의 탐험과 연구 과정에서 찍은 다양한 사진을 통해 시각적으로도 원주민 문화를 기록하였으며 유수 대학과 연구기관에서 강의와 대중 강연을 통해 그의 연구와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요즘처럼 정보의 진실 여부가 아니라 인기도에 따라 평가되는 인공지능 검색의 시대에 이런 종류의 의미심장한 책은 폭넓고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읽어야 할 필요가 있다. 저자는 독자들에게 기존의 통념을 버리고 인류학적 렌즈를 통해 수면 아래를 들여다보자고 한다. 그는 자신의 지적 호기심을 따라 다양한 문화적, 역사적 관점을 통해 우리 시대의 난해한 문제들을 함께 탐구해 보자고 독자를 초대한다. 여기에는 세계 여러 국가의 맏형 노릇을 자처했던 미국의 건국 과정부터 오늘날 허물어지고 있는 민낯, 에베레스트 등정의 역사, 코카 잎과 그에 얽힌 마약과의 전쟁 이야기, 전 세계인이 걱정하는 기후 변화 등이 포함된다. 그 결과 깊고 차가운 바닷속으로 뛰어들었다가 숨을 헐떡이며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는 것만큼이나 짜릿한 에세이 모음집이 탄생했다. 13개의 챕터로 구성된 이 책은 대학 1학년 교양 인류학 오리엔테이션 수업에 딱 맞을 것 같다. 집단 토론 형식으로 진행하여 일주일에 에세이 한 편씩 한 학기 정도면 충분할 것 같다.

 

사실 이 책을 꼭 읽어야 할 독자들은 역사의식과 시대적 개념이 없다고 늘 비난받는 정치인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실제로 일어난 일에 관하여 서술하고 있지만, 교묘한 노력으로 교과 과정에서 잊히거나 삭제되었거나 수정주의자들에 의해 왜곡된 사건을 다루고 있다. 동시에 역사의 뒤안길에 가려졌던 사소하면서도 충격적인 비화를 알게 되는 재미를 준다. 각 에세이를 깊이 있게 파고들 기회도 많겠지만 큰 그림을 유지하면서 상당히 빠르게 읽을 수 있을 만큼 가볍기도 하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을 굳이 지적하자면 책 뒷부분에 참고 자료와 기타 추천 읽을거리에 대한 구역이 있었으면 더 좋았겠다. 예를 들어, 맬컴 엑스의 자서전을 언급한 경우처럼 각각의 에세이를 한 권의 책으로 확장 서술해도 좋겠다는 생각이다.

 

혹자는 일개 인류학자가 시사 문제에 대해 논평하는 데 무슨 큰 의미가 있겠느냐 물을 수 있겠다. 그러나 사실은 꽤 큰 의미가 있다. 만일 역사상 문명과 문화의 흥망성쇠를 연구하는 것이 독자의 직업이라면 오늘날의 도전적인 상황에 대해 할 말이 많을 것이다. 그래서 웬만한 문화평론가나 역사학자보다 더 박식한 저자는 지성, 사고력, 솔직함을 무기로 누구보다 할 말이 많아 보인다. 오늘날 신문의 머리기사 이면에 숨겨진 길고 어려운 역사에 대해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들어볼 가치가 충분하다. 그의 글에서 불쾌감을 느끼거나 도전 의식을 느낀다면 이 책에 담긴 내용이 제대로 피부에 와닿은 것이다. 특히 역사와 정치 분야에 대해 신랄한 그의 목소리가 들린다면 더욱 그렇다. 그러므로 이렇게 촘촘히 연구하고 잘 서술된 아이디어와 고견을 빼놓아서는 안 된다. 우리는 때때로 자기 의견과 결을 달리하는 도전이 필요한 법이다. 이 책을 읽고 안전지대를 벗어날 준비가 되었다면 나름 그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저자는 학자인 동시에 헤밍웨이가 말한 것처럼 세상이 들어야 할 말을 하는 뛰어난 작가이기도 하다. 식민주의에서 탄생한 인류학은 우리가 세상을 보고 이해하는 다양한 렌즈 가운데 하나이다. 그는 미국의 인종차별, 성지산, 1차 세계대전, 신성한 인도에 이르기까지 역사를 되짚어보며 사물의 표면 아래를 능숙하게 탐험하여 우리의 문화적 서사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찾도록 조명하고 도발적으로 요구한다. 우리가 한 종으로서 살아남으려면 우리 자신과 우리가 자신에게 전하는 이야기, 신화, 역사를 이해해야 한다. 밈의 시대, 단순화가 위험한 시대에 우리가 이야기를 바꾸고 한 종으로서 진화하기 위해 이해해야 할 문화적 복잡성을 이보다 더 깊이 있게 보여주는 작가는 없어 보인다.

 

만일 독자가 아무리 끔찍한 상황에서도 긍정적이고 의연하게 대처한다면 모든 것이 결국에는 잘 풀릴 것이라고 믿는 편이라면, 이 책은 읽기에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우리 대다수가 경험하지 못한 방식으로 세계와 그 안의 사람들을 여행하고 경험한 저자는 완전히 다른 관점에서 사물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날카로운 그의 관찰은 우울했던 코로나 시절 우리가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믿던 사람들을 애써 위로하지 않는다. 오늘날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들은 과거의 사고와 행동 방식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저자는 단 하나의 절대적인 진실을 알고 있다고 주장하거나 판단하지 않고 이러한 현실에 눈을 뜨게 한다. 이 책을 읽음으로써 독자에게 사물의 표면 아래를 들여다볼 수 있도록 통찰을 제시하는 저자의 초대에 응해보자. 우리 후손들을 위해 어떤 종류의 세상과 정원을 심고 가꾸고 싶은지 성찰하고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되어 줄 것이다.


#아고라 #사물의표면아래 #인류학 #책추천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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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너는 편하게 살고자 하는가 라이즈 포 라이프 1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김요한 옮김 / RISE(떠오름)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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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그의 글은 너무나도 감성이 풍부하고 위트가 넘쳐흐르며, 그의 작품들을 평가하기란 마치 컵에 폭포수를 담아 마시려는 시도와도 같다. 솔직히 니체가 철학자인지 아니면 다른 무엇인지조차 잘 모르겠다. 아마도 그는 수필가, 시인, 현자, 신경증 환자, 광적인 광인, 선견지명이 있는 예언자로 더 잘 묘사될 수 있겠다. 사실 그의 정체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그러나 어떤 비교 기준 없이 니체와 그의 글을 측정하기란 난감하다. 유일한 방법은 니체를 그 자신과 비교하는 것이다.


그의 전체 저작을 놓고 보면, 이 책(원제 The Joyful Wisdom)은 분명히 니체의 강력한 작품 중 하나이다. 이 책은 그가 바그너와 결별하고 쇼펜하우어를 포기한 후, 여전히 그의 가장 특징적인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있던 중기의 작품이라고 한다. 실제로 이 책에서 니체는 "신은 죽었다"는 첫 번째 선언을 했으며, 영원한 회귀에 대한 첫 번째 언급도 있다. 니체의 과학, 인문주의, 자유주의, 그리고 무엇보다도 도덕에 대한 많은 비판이 이 책의 페이지에서 초기 형태로 나타나 있으며, 이는 선악의 저편도덕의 계보에서 더 완전하게 발전된다.

 

니체의 중심 생각은 간단히 말해 서구 역사의 근본적인 가치와 가정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었다. 그중 많은 부분은 소크라테스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니체는 소크라테스를 경외와 공포가 섞인 시선으로 바라본다. 플라톤의 작품에서 소크라테스는 이상으로 바뀌며, 그는 냉정하게 논리적이고 모든 감각과 감정을 경멸한다. 그는 우리의 일상 세계가 저 너머의 세계보다 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며, 예술은 지식이나 지혜의 원천이 아니라 단지 감각을 현혹시키는 것이라 본다. 그는 행동보다는 사색이, 열정보다는 평온이 낫다고 여기며, 도덕적 행동이 행복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한다. 니체는 이 교리 집합이 기독교로 변형되었으며, 이는 니체가 나중에 "노예 도덕"이라고 부르는 특징을 추가했다고 믿는다. 기독교 설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온유함, 연민, 친절, 부드러움, 동정심의 찬양이 그것이다.


니체는 이 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 오랫동안 고군분투했으며, 그 과정에서 그의 의심하는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전시켰다. 니체는 모든 수용된 관념, 자동적인 충동, 오래된 전통, 위로가 되는 생각, 기분 좋은 가정, 일반적인 의견을 의심했다. 이렇게 해서 그는 거미줄에서 자신을 풀어내고 새로운 명확한 시각으로 세상을 보기를 희망했다. 그는 유럽의 도덕을 멀찌감치서 조망하면서 과거와 미래의 다른 도덕과 비교해 보고 싶다면 도시에 들어가서 마치 도시의 탑들이 얼마나 높은지 알고 싶은 방랑자처럼 행동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자신의 사회와 문화를 완전히 뒤로 하고 멀리서 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아마도 그것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니체는 먼저 물리적으로 자신을 고립시키고, 친구와 가족으로부터 떨어져 혼자 생활하며, 바젤 대학교에서 받은 연금으로 생활했다. 이 관점에서 니체는 자신이 인식한 서구 문화를 비판하기 시작했다. 이 프로젝트는 분명 처음에는 시스템 구축이 아닌 공격이었다. 니체는 어떤 시스템에서도 벗어나 생각하려 했고, 끊임없이 변하는 지반 위에서 춤추며, 출발점으로 어떤 가정도 취하지 않으려 했고, 전통적인 의견으로 가는 모든 충동을 불신했다. 이것이 바로 니체가 아포리즘(경구)으로 글을 쓴 이유라고 생각한다. 그는 자신의 돌파구에서 빨리 후퇴할 필요가 있었는데 이는 그가 비판하려던 가정으로 다시 끌려 들어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깊은 문제에 접근할 때 냉수 목욕처럼 접근한다. 빨리 들어가고, 빨리 나오는 것이다. 니체는 이 작업이 중요할 뿐만 아니라 역사적으로 중요한 것이라고 느꼈다. 그의 유명한 말 "신은 죽었다"는 선언은 신의 개념이 더 이상 진지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니체는 이를 지적에 그치지 않고 미학적으로도 설명한다. 기독교에 대해 결정적이지 않은 것은 우리의 취향이지, 더 이상 합리가 아니라고 했다. , 오래된 세계관은 지적으로 파산했을 뿐만 아니라 더 이상 매력적이지도 않다는 것이다.


신의 죽음은 하나의 고립된 사건이 아닌 문화의 결정적 전환을 의미했다. 우리의 기본적인 가정, 즉 진리, 도덕, 정의, 삶에 대한 부분들은 기독교적 세계관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 세계관의 지지가 없다면 사람들은 이 가정들을 단순한 편견으로 보기 시작할 것이다. 실제로 니체가 가장 즐겨 지적했던 것 중 하나는 우리가 기독교적 가정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진리가 외관보다 더 가치 있다는 생각은 모든 진리가 신에게서 나온다는 오래된 믿음에서 비롯된 편견이다. 모든 사람이 평등하며 동등한 권리를 누려야 한다는 현대적 아이디어는 모두가 신의 눈에 평등하다는 생각에서 비롯된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니체는 결국 자신을 반기독교인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그의 기독교 반대는 리처드 도킨스나 버트런드 러셀과는 전혀 다르다. 이들은 기독교가 논리적으로 맞지 않기 때문에 반대했던 반면, 니체는 기독교가 생명에 대해 부정적이라고 느꼈기 때문에 반대했다. 기독교는 인류를 본질적으로 죄악스럽게 여기며, 모든 육체적 쾌락을 수치스럽게 여기며, 이 지상의 삶을 추악하고 비참하다고 비난하며, 내세에 희망을 걸며, 약함의 미덕을 찬양하는 종교다. 병자에 대한 연민, 같은 신을 믿는 신자들에 대한 제한적인 상냥함, 전능한 신 앞에서 보이는 온유한 태도를 보라.


이 모든 것은 니체에게 생명에 반대하는 것, 죽음을 갈망하는 병적인 것으로 간주되었다. 니체에게 기독교는 약한 몸과 건강하지 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나머지 인류에게 그들의 병을 강요하려는 시도였다. 이는 허약하고 비참한 사람들이 나머지 인류를 그들의 수준으로 끌어내리기 위해 만든 시스템이었다. 이에 대해 니체는 생명 긍정적 철학을 선언한다. 이것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말하기는 어렵지만, 기본 교리는 amor fati, 즉 운명 사랑이다. 니체에게 이상적인 것은 자신의 삶을 너무나도 사랑하여 반복적으로 똑같은 행동을 하며 다시 살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유명한 영원한 회귀이다.

 

니체의 사상을 그의 삶과 성격 없이 논의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먼저, 니체는 병약한 사람이었으며, 성인기 내내 극심한 통증을 동반한 질병(아마도 매독?)에 시달렸다. 따라서 철학이 생명 부정적이냐 긍정적이냐의 문제는 니체에게 개인적인 것이었다. 그는 자신의 고통을 초월하고, 자신의 고통 때문에 생명을 폄하하는 충동에 저항하며, 대신 즐거운 지혜를 키우고자 했다. 따라서 그의 철학은 매우 개인적이었고, 그의 글에서는 그의 성격이 강하게 드러난다. 니체는 분명히 깊이 내성적인 사람이었으며, 그는 종종 자신을 우주와 혼동했다. 그는 결코 좋은 학자가 될 수 없었다. 그는 자신의 편견을 한순간도 제쳐두고 중립성을 시도할 수 없었다. 대신, 니체는 세계를 자기 생각의 배경으로 취급하며, 사물 자체보다는 사물에 대한 자신의 의견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였다. 그는 매우 놀랍고 독창적인 의견을 가지고 있어서 대부분 경우 흥미진진한 경험을 제공하지만, 이는 또한 명백히 터무니없고 경험적으로 거짓인 진술로 종종 이어진다. 더 나아가, 니체의 깊은 내성은 결국 심각한 자기애로 변했고, 이는 그의 후기 저작의 배경을 침울하게 만들었다.


앞서 말했듯이, 니체의 가장 강력하고 다재다능한 무기는 그의 의심이었다. 그의 깊은 불신은 그를 놀라운 결론으로 이끌었다. 그러나 가끔 그의 의심은 냉소로 치닫는데, 냉소는 매력적인 자질이 못된다. 이 냉소와 자기애의 조합은 때때로 니체를 어리석은 결론으로 이끌었다. 예를 들어, 여성에 대한 그의 많은 바보 같은 발언들이 그러하다. 이러한 자질들은 니체를 오늘날 대부분 사람에게 극도로 반동적이고 엘리트주의적이라고 여기게끔 했다. 그의 말은 인류의 무리, 하찮은 자들, 어리석은 대중에 대한 모욕으로 가득하다. 그리고 전통적인 도덕에 대한 그의 비판은 때때로 다음과 같은 잔인한 결론으로 이어진다. “큰 고통을 가하지 않는다면 위대한 것을 이루지 못할 것이다. 고통을 감내하는 것은 가장 작은 일이다. 약한 여성과 심지어 노예조차도 종종 그 분야에서 뛰어난 기량을 발휘한다. 그러나 큰 고통을 가하고 그 고통의 비명을 들을 때 내부적인 고통과 불확실성으로 인해 멸망하지 않는 것그것이 위대함이며, 위대함에 속하는 것이다.”


그러나 니체의 성격이 얼마나 매력적이든, 그의 결론이 얼마나 달갑지 않든 간에, 그의 책은 여전히 대중의 사랑을 받는다. 단순히 산문 작가로만 놓고 보아도 니체는 일류에 속한다. 그의 산문은 이글거리는 불꽃이 말하는 것 같다. 나아가 그의 책은 아이디어로 가득 차 있고, 너무나도 열정이 풍부하고 넘쳐흐르며, 그의 정신은 매우 민첩하고, 그의 성격은 매우 독특하며, 그의 결론은 매우 독창적이어서 그의 책을 읽고 나면 영감으로 머리가 어지러울 수밖에 없다.


이 책에 담긴 니체의 주요 사상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보았다.

1. 신의 죽음 (God is Dead)

이 책에서 니체는 "신은 죽었다"는 유명한 선언을 처음으로 소개한다. 이는 인간 사회에서 종교와 절대적 도덕적 기준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며, 전통적인 가치가 붕괴된 이후 인간이 직면하는 허무주의와 새로운 가치 창조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2. 허무주의 (Nihilism)

니체는 종교적 가치의 붕괴와 이에 따른 허무주의의 도래를 경고한다. 그는 기존의 가치가 무너진 상태에서 인간이 직면하는 무의미함과 방향 상실을 지적하며, 이러한 허무주의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창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3. 예술가적 본능 (Artistic Instinct)

니체는 예술가적 본능을 통해 삶의 의미를 재창조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는 예술가가 자신의 삶을 예술 작품처럼 창조하듯 개인도 자신의 삶을 의미 있게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는 삶의 창조적 가능성 및 예술적 표현을 통한 자기실현을 강조한 것이다.

 

4. 영원 회귀 (Eternal Recurrence)

이 책에서 니체의 중요한 개념인 영원 회귀의 아이디어가 처음으로 나타난다. 이는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삶이 무한히 반복된다고 가정하고, 그러한 삶을 사랑하고 긍정해야 한다는 도덕적 시험으로 해석될 수 있다. 삶의 순간순간을 소중히 여기고, 자신의 행동과 선택에 대해 깊이 숙고하게 만든다.

 

5. 건강한 삶에 대한 찬양 (Praise of a Healthy Life)

니체는 건강한 삶과 정신을 찬양하며, 이러한 건강이 삶의 활력과 창조성의 원천임을 강조한다. 그는 병약함과 퇴보를 경계하고, 생명력과 건강을 통해 자신을 극복하고 성장하는 삶을 지향한다.


6. 디오니소스적 삶 (Dionysian Life)

니체는 "디오니소스적 삶"이라는 개념을 통해 충만하고 열정적인 삶을 제안한다. 아폴론적 질서와 합리성에 반대되는 개념으로, 열정, 혼돈, 창조적 에너지를 강조한다. 니체는 디오니소스적 삶이 인간 존재의 본질적 측면을 반영한다고 보았다.

 

7. 철학적 유머와 경쾌함

이 책은 니체의 철학적 사유와 유머가 결합된 작품으로, 무겁고 심각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경쾌하고 가벼운 문체를 유지한다. 철학적 사유의 즐거움을 강조하며, 독자에게 철학적 탐구의 기쁨을 느끼게 한다.

 

결론

이 책은 니체의 중기 사상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작품으로, 그의 주요 철학적 개념들이 집약되어 있다. 신의 죽음과 허무주의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가치 창조, 예술적 본능을 통한 자기 실현, 건강한 삶의 찬양, 영원 회귀 등의 주제를 다루며, 니체의 독특한 철학적 세계관을 잘 보여준다. 니체의 사상은 여전히 현대 철학과 문화에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 책은 그 이해를 위한 필수적인 텍스트로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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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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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너는 편하게 살고자 하는가 라이즈 포 라이프 1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김요한 옮김 / RISE(떠오름)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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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얇고 가벼운 문고판에 경쾌한 문구로 쓰인 니체 인생 중기의 책이지만 내용 만큼은 벽돌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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