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리를 깨우치는 영문법 - 딱 한 권으로 암기 없이 영문법 완성하기
이동현 지음 / 넥서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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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영문법 책은 하도 다양해서 다루는 내용이란 게 다 거기서 거기인 듯하다. 그런데 원어민의 사고방식으로 정복한다는 기본으로 한다는 소제목이 눈에 띄인다. 본래 문법은 언어 사용자의 생각하는 방식을 따르도록 발전해 왔기 때문에, 사용자들의 마음속을 들여다보고 그 원리를 설명할 수 있을 정도의 내공이 필요한 법이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성문종합영어를 마르고 닳도록 외워 공부한 세대로서는 이런 새로운 시도가 부럽기까지 하다.

 

248쪽 얄팍한(?) 두께로 영문법의 모든 것을 설명하기에는 역부족임을 잘 아는 듯, 이 책은 영어를 외국어로 배우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해 보이는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 그 가운데 특히 우리 문법 구조에는 없는 전치사에 상당한 분량을 할애하면서 도식과 함께 개념을 알려주려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문법에 대한 설명은 최소한으로 적게 하면서 응용문제를 상당히 많이 제공하는 점도 눈에 들어온다. 문항의 내용은 어렵지 않으면서 실생활에 바로 응용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사실 문법은 어려운 게 아니라 낯설 뿐이라는 내 생각과도 일치한다.

 

to 부정사의 경우 저자는 시간의 흐름개념을 도입하여 설명한다. 저자의 설명이 아니더라도 to 부정사 자체는 지금부터 앞으로의 미래를 뜻한다고 설명해왔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참신한 주장은 아닌 것 같다. 저자가 미국에서 십수 년을 살며 터득했다고 하는데, 한편으로는 기쁜 것이 굳이 미국 현지에서 살아보지 않고도 그 개념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한 점에 있다. 평소 품어왔던 생각에 힘을 더 얻었다고 할까. 저자는 또한 문법적으로는 비문에 속하는 맥도날드의 광고 문구 I’m loving it을 언급한다. love 동사는 사랑하는 상태를 의미하므로 진행형을 쓸 수 없지만, 문법을 파괴해가면서까지 광고에 진심이라는 점은 높이 사고 있다.

 

이 책이 영문법을 공부하는 독자에게 빛을 발하는 순간은 바로 구체적인 설명을 곁들인 예문이 아닐까 싶다. 기존 다수의 문법서들이 이렇다 할 설명도 없이 해석만 달아놓고 관심 있으신 분은 외우세요 이런 식이었다면, 이 책은 모든 예문마다 원어민의 사고방식이 어떻게 구성되는지를 화살표와 설명으로 안내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독자는 작은 것, 혹은 나로부터 시작하여 큰 것, 또는 세상으로 확대되는 시야를 가진 서구식 사고방식을 배울 수 있다. 영어는 동사와 목적어의 단어를 배열하는 순서가 한국어와 정반대인 점을 최대한 잘 응용했다 하겠다.

 


영문법을 정복한다는 제목에는 미치지 못해 아쉽지만, 그 뒤를 따르는 소제목이 기초 영문법임을 감안한다면 이 책은 초등학생이 읽어도 이해될 정도의 수준을 지녔다. 예컨대 영어에서 가장 중요한 말하다동사 네 가지, tell, talk, say, speak의 뉘앙스를 매우 의식한 예시가 가장 마음에 든다. 거기다 암기 위주가 아닌 이해를 바탕으로 한 연습문제는 부담 없이 한 번씩 풀어보면 일거양득이겠다. 특히 나이 어린 영어 학습자들에게 강력히 추천해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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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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