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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바꾼 선택 - 어린이문학상 수상작 시리즈 2
에마뉘엘 드 생 샤마.브누아 드 생 샤마 지음, 에렉 퓌바레 그림, 김영신 옮김 / 큰북작은북 / 2007년 12월
평점 :
소중한 것. 이란 어떤 것일까.
가치가 있는 것. 이란 어떤 것일까.
그런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해 준 이야기.
시작은, 어떤 빌라의 관리인인, 마리의 이야기이다.
빌라에 사는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참 열심히 일하는 마리이지만, 정작 마리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런 마리의 삶에 하나의 전환점이 생기게 된 계기는 마리가 관리하는 빌라의 4층에 사는 그랑베르 씨의 한 마디.
'당신에게 배달된 편지' 를 제외한 다른 편지들을 가져다달라는 그의 말.
그 한마디가, 마리에게는 삶의 전환점이 되었다.
아무것도 안 하고 그저 자신에게 편지가 오기를 기다려서는 편지를 받기 힘들다는 걸 아는 마리는, 자신이 먼저 편지를 쓰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편지를 쓰는 대상이 조금 특이하다.
명화에 나오는 인물들에게 편지를 보낸 것이다.
그리고 편지를 부치러 가던 중, 그랑베르씨를 만나게 되고, 그는 마리의 편지를 대신 부쳐주겠다고 한다.
여기까지만 보면 '아, 참 친절하구나' 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련만. 편지에 적혀있는 주소와, 수신인 이름을 보고는, 그는 편지봉투에서 우표를 떼서 자신의 지갑에 넣고, 편지는 쓰레기통에 버려버린다.
그게 그녀에게 어떤 의미였는지도 모르면서.
자신이 생각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다른 사람에게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아니라는 것도 모르면서, 자신의 잣대로 그녀의 행동을 판단했다.
이야기는 계속 이어진다. 그가 쓰레기통에 버린 편지 중 하나를 한 소년이 줍게 되고, 누군가가 편지를 잃어버렸다고 생각한 아이는 자신의 돈으로 우표를 붙여서 편지를 부쳐준다.
그리고 그녀는 며칠 뒤, 자신의 앞으로 온 편지 한장을 받게 되고...
이야기는 계속해서 이어진다. 그녀가 누구에게 편지를 받았고, 또 그녀의 뒷 이야기가 어떻게되는지는 책 읽는 재미를 위해 비밀로.
마리의 이야기가 끝나면 또 다른 이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선량했지만, 엘리베이터의 비밀을 알게 된 후부터 탐욕에 물들은 엘리베이터 안내원의 이야기.
평생에 걸쳐 금고의 비밀번호를 알아내기 위해 맞추어보았지만, 끝내 금고를 열지 못하고 돌아가신 할머니를 보고, 자신이 금고를 열겠다고 다짐하고, 평생동안 금고 번호를 맞췄던 소녀의 이야기. 꿈을 찾기 위해 조금 황당한 지시들을 이행하며, 어린시절의 순수함을 되살리고자 노력했던 장관의 이야기, 그리고, 딸을 살리기 위해 기나긴 여행을 떠났던, 한 광대 아버지의 이야기.
그리고 지상으로 내려온 천사의 눈에 비친 그들의 모습.
천사의 눈에 비친 그들의 모습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만약 그 천사가 우리를 보았다면,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어른이 되면서 어느 순간 잊고 있던 동심, 꿈, 그 외에도 많은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해 준 이야기.
어린이 문학상 수상작이라는 말에 상당히 기대를 하고 읽은 책. 그리고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