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가봤으면 해 - 가끔은 길을 잃어도 좋은, 서울의 여백을 따라 거니는 하루
김보민 지음 / 비아북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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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멀리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날도 있지만, 가끔은 가까운 곳을 거닐며 여행하는 느낌을 받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 면에서 서울은 어쩌면 선물 같은 곳일지도 모르겠다. 사는 곳과 가까우면서도 갈 때마다 새로우면서도 정겨운 곳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냥 걷기에 좋은 장소들이 너무 많다. 김보민의 [너도 가봤으면 해]라는 책은 그런면에서 가이드가 되기도 하고, 추억의 장소에 대한 다이어리 같다는 느낌도 받았다. 


서울의 오래된 공간과 식당들을 기록하기 시작하며 카메라를 드는 동반자와 함께 유튜브 채널 [너도 가봤으면 해]를 운영하며 스쳐 지나가기 쉬운 장소들의 이야기를 찾아 나누고 있는 김보민은 아는 만큼 하루가 더 특별해진다는 믿음으로, 오늘도 숨은 시간을 걷는다. 어디론가 나가고 싶지만 갈 곳이 막막한 순간, 괜히 길을 나섰다 헤맬까 망설여질 때, 누군가와 혹은 혼자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 이 책이 작은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한다.



이 책에는 직접 가본 곳 중 특별히 추천하고 싶은 동네만 골라 서울의 열두 곳을 소개하고 있다. 서촌, 부암동, 연희동, 성북동, 후암동, 홍제동, 해방촌, 익선동, 낙산공원, 북촌(삼청동, 가회동),북촌(계동, 원서동), 정동이다. 사실 대부분의 곳들을 가봤고, 장소마다 추억이 깃들어 있는 곳이라 읽으면서 더 재미있었다. 그러면서도 내가 몰랐던 곳은 새로워서 다음에는 가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 책에는 따라 걸으면 좋은 추천 코스를 엄선해서 넣었는데, 그냥 걷는 것 보다 동네를 훨씬 알차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책을 읽는 중간중간 등장하는 '너도 가봤으면 하는 쉼표' 코너에는 미쉐린 가이드 선정 맛집부터 작가만이 아는 보물 같은 카페, 독립서점, 쉼터 등을 알차게 수록되어 있고, 2026년 4월 기준의 입장료 정보와 계절별 추천 장소 등 실용적인 안내를 더해서 서울이 처음이신 분들에게도 좋은 가이드가 될 것 같다. 




특히 재미있게 읽었던 부분은 이국적인 분위기와 오래된 골목의 만남인 해방촌이다. 그 이유는 단 하나, 시댁이 해방촌에 있기 때문이다. 이국적인 향이 물씬 풍기는 HBC거리는 해방촌의 첫인상인데(신랑 말로는 언제부터 HBC라 했냐며 멋쩍어했다), 해방촌 언덕길에서 만날 수 있는 독립 서점인 고요서사와 별책부록은 종종 들렀던 곳이다. 시댁을 가는 길에 잠깐 들렀던 터라 여유롭지는 않았지만 갈 때 마다 느껴지는 독립 서점 특유의 분위기가 참 좋다. 그리고 해방촌 오거리에 있는 신흥시장은 시부모님과 신랑을 통해 오래전 이야기를 많이 들었던 터라 더 반가웠는지도 모르겠다. 사실 나에게는 서울의 명소지만, 그분들에게는 그냥 집앞?이라 별 감흥은 없어하셨다. 곳곳에 숨어 있는 카페는 식구들과 가던 곳이라 읽으면서도 머릿속에 그려졌다. 그래서일까? 책을 읽은 뒤에 오히려 더 유튜브가 궁금해졌는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더위가 심해서 걷기에는 좀 불편할 수도 있겠다 싶어, 더위가 가시면 예쁜 투명포토카드 들고, 책따라 걸으러 나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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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선인
김호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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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무더운 여름밤, 오랜만에 재미있는 소설책을 만나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은 것 같다. [서울의 선인]은 180만 부 판매 신화를 쓴 [불편한 편의점]의 김호연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이다. 이미 너무나도 유명한 김호연 작가의 신작이기에 나오기 전부터 기대감이 높았었다. 그래서 받자마자 바로 책을 펼쳤고, 역시나 펼치자마자 끝까지 완독할 수 있었다. 탄탄한 스토리 전개와 반전으로 독자를 사로잡기에 재미나게 읽었던 것 같다.




[서울의 선인]은 북한산 아래 오래된 동네에서 20년째 철물점을 하고 있는 김재근 앞에, 어눌하게 한국말을 하는 재미교포가 나타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성스러운 가브리엘'을 줄여서 '성갑'이라고 소개한 그는 자신이 천사이며 타락한 도시 서울을 벌하러 왔다는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한다. 그러면서 서울에 의인이 한 사람이라도 존재하는 것이 증명되면 그 결정을 철회하겠다는 신의 말을 전달하며, 김재근에게 의인을 찾는 일을 거금을 주며 의뢰한다. 너무도 허무맹랑하지만, 급전이 필요했던 김재근은 그 일을 수락하고, 서울 의인상 수상자들의 행방을 쫓는다. 그는 제1회 서울 의인상 수상자였기에 자기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의 행방을 찾아내서 성갑에게 보고한다.


하지만 이야기는 거기에 그치지 않는다. 과거 김재근이 의인상을 탈 수 있었던 일에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또 반전을 더해서 독자들에게 흥미를 유발하며 독서의 속도까지 견인차 역할을 한다. 사실 요즘 소설을 많이 읽지 않았는데, 이렇게 재미있는 스토리로 되어 있으니 장편 소설이지만 뚝딱 읽게 되는 것 같다.


"나는 천사에요.

타락한 도시 서울을 멸망시키러 온.

근데 위에서 마지막 체크를 하래요.


이 도시의 의인을 하나라도 찾으면 그대로 두어라.

하지만 단 한 명의 의인도 찾지 못하면 벌을 내려라.


이게 전부예요.

믿기지 않으면 믿지 않아도 돼요.

당신은 퍼즐의 일부니까

당신 부분만 채우면 돼요."


처음 의인의 행방을 찾는 부분에서 너무 쉽게 찾아내서 의아한 면도 있었다. 하지만 의인을 찾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김재근은 의인들을 찾는 과정에서 성갑이 자신을 찾아온 이유가 단순히 신의 사명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마침내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그러면서 두 사람은 서울의 운명을 결정할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소설의 뒷부분으로 갈 수록 몰랐던 이야기들이 채워지면서 소설은 더욱 흥미롭게 이어진다. 그렇기에 많은 독자들이 재미있게 이 책을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이미 [불편한 편의점]은 공연으로 많은 관객을 만났는데, 이번 [서울의 선인]은 영화로 나오면 좋겠다. 여름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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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선인
김호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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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한 스토리와 반전까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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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의 오래된 노트 - 움직이는 시인, 살아 있는 언어
김신정 지음 / 사계절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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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시인의 많은 것이 담겨있는 전공서와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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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의 오래된 노트 - 움직이는 시인, 살아 있는 언어
김신정 지음 / 사계절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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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윤동주의 원고 노트에 담긴 시와 낙서, 메모와 퇴고의 흔적들,

그리고 그 속에 기록된 시와 시인의 여정이 담겨 있는 [윤동주의 오래된 노트]

민족 시인, 저항 시인, 국민 시인이라는 초상 너머 '경계에 선 시인' 윤동주를 만나다.






학교 다닐 때는 입시를 위해 외우던 윤동주 시인의 시들이, 지금은 다른 의미로 많이 받아들이게 되었다. 특히나 캘리그라피로 좋은 시구를 적을 때면 단어 하나하나 주입식으로 외웠던 의미들이 아니라 시인의 마음이 어떻게 담겨 있는 건지를 더 생각해 보게 된다.


끝내 살아서는 출간의 꿈을 이루지 못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와 함께, 윤동주는 오래된 노트를 세상에 남겼다. 그가 시를 쓰고, 고치고, 지우고, 다시 써나간 과정이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는 두 권의 노트와 낱장 원고들, 그 속에서 우리들이 시인의 여정을 따라갈 수 있다는 것도 감사한 일인데, 이렇게 책으로 만날 수 있어 더욱 감사하다. 어찌보면 한편의 논문을 읽는 기분이 들기도 했지만, 그만큼 윤동주 시인에 대해 많이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 책은 윤동주 시의 독자이자 한국 현대시를 가르치고 연구해 온 저자가 오랫동안 윤동주 시를 읽고 독자들을 직접 만나며 윤동주가 우리에게 어떤 존재인가를 질문해 온 과정의 기록이다. 사실 오랫동안 윤동주의 독자였던 저자가 그를 연구 대상으로 처음 생각하게 된 것은 2007년 12월, 일본 군마현에서 열린 '한일역사포럼' 워크숍에서였다고 한다. 당시 모임에 토론자로 참여했던 저자는 구상 단계의 발표와 토론을 열띠게 오가던 그 자리에서 윤동주의 사례를 떠올렸는데, 다른 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집필자의 한 사람으로서 공동 연구에 참여하게 되었다고 한다.


[윤동주의 오래된 노트]는 윤동주가 남긴 원고 노트와 그의 자필 시고에 남은 모든 기록을 자세히읽는 일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생전에 무명 시인이었던 윤동주는 오래된 노트를 세상에 남겼는데, 원고 노트 두 권과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자필 자선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그리고 낱장 원고이다. 그 속에는 그가 시를 지어나가는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서 거의 모든 작품마다 창작 일자를 함께 적어 넣은 퇴고의 기록까지 모든 과정이 담겨 있다. 윤동주는 이미 알았던 것일까? 자신의 시가 이렇게 후대에 빛을 볼거라는 것을 말이다.




연구 노트이자 결과물이며, 작품론이자 문학과 역사, 기억이 교차하는 현장의 기록이기도 한 이 책은 무엇보다도 이 시대 독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시인뿐 아니라 독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책이다. 여러 국가와 장소에 걸쳐 있는 독자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직접 찾아가 삶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대화를 나눈 것들의 기록이다. 


그러니 이 책은 단순히 책이라고 말하기에도 부족한 윤동주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가 할 수 있겠다. 내가 만약 다시 학부로 돌아간다면, 어쩌면 이 책은 전공서 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 싶다. 윤동주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이 생기길 바라며, 많은 독자들에게 이 책이 닿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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