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의 오래된 노트 - 움직이는 시인, 살아 있는 언어
김신정 지음 / 사계절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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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윤동주의 원고 노트에 담긴 시와 낙서, 메모와 퇴고의 흔적들,

그리고 그 속에 기록된 시와 시인의 여정이 담겨 있는 [윤동주의 오래된 노트]

민족 시인, 저항 시인, 국민 시인이라는 초상 너머 '경계에 선 시인' 윤동주를 만나다.






학교 다닐 때는 입시를 위해 외우던 윤동주 시인의 시들이, 지금은 다른 의미로 많이 받아들이게 되었다. 특히나 캘리그라피로 좋은 시구를 적을 때면 단어 하나하나 주입식으로 외웠던 의미들이 아니라 시인의 마음이 어떻게 담겨 있는 건지를 더 생각해 보게 된다.


끝내 살아서는 출간의 꿈을 이루지 못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와 함께, 윤동주는 오래된 노트를 세상에 남겼다. 그가 시를 쓰고, 고치고, 지우고, 다시 써나간 과정이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는 두 권의 노트와 낱장 원고들, 그 속에서 우리들이 시인의 여정을 따라갈 수 있다는 것도 감사한 일인데, 이렇게 책으로 만날 수 있어 더욱 감사하다. 어찌보면 한편의 논문을 읽는 기분이 들기도 했지만, 그만큼 윤동주 시인에 대해 많이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 책은 윤동주 시의 독자이자 한국 현대시를 가르치고 연구해 온 저자가 오랫동안 윤동주 시를 읽고 독자들을 직접 만나며 윤동주가 우리에게 어떤 존재인가를 질문해 온 과정의 기록이다. 사실 오랫동안 윤동주의 독자였던 저자가 그를 연구 대상으로 처음 생각하게 된 것은 2007년 12월, 일본 군마현에서 열린 '한일역사포럼' 워크숍에서였다고 한다. 당시 모임에 토론자로 참여했던 저자는 구상 단계의 발표와 토론을 열띠게 오가던 그 자리에서 윤동주의 사례를 떠올렸는데, 다른 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집필자의 한 사람으로서 공동 연구에 참여하게 되었다고 한다.


[윤동주의 오래된 노트]는 윤동주가 남긴 원고 노트와 그의 자필 시고에 남은 모든 기록을 자세히읽는 일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생전에 무명 시인이었던 윤동주는 오래된 노트를 세상에 남겼는데, 원고 노트 두 권과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자필 자선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그리고 낱장 원고이다. 그 속에는 그가 시를 지어나가는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서 거의 모든 작품마다 창작 일자를 함께 적어 넣은 퇴고의 기록까지 모든 과정이 담겨 있다. 윤동주는 이미 알았던 것일까? 자신의 시가 이렇게 후대에 빛을 볼거라는 것을 말이다.




연구 노트이자 결과물이며, 작품론이자 문학과 역사, 기억이 교차하는 현장의 기록이기도 한 이 책은 무엇보다도 이 시대 독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시인뿐 아니라 독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책이다. 여러 국가와 장소에 걸쳐 있는 독자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직접 찾아가 삶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대화를 나눈 것들의 기록이다. 


그러니 이 책은 단순히 책이라고 말하기에도 부족한 윤동주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가 할 수 있겠다. 내가 만약 다시 학부로 돌아간다면, 어쩌면 이 책은 전공서 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 싶다. 윤동주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이 생기길 바라며, 많은 독자들에게 이 책이 닿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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