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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은일기 -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는, 설익은 인생 성장기
작은콩 지음 / 스튜디오오드리 / 2025년 12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어느 날 날아든 진단서 한 장,
애쓰면 뭐든 될 줄 알았던 20대가 휘청거렸다.
반려 병을 얻고서야 비로소 알게 된, 나를 지키며 사는 법,
누적 17만 이상 좋아요를 받은 화제의 인스타툰 [설은일기]다.
희소병 환자로 살아가며, 느리지만 꾸준히 삶의 기록을 글과 그림으로 남기고 있는 인스타툰, 만화 에세이 작가 작은콩님의 [설은일기]는 투병 일기였던 <류마티스 그림일기>를 시작해, 점차 주제를 넓혀 지금은 설익은 서른을 맞이해 연재하고 있는 <설은일기>를 책으로 낸 것이다. 콘텐츠를 올릴 때마다 뜨거운 반응을 일으키며 누적 17만 이상의 '좋아요'수를 기록하고, 20~60대까지 세대를 막론하고 공감을 불러 일으킨 인스타툰 <설은일기>, 드디어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책을 읽고 나니, 이 책이 출간되기까지 얼마나 힘들었으며, 그렇기에 더 이 책의 출간이 큰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은 작가가 20대, 갑자기 병과 마주하게 된 사연부터, 그 과정에서 자신을 혹사하며 앞만 보고 달리던 과거를 후회하고 방황하다가 마침내 세상 밖으로 나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게 된 그 과정이 만화와 글로 독자들에게 전달된다. 단순히 20대부터 30대에 거쳐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자가 면역 질환과 싸워 온 한 사람의 투병기이기도 하지만,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사실 류머티즘성 관절염이 이렇게 무서운 병인지 처음 알았다. 관절 마디마디의 고통은 상상할 수 없었고, 그로인해 일상 생활까지 무너지는 모습을 보니 너무 안타까웠다. 그리고 그런 상황이 20대에 갑자기 나타나 작가님을 괴롭혔다고 생각하니 얼마나 당황스러웠을까, 그래서 방황할 수 밖에 없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역시도 암투병을 10년 넘게 했기에 작가님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그 10년을 뭘하면서 보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반성이라고나 할까? 그 당시 나는 투병 생활을 하는 나 자신만을 생각하며 살았던 것 같다. 나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주위 사람들 보다는 오로지 나를 위한 삶이라고나 할까? 생각해보니 당시 나는 내 몸을 지키는 것만 하면 되었던 것 같다. 그때는 그런 고마운 상황을 잘 모르고 지나갔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으면서 당시에 고생한 나의 사람들이 많이 떠올랐다.
이 책의 작가는 희소병을 맞닥뜨리며 잠시 주춤하게 된 자신의 이야기는 물론, 50대 부모님과 함께 사는 30대 자녀의 고민, 커리어에 대한 불안, 결혼과 갖가지 인간관계 등 다양한 주제를 진솔하게 만화로 풀어내면서 동시대를 살아가는 다양한 세대의 공감을 일으킨다. 그러면서도 매일매일 치열하게 살고 있으나 자기조차 자신을 제대로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스스로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깨닫게 해주는 책이다. 나역시도 그랬으니까 말이다.
p.232
병을 만나고 깨달았습니다. 삶은 어떤 담보를 걸어도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것을요. 언젠가 가야지 하던 여행지는 불이 나서 사라졌고, 나중에 먹어야지 하던 식당은 문을 닫았습니다. 언젠가 보려던 전시는 끝나 버렸고요. 미루며 기약했던 그 '언젠가'가 왔을 때쯤 제 몸은 이미 고장 나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 말아야 할 이유는 많지만, 1등이 되긴 어렵겠지만, 그럼에도 할 일을 미룰 수 없는 이유입니다.
이 페이지에서 한참을 멈칫하며 생각에 잠겼던 것 같다. 사실 '언젠가'라는 말의 의미를 이렇게까지 생각해 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이제는 언젠가로 미루기보다는 당장 할 수 있을 때 해야 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