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할머니는 향기나는 마을에 산다

우리 할머니는 향기 나는 마을에 산다 ㅣ 베틀북 그림책 117
팡수전 글, 소냐 다노프스키 그림 / 베틀북 / 2015년 4월

누군가  사랑하는  사람이 더 이상 이 세상에 나와 함께 살아가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너무도 슬프고 막막할 것입니다.

절망적이고 암울한한 죽음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이리도 아름답고 멋지게 풀어낼 수 있다니

책장을 넘길때마다 감탄하면서 본 이야기입니다.

거기에 명화를 보는 듯한 일러스트 또한 이 이야기의 깊이를 실어주기 충분했습니다.

너무도 사실적인 그림이면서 어딘지 모르게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일러스트가

우리 아이뿐만 아니라 엄마인 저에게도 참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이 이야기는 샤오러라는 이름을 가진 한 작은 남자 아이의 눈으로 풀어내려 갑니다.

어느 날 엄마와 함께 할머니집으로 향하게 된 샤오러

할머니는 사진 속에 할머니보다 더 늙어 보였습니다.

거기에 기침을 계속하시면서 누워만 계신 모습이 샤오러는 낯설었습니다.

그러나 할머니와 둘만의 시간을 보내면서 처음의 낯설었던 감정은 점점 사그러듭니다.

할머니에게 어린 시절 엄마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할머니는 샤오러를 데리고 마당에 나가서 어린 시절 샤오러 엄마가 좋아했던

괭이밥 당기기도 하면서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보냅니다.

그러나  그 이후로 샤오러는 할머니를 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엄마에게 할머니가 하늘나라로 이사를 가셔서 더이상 볼 수 없다는 말을 듣게 됩니다

그래서 엄마는 하늘을 보시면서 눈믈을 흘리시나 봅니다.

하늘에 계신 할머니가 그리워서요.

샤오러는 슬픔에 젖은 엄마를 위해   자기만의 방식으로 위로하기 시작합니다.

비가 오면  할머니가 빨래를 해서 그런 것이라고 빨래 좀 그만하라고 부탁을 하기도 하고

저녁해가 하늘을 노랗게 물들이는 것을 보고는 계란을 부친는 것이라고

엄마와 이야기하며 할머니가 건강을 되찾아 요리도 하시면서 잘 지내고 계신 것이라고 안심도 시켜줍니다.

누군가가 떠난자리는 다른 누군가가 채워줍니다.

 작은 아이 샤오러의 그 예쁜 마음이 슬픔에 젖은 엄마를 다시 행복하게 만들어 만들어 주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더이상 할머니의 부재가 슬프지만은 않습니다.

향기 나는 마을에 할머니가  너무도  잘 지내고 계신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