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우리 헤어질까
조성일 지음, 사모 그림 / 팩토리나인 / 2017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그렇게 너를 떠 났다
그때 너에게 난 참 바보 같은 사람이었다
네가 하는 말에 토를 달지 않았고 시키는 대로, 하자는 대로 묵묵히 따라가곤 했다.
네 말에 순종적이었던 것은 네가 한없이 좋아서였다
나도 가끔은 아니, 왜 자주 짜증나고 억울했었다.
그럼에도 입밖으로 꺼내지 못한 것은
한마디를 내뱉는 순간 너와 모든 게 끝날 것 같아서였다.

몇 번인가, 최대한 마음 상하지 않게 조심스레 너에게 말했던 적이 있다.
그때마다 굉장히 불쾌한 표정이이내 마음에 걸렸고,
이후로 바뀌지 않았으니까 더는 뭇근 말을 꺼낼 수 없었다.
만나면 만날수록 외로웠고, 추억이 쌓이면 쌓일수록 우린 더 멀어지는 기분이었다. 

헤어져서 아쉽지만 조금은 살 것 같은 기분,
네가 보고 싶지만 다시 만나고 싶지 않은 기분, 그게 지금 내 심정이다.
너를 만나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한 것 같다. 그래서 아쉬움도, 미련도 없다.

나는 그렇게 너를 떠났고 그 때 그 시절의 나를 돌이켜보며 
다시는 이런 사라을 하지 않으리라, 그렇게 다짐한다. (p95~p96)


사랑을 말하고 있었다. 사랑함, 사랑되어짐, 우리에게 놓여진 사랑이라는 동사는 우리를 아프게 한다. 남녀의 사랑 속에 말은 마음이 되어 내 앞에 놓여지고 있으며, 상처를 주고 다침에 대해 당연하게 생각한다. 헤어짐에 대해 두려워 하지만, 우리는 본질적으로 헤어질 수 없는 그런 상황으로 다가가고 있음을 이 책을 통해 느낄 수 있다. 그렇게 두 사람은 헤어지게 되었고, 후회하고 후회한다. 헤어졌음에도 서로의 근처에서 맴도는 사랑, 사랑에 대핸 기억과 추억은 그렇게 우리를 잔인하게 만들고, 후회를 반복하게 된다. 그걸 미숙한 사랑이라 부르며, 내가 준 배려가 서운함으로 끝맺음 될 때, 그 때마다 상처를 얻고 , 또 상처를 얻지만, 그럼에도 두 다시 사랑을 하고 서로의 거리가 가까워지고 멀어짐에 대해 통제되어지지 않은 나의 감정은, 사랑을 재촉하고 집착함으로서, 이기적인 사랑으로 변질되어 갔다. 이기적인 사랑은 기다려지지 않은 사랑이 되어갔으며, 두 사람은 점점 더 멀어질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단지 두 사람만 그걸 느끼지 못했다.


헤어지고 말았다. 결국은 이렇게 될 것을, 두사람은 어쩌면 마음 속에서 속삭이고 있었던 건 아닐런지. 헤어짐으로서 다시 만날 거라는 희망은 점점 작은 촛불이 바람에 사라지는 것처럼, 희망은 사라지게 된다. 멀어지는 것조차 불가능해지며, 내 앞에 놓여진 누군가의 사랑을 보면서 나의 지난날의 사랑을 생각하게 되고, 그들의 사랑에 대해 질투하게 된다. 그들 또한 나처럼 언젠가 헤어질거라는 이기적인 생각와 마음, 누군가의 사랑에 대한 행동들은 나의 또다른 아픔이 되었으며, 시간이 흘러 내 앞에 스쳐가는 여자친구가 나를 모른 척하고 지나갈 때 , 흔들리는 등불과 같은 사랑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그들은 시간이 흘러 시간이 지나 깨닫게 된다. 기다리지 못한 것에 대해서, 조급한 사랑에 대해서, 그것이 어긋난 사랑이었다는 걸 스스로 느끼게 되었다.


이 책은 사랑에 대해 말하고 있으며, 시적 표현이 가득하다. 남자의 사랑과 여자의 사랑이 다름을 이 책을 통해 느낄 수 있다. 사랑이 온전한 사랑으로 완성되기를 바라지만, 우리에게 놓여진 사랑은 우리를 배신하고 말았다. 서로의 동질감에 사랑을 속삭였으며, 서로의 다름에 매력을 느꼈다. 하지만, 그것이 사랑하기에는 부족함으로 비추어질 때 우리는 그렇게 사랑에서 점점 더 멀어지게 되고, 사랑되어지지 않음으로 바뀌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