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건 같이 봐요
엄지사진관 지음 / 북로망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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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다, 행복하다, 외롭다, 설렌다, 두렵다, 즐겁다
내 안에 수많은 감정 형용사가 겹겹이 쌓여 
지금의 내가 만들어진 걸지도. (-23-)


좋아하는 사람.
좋아하는 대화.
좋아하는 음식.
좋아하는 것만 하며 살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니, 
너무 애쓰며 살지 않아도 괜찮아. (-77-)


나는 상대에세 마음을 전할 때, 말로 표현하는 것을 어려워 해 편지로 대신하는 편이다. 이사 준비로 방 정리를 하다 보니 종이 한 뭉치가 나왔다. 쓰다 만 문장들, 주어도 없이 끝맺지 못한 말들이 가득 적힌 채였다. (-79-)


"데리러 갈게"
어쩌면 가장 다저안 말. (-151-)


혼자여도 전혀 이상하지 않고,오히려 자발적 외로움을 만끽할 수 있는 최적의 도시는 런던이가.지금껏 여행을 하며 런던은 레인오버 정도로만 스쳐 지나갔는데, 이번에는 24시간을 보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대학생이었던 나는 직정인이 되면 유럽 여행에서 센트럴 주변으로 호텔을 잡고 밤에는 야경을 즐길 줄 알았다. 하지만 현실은 한인 민박이다. (-186-)


페루 마추픽추를 처음 보았을 때의 감격스러움,그 감동이 가시기도 전에 나는 볼리비아로 가는 버스 안에서 외장하드를 도난당했다. 그때까지의 남미 여행 사진이 모두 들어 있는 외장하드였다. 볼리비아 호텔에 도착했을 때 그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 길로 버스 회사로 뛰어갔다. 나는 어설픈 영어와 더 어설픈 스페인어로 따지기 시작했다. 사실 조심하지 않은 내 잘못이었지만..... (-244-)


지금은 5년차.어떤 일에도 그러려니 한다.'저 사람은 왜 저렇지?' 왜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지?'라는 답답함과 굴금증은 '무슨 이유가 있겠지' 라는 생각으로 귀결된다.이제는 어떤 모임에 나가도 "엄지입니다" 라는 소개보다 "OO 회사 대리 엄지입니다" 라고 소개하는 게 자연스러워졌다. (-290-)


제주도에 살면서 매일 새로운 사실을 알아가고 있다.제주도의 여름은 습해서 빨래가 마르지 않는다. 습기로 인해 벽지에 곰팡이가 생기는 터라 제습기는 없어선 안 될 존재가 됐다. 곤충도감에도 나오지 않을 곤충, 벌레들이 산다.' 이렇게 생긴 벌레가 있었나?'할 정도로 매일 새로운 아이들과 인사를 한다. (-314-)


좋은 날이 있고, 나쁜 날이 있다. 좋은 일이 생기고, 나쁜 일이 생긴다. 좋은 생각이 있고, 나쁜 생각이 있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고작 100년 안팎이다. 그 짧은 시간 안에, 스스로 좋은 것만 채워도 부족한 시간이다. 하루 하루 소중한 그 시간을 좋은 것으로, 좋은 가치로 채우기 위해서는 내 안의 틈을 만들어 내려고 노력해야 한다. 나쁜 일이 내 앞에 놓여진다 하더라도, 흐르는 강물처럼 흘릴 수 있을 때,내 삶은 새롭게 바뀔 수 있다. 지난 날, 지난 시간들, 내 삶에 행복으로 채워 나간다는 것은 깊은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작가 엄지사진관, 스스로 천성은 한량, 팔자는 황소라고 한다. 싫어하는 것도, 편식도 심하다고 말한다. 좋은 것만 채우기 위해서, 나에게 어떤 생각으로 채워야 하며, 어떤 것을 포기해야 하는걸까, 주어진 삶에 주어진 인생, 내 삶에 따스함이 깃들 때, 나의 삶은 행복해질 수 있다. 좋은 것만 채우기엔 너무 힘든 나의 삶에서, 견딜 수 있는 힘, 혼자 있을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 즉 혼자서 여행할 수 있고, 나를 외로운 곳에 머물러 있을 수 있어야 한다. 자존감이 부족한 사람은 슬프다, 행복하다, 외롭다, 설렌다, 두렵다, 즐겁다 등등등 다양한 감정의 형용사로 채워지게 된다. 나쁜 감정의 형용사에 집착하게 되면, 내 삶은 그 형용사에 따라가게 된다. 꽃을 보면서 슬픈 형용사를 떠올리게 되고, 아픈 형용사를 떠올리게 된다. 내 주변에는 그런 사람이 있다. 그 형용사를 바꾸고, 좋은 형용사, 긍정적인 형용사를 즐겨 쓴다면, 나의 삶은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 좋은 대화,좋은 사람, 좋은 음식, 이 세가지가 나를 좋은 사람으로 바꿔 나간더, 주어진 삶에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 저자처럼 다양한 여행을 즐기고, 다양한 경험과 함께 하며,나의 삶에 친밀한 여행과 사람과 함께 해야 한다는 걸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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