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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만 아는 농담 - 보라보라섬에서 건져 올린 행복의 조각들
김태연 지음 / 놀 / 2019년 10월
평점 :
절판
작가는 남태평양 보라보라섬으로 떠나 9년을 살았다. 이 책은 이국적인 섬에서의 나날들과 과거시제인 한국살이, 미래시제인 몇 개의 꿈을 그려냈다. 바다를 건넌 자들의 에세이는 대부분 환상적인 자연 한 스푼에 특별하지 않은 현실 아홉 스푼을 마구 넣는다. 지독한 세금이나 물자가 부족한 마트, 밤새도록 살점을 뜯는 모기들 뭐 이런 현실. K-아파트에서 평온히 읽는 남의 나라 사정은 나는 그런덴 못 살겠다고 가늠하게 하지만, 그럼에도 홀가분한 마음을 상상하며 대리만족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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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우리의 동년배들은 찾기도 어려운 머나먼 곳으로 계속 떠나는 중이고, 나는 그들이 유별나다기보다 납득이 가능한 쪽으로 기울어진다. 그들은, 우리들은, 답을 얻고 떠나는게 아니라 이어지는 질문을 따라 걷는 것 같다. 마음 속 떠오르는 질문들을 흐린 눈으로 흘려 보내지 않고 또렷이 직시하기. 왜 행복한가 왜 불행한가 왜 되는가 왜 안 되는가 같은 질문들을 인정하고 또 계속 질문하기. 책을 읽으며 답을 찾으려는 욕구를 조금씩 내려 놓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