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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본스
애나 번스 지음, 홍한별 옮김 / 창비 / 2022년 6월
평점 :
창비 출판사 가제본 서평단에 선정되어 읽게 되었다. 가제본 도서는 정신 출간될 도서 분량의 50% 정도라는데 50%는 역시 아쉬웠다.
어밀리아의 시각으로 보는 트러블(1960년대 후반부터 1998년까지 30년간 지속된 북아일랜드 독립 투쟁을 둘러싼 혼란기)의 실체는 잔혹했다. 독립을 위해 어제의 친척이 오늘의 적이 되는 현실도 아이에서 어른이 되는 과정이 사라지는 것도 그리고 그 사이사이에서 일어나는 폭력과 폭행들이 여지없이 드러나는 것을 활자로 읽어 나가는 일은 불편하고 힘들었다. 끝났으나 끝나지 않는 영국과 아일랜드간의 트러블은 No Bones About It! (명백한 사실이다)
목요일,1969년-트러블은 목요일에 시작됐다. 돌러스 이모가 밖에 쏘다니지 말고 이제는 길 어귀에서 놀지도 말라고 했다.(p14)-아이들에게 트러블은 늘 함께 놀던 친구들과 더이상 같이 놀지 못하는 일이 되버렸다.
동기 없어 보이는 범죄, 1969~71년-제임시가 다음번 파견을 나왔을 때는 분위기가 전혀 달랐다. 이제는 영국군이 아도인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였지만, 어쨌거나 아도인으로 들어갔다.(p29)-이념은 이념이고 가족은 또 가족이니 믿을 수 있을 때까지는 믿는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십자포화, 1971년-평화에 대해 아는 게 뭐지? 누구한테 물어볼 수 있지? 물어볼 사람이 없었다. 어밀리아가 아는 사람 누구도 평화에 대해 아는 바가 없었다.(p51)-이 책에서 제일 마음이 갔던 문장이다. 트러블의 시대에 이질적이고 현실감이 없는 단어가 바로 '평화'가 아닐까.
보물창고, 1972년-방수포 위 다른 보물들 사이에. 이제는 '사소'와 '보통'만 남고 고무탄은 없었다. 어밀리아는 상실을 애통해했다.(p75)-오빠 믹으로부터 상실을 처음 체험하는 어밀리아를 보면서 트러블은 가족도 무너뜨림을 보았다.
무기의 실용적 사용, 1973년-아빠가 이렇게 여기 누워 있는데., 죽지 않았으나 망가진 채라면, 자기들이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p91)-트러블의 시대, 감정이 사라지고 생존만 남는다.
아기, 1974년-메리 돌런이 아기를 낳았다고 누군가가 말했다. 아기가 나오면서 문제가 있었는데 메리의 나이 때문이었을 거라고 했다.(p92)-어른이 보호해 주지 않는 세상의 소녀들은 무너질 수 밖에 없다.
아주 작은 부주의, 1975년-브로나는 체포되어 미성년 총기 사용이라는 죄목으로 기소되었고 나는 여러해 동안 브로나를 잊고 지냈다.(p109)-삶에서 작은 부주의도 조심해야 하는데 하물며 트러블의 시대에는 더더욱 주의해야 한다.
정치적인 무엇, 1977년-나는 그렇게 잘 안됐다. 예를 들어, '규칙 1'을 순간적으로 시행하기는 쉽지 않았고, '규칙2'는 아예 이해가 안 갔다. 뭔가 단단히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p117)-싸움의 규칙은 실제 상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잡다한 일들, 1978년-다들 처참한 일이다, 끔찍한 일이다, 안타까운 일이다, 영영 잊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그렇지 않았다. 모든 일이, 언제나 그렇듯, 그다음의, 새로운, 과격한 죽음에 묻혔다.(p147)-트러블은 더 큰 트러블을 몰고 온다.
메아리, 1978년-나는 앞으로 오랜 세월 동안 브로나를 다시 보지 못하리라는 예감이 들었다.(p165)-하지 말아야 할 말이 있다.
트러블, 1979년-어밀리아 입장에서는, 절대적으로 강간이고 당연히 강간이었지만 그렇다는 사실을 인정하지는 않을 터였다.(p180)-트러블은 가족을 망가뜨린다.
헌치 씨가 승기를 잡다, 1980년-사물이나 사람은 네가 그것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고 해서 해체되지 않아. 네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존재하지 않게 되는 게 아니라고. 네가 접하든 아니든, 좋아하든, 아니든 삶은 계속되고, 사실 등 돌리고 떠나는 건 너 자신일 때가 많잖아.(p193)-트러블은 사람을 제 정신에 있도록 두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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