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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풀 비즈니스 - 화이트 독 카페 창업자 주디윅스가 전하는 무한경쟁과 승자독식, 자연훼손으로부터 벗어나 모두가 잘 사는 방법!
주디 윅스 지음, 박여진 옮김 / 마일스톤 / 2014년 3월
평점 :
품절
'비즈니스'라는 단어 앞에는 어떤 수식이 어울릴까? 내가 생각하는 '비즈니스'란 굉장히 딱딱하고, 차가운 느낌이다. 그런데 이 책은 제목부터 다르다. 냉정한, 냉혹한, 차가운 느낌의 비즈니스가 아니라 '뷰티풀'이라는 수식이 붙는다. 굉장히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라고 생각했는데, 책 소개를 보니 저자 '주디 윅스'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기업가라는 생각이 들어 책을 펼쳤다.
p.45
그 무렵 나는 가끔 이상한 편지들을 받았다. (중략) 편지는 생체 해부 반대 단체에서 보낸 것으로 거기에는 페피같은 비글종 한 마리가 목줄을 푼 채 수술대 위에 있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그때 나는 동물들에게 고통을 주는 의학 연구와 소비자 제품 실험에 비글종이 가장 보편적으로 이용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 단체의 후원자가 되어 내 용돈을 보냈다.
위의 글에서 '페피'는 그녀가 키웠던 강아지의 이름이고, 이 일은 그녀가 10살일 때의 이야기이다. 10살 아이가 이런 일을 한다는 게 쉬운 일일까? 난 아직 주변에서 이런 이야기를 듣지 못했고, 그녀가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착한 기업을 만들고 이끌어나가는 그녀가 어릴 적부터 남달랐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p.18
나는 비즈니스란 곧 인간관계라고 배웠다. 이 말은 돈은 그저 수단일 뿐이고 중요한 것은 물건을 사거나 파는 사람 혹은 함께 일하는 모든 사람과의 관계이며, 나아가 지구 자체와의 관계라는 의미다. 내게 사업은 삶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이자 삶을 아름답게 만드는 방식이다.
책의 서두에 쓰인 그녀의 글이다. 이 부분만을 놓고 봐도 그녀가 어떤 마음가짐을 가진 사람인지, 얼마나 이로운 기업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인지를 충분히 알 수 있다. 그녀는 어떻게 이런 아름다운 기업을 만들 수 있었을까? 결코, 남들보다 여유가 있어서 할 수 있었던 일들이 아니다. 그녀 역시 첫 번째 남편과의 이혼으로 힘든 시간을 겪었고, 여자로서 느낄 수있는 차별때문에 겪는 시련도 있었지만 남다른 의지력과 소신이 있었기에 그 뜻을 펼칠 수 있었던 것이다.
p.74
우리는 이윤 창출에 목을 매는 기업과 차별화된 사업을 하기로 결정했다. 우리 가게를 비영리 사업과 유사하게 운영하기로 한 것이다. 다시 말해 우리는 먹고살 만큼 이상은 벌지 않기로 했다. 물론 그 '먹고살 만큼'과 이윤의 정도는 삶의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계속 바뀌었다. 그러나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우리 자신과 비즈니스, 사회에 '과연 어느 정도면 만족한가?'라는 질문은 끊임없이 던져야 한다는 믿음에는 변함이 없었다.
아마도 대부분의 기업은 '이윤창출'만을 목적으로 사업을 시작할 것이다. 처음부터 더불어 사는 삶, 지역사회에 이바지하겠다는 생각은 갖고 있지 않을 것인데, 그녀는 시작부터가 남다르다. 그리고 그 좋은 시작을 유지해 나가며 실천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끊임없이 믿음을 확인하려는 노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그런 기업이 있을까? 사실 난 대기업 중에는 떠오르는 회사가 없다. 무차별적인 개발, 비리 등으로 얼룩져 '기업 윤리'라는 말을 무색도록 한다. 최근 주위에 일어나는 일들을 봐도 '어떻게 하면 빠른 시간에 더 많은 부를 창출할 것인가?'라는 생각밖에 없는 이들밖에 없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들 때가 많다.
환경문제와 빈부격차의 문제는 세계적으로 심각한 상태이다. 잘못된 관행에 용기 있게 대항하고, 타인과 더불어 사는 삶이 무엇인가를 몸소 실천하는 그녀는 올바른 기업의 표본을 보여주고 있다. 무한 경쟁 사회에서 어떻게 하면 이기고 살아남을 것인가를 말해주는 게 아닌, 다 같이 잘 살 방법을 알려주는 것 같아 기분 좋은 책이었다. 기업가를 꿈꾸는 사람들이 꼭 봐야 할 책 아닐까? 진정한 비즈니스가 무엇인가를 배울 수 있는 좋은 지침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