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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한번은 묻게 되는 질문들 - 사소한 고민부터 밤잠 못 이루는 진지한 고뇌까지
알렉산더 조지 지음, 이현주 옮김 / 흐름출판 / 2015년 9월
평점 :
절판
어려서부터 마음속에 갖고 있는 생각 한 가지가 있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말자'
절대 남에게 피해를 주지 말고 바르게 살자는 것이다. 그런데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 살아가다 보면 본의 아니게 타인에게 손해를 끼치기도 하고, 또 때로는 그것이 잘못인 줄 알면서도 행할 때가 있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이 사는 일이 어찌나 힘든 것인지 시시때때로 느낀다.
조금 비약적으로 말하자면 사는 것 자체가 죄악이지 않을까 싶다. (이건 좀 심한가...?)
유치원에 다닐 때의 일이다. 6살쯤이었겠지? 할머니와 유치원 셔틀버스를 기다리는데 잔디밭에 예쁘게 핀 꽃들을 보고 할머니가 한 아름 꺾어 꽃다발을 만들어주셨다. 유치원 선생님께 주라며... 너무나도 예쁜 꽃들이었고 내 기분은 정말 좋았다. 내가 좋아하는 선생님께 꽃다발을 갖다 드릴 생각을 하니 어린 마음에 깨나 들떠있었다. 버스를 타고 유치원에 도착해 선생님께 꽃다발을 드리는 순간,
"이렇게 꽃을 꺾어오면 꽃들이 아파해요, 다음부터는 이러면 안 돼요~" 라고 말씀하시는 선생님.
즐거운 기분은 모두 사라졌고 내가 큰 죄를 저질렀구나 하는 생각에 조금 우울했었다. 그런데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한동안 내 머릿속에 꽃에 대한 생각이 고민으로 자리를 잡고 있었다. 너무 예뻐서 갖고 싶다는 마음과 꽃을 꺾는 건 나쁜 행동이라는 두 가지 마음. 물론 그 고민은 해결되었다. 잠시의 즐거움보다는 생명을 지켜주기로...
어려서는 큰 고민이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쉽게 정리할 수 있는 문제이다. 요즘엔 더 많고 더 어려운 문제들에 부딪치고 있다.
p.62 환경을 오염시키는 직업을 가졌다면 일을 그만두어야 하나요?
바로 요즘 내가 크게 고민하는 문제이다. 환경오염까지는 아니지만, 여하튼 이롭지 못한 부분도 있는 직업이라 생각되므로 고민이 많았는데 영 답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일을 그만둘 수는 없지 않은가.
이렇듯 이 책은 살면서 마주하는 순간마다 느끼는 고민들을 좀 더 깊이 있게 생각할 수 있게 도와준다.
책의 차례를 훑어보며 이 책은 나를 위한 책인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평소 내가 갖고 있던 고민들, 수없이 스스로 던지던 질문들이 곳곳에 담겨있었기 때문이다. 그 질문들의 답을 찾지 못하고 고민할 때마다 나는 현명하기보다는 우매한 쪽에 가까운 인간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조금 답답하곤 했는데 혼자 고민하기보단 책을 통해 조금은 생각을 다듬을 수 있었다.
정답은 없고 해결되지 않는 고민을 안고 있다면 이 책이 도움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