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튼 1 - 방랑하는 자연주의자, 늑대왕 로보 시튼 1
다니구치 지로 지음, 이마이즈미 요시하루 스토리 / 애니북스 / 2006년 4월
평점 :
품절


다니구치 지로의 다른 작품도 종종 찾아보지만 <신들의 봉우리>(총 5권)을 보고 난 후 난 그에게 무한한 신뢰를 보내게 되었다. 만화를 보면서 마치 장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이 기분은 뭘까? 내가 마치 높은 산봉우리 중턱 어딘가에서 고개 숙여 한기에 시달리며 벌벌~떨고 있는 기분마저 들었나고나 할까. 이야기의 힘인지, 그림의 힘인지 알 수 없으나 고집센 한 남자의 집요한 의지는 그림에 실려 고스란히 내게 전달되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자연을 만나게 된다. 어니스트 톰슨 시튼의 도회지에서의 좌절과 자연으로부터 해방을 맛보면서 간극을 통해 인간이 자연을 개척하며 부딪쳤던 상황들이 어렵고 고통스러운 모습보다는 활기차고 생기 있게 느껴지지만 분명 자연 속의 또 하나의 공존해야할 존재 야생동물들과의 만남은 피할 수 없는 숙명처럼 다가온다. 서로가 서로의 생존을 담보하지 못할 때 인간과 야생동물은 기력을 다해 적대적으로 대립할 수밖에 없다.

그 첫 번째 이야기에서 시튼이 만나는 존재는 악명높은 늑대왕 로보다. 먹이를 찾아 가축을 공격하는 로보는 너무나 지능적이어서 오히려 인간을 좌절하여 무력하게 만든다. 시튼에게 내려진 목표는 그 늑대왕 로보를 확인하고 잡아 더 이상 인간의 피해를 줄이는 것이다. 극한 대결이 그렇듯 그것은 서로의 생존이 걸린 문제이기에 더욱 치열할 수밖에 없다. 시튼은 로보를 사로잡아야 하지만 동시에 외경심을 가지고 바라본다. 또 하나의 영혼을 가진 존재.

 

그렇게 만화를 통해 또 하나의 영혼을 가진 존재 늑대왕 로보는 위협적이면서 두려운 힘을 보여주는데 다니구치 지로의 장점인 사실적인 묘사가 발판이 되어 전달한다.

 

세 권으로 이루어진 만화를 다 보면 시튼이 직접 쓴 동물기도 찾아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불가사의한 소년 7
야마시타 카즈미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소년은 그리 친절하지 않다. 꽤 시니컬한 표정과 말투로 다가온다. 그러나 그는 외면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에게 신뢰감을 갖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간만에 <불가사의한 소년> 7권을 접했다. 마침 같은 작가의 <천재 유교수의 생활> 몇 권을 읽고 난 후여서 같은 작가의 작품으로 비교가 가능했다. 분명 다른 맛을 간직하고 있는데 유교수에겐 인간에 대한 무한한 신뢰가 담긴 호기심, 즉 관심을 품고서 대하지만 불가사의한 소년은 한 발짝 물러선 거리감을 갖고서 전체를 보려고 한다. 그래, 그런 대로 좋다.

 

몇 년 전 불가사의한 소년을 접한 후로 간만에 읽으면서 잊혀졌던 아련한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왜 만화가 더 이상 나오지 않는지 궁금하다. 아쉽게도 8권은 중고조차 구할 수 없어 출판된 전부분을 읽지 못했다. 만화도 부지런히 구입해서 읽어야 하나부다. 소년의 불가사의함을 통해 인간의 불가사의한 모습을 끄집어내어 밝혀주고 있다. 환상적이면서 집요한 고집이 있고, 혼란스러우면서도 불완전함이 주는 부분에서 서로에게 배려를 배우게 된다. 반복되는 고백이지만 불가사의한 소년을 계속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