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터디 위드 X 창비교육 성장소설 9
권여름 외 지음 / 창비교육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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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스센스급 반전 학교 괴담

『 스터디 위드 X 』


여름, 공포, 비 오는 날

3가지 공통점으로 떠오르는 것은 무서운 귀신 이야기이다.

학교 다닐 때는 더없이 많은 괴담들이 유행했고, 아이들과 함께 즐겨 이야기했다.

필자가 학교를 다니던 시절에는 빨간 마스크, 홍콩할매, 콩콩콩, 분신사바 등이 유행했고, 

학교 괴담을 주제로 한 영화가 유행했었다.

필자의 학교는 오래된 학교다 보니 학교에 대한 이야기들도 많았다.

​'학교 운동장이 공동묘지여서 밤이면 파란 불빛들이 나타난다.'

'밤이면 이순신 동상이 눈을 뜬다. 이순신 동상이랑 눈을 맞추면 죽는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이순신 동상이 정말 눈을 뜨는지 확인하러 여름밤을 지키는 아이들이 모이기도 했었다.

담력 테스트라는 명분하에 깜깜한 밤에 학교 운동장을 돌아 건물 내부에 있는 물건을 찾아오기도 했다.

​​

여전히 아이들은 교실에서 무서운 이야기를 해달라고 한다.

무서운 이야기의 말미에 항상 하는 말이 

"네 옆에 봐!"

"웍!"을 외치며 아이들을 놀라게 한다.

오싹하지만 시원한 웃음이 따른다.

어린 시절 그토록 무서운 이야기에 집착한 이유는 무엇일까?



여름을 겨냥해 출간한 학교 괴담집 『 스터디 위드 X 』가 출간되었다.

청소년 성장소설답게 학교를 배경으로 한 공포 괴담 모음집이다.

시대가 변한 만큼 주제나 형식의 변화도 있었다. 학교가 배경이지만 SNS를 활용한 괴담도 추가되었다.

공포 소설이라 오싹함을 느끼기도 했지만 학교가 하나의 공포가 되어 살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에 가슴이 아팠다.

무한 경쟁이라는 틀 안에서 서서히 말라가는 모습,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 카톡 대화방에서의 사이버 폭력, 낙인 등 아이들의 노력을 보며 참담한 현실 같아 속이 아리고 아팠다.


『 스터디 위드 X 』에 실린 소설들은 괴담을 주제로 흥미를 끌기 위한 여름소설 같지만 실상은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교육 현실을 많이 반영하고 있다. 특히 무한 경쟁, 성장 지상주의, 따돌림, 사이버 폭력 등 다양한 주제와 현실 문제들을 다루고 있어서 조금 더 우울하고 무겁게 읽었다. 변하지 못한 학교 현실이 답답했다. 악의적 서술은 없으나 상상할수록 무서운 이야기이자 반전이 숨어있는 『 스터디 위드 X 』이다. 생각할수록 무서운 책이다. 단순히 무서움과 흥미라는 측면뿐만 아니라 학교교육과 현실, 아이들이 경험하는 학업 스트레스와 공포라는 측면에서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들도 함께 읽고 생각했으면 하는 책이다.

성장하고 있는 우리 아이들이 주체적 존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때론 공포가 찾아와도 시원하게 웃으며 즐길 수 있는 공포 소설처럼 가볍게 잘 견디고 지나기를 바라는 마음을 보태본다.

『 스터디 위드 X 』는 불확실한 미래를 향한 두려움과 현실의 불안함을 공포라는 주제로 표현한 책이다. 『 스터디 위드 X 』를 통해 청소년들이 가지고 있는 두려움을 이해하고 위로받는 시간이 될 것이다.


『 스터디 위드 X 』는 개성 넘치는 6명의 작가들이 쓴 이야기로 이루어졌다. 학교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공포라는 요소를 추가해 다양한 주제와 소재로 표현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이야기마다 작가들의 개성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

『 스터디 위드 X 』는 학교 괴담집이지만 직접적인 표현을 한 자극적 소설이 아니다. 글을 읽으며 장면을 상상하다 보면 더 오싹해지는 책이다. 시대가 변한 만큼 학교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SNS가 새로운 소재가 되어 이야기의 풍미를 더한다. 아이들이 학교생활을 하게 되면서 느끼는 공포, 질투, 폭력, 두려움 등 미묘한 감정들 가지 잘 표현하고 있다. 여름에는 역시 괴담집이지.


스터디 위드 미 - 이유리

「스터디 위드 미」 조용하지만 강한 한 방이 있다. 특히 반전이 2번이나 등장하고 있어서 마지막까지 집중해서 읽었다. 마지막 반전은 다시 생각해도 소름이 돋는다.

「스터디 위드 미」는 전교 1등 ‘수아’의 공부 브이로그를 시청하던 ‘소연’이가 유튜브 영상에서 의문의 귀신을 발견하면서 시작된다. 귀신 붙은 수아를 걱정하며 소연이는 많은 고민 끝에 수아에게 사실을 털어놓는다. 하지만 수아의 반응에 반전이 있다. 수아가 들려주는 뜻밖의 이야기에 적잖이 놀랐다. 이게 끝이 아니다. 최후의 반전은 대화 후 이어지는 소연이의 한마디에 등골이 서늘해졌다. ​

전교 1등과 2등 사이의 미묘한 갈등과 스터디 브이로그를 하면서 귀신 소동을 일으키는 전교 1등의 모습에 안쓰러움이 가득했다. 성적과 등급에 우선되는 아이들의 생활도 딱하기는 마찬가지다.


카톡 감옥 - 윤치규

「카톡 감옥」은 학교 폭력 피해자 ‘준우’와 그가 고등학교에서 새로 사귄 친구 ‘상현’과 카톡 단톡방을 통해 가해자들을 응징하는 내용이다. 상현이가 적극적으로 주도하면서 만들어진 채팅방. 하지만 그 누구도 나갈 수 없는 채팅방. 초대된 가해자들은 무차별적 공격에 무방비 사태가 되고 가해자들은 괴로움에 몸부림친다. 요기까지는 어느 정도 예상되는 범위였다. 하지만 마지막에 밝혀지는 상현의 정체가 서늘했다.

친구관계, 집단 따돌림과 괴롭힘. 즐거워야 할 학교생활이 지옥 같다면 얼마나 힘든 시간이겠는가. 「카톡 감옥」을 통해 아이들의 학교폭력뿐만 아니라 사이버 상에 이루어지는 괴롭힘까지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된다.


벗어나고 싶어서 - 은모든

「벗어나고 싶어서」는 수업 중인 교실을 배경으로 아이들과 선생님의 모습이 평화롭게 그려지는 모습이다. 어릴 적 수업하시려는 선생님께 '첫사랑' 이야기를 해달라며 졸랐던 그 모습들이 그대로 떠올랐다. 학생 ‘윤재’는 교사 ‘미진’의 줄다리기가 예상되는 풍경이라 정겨웠다. '무슨 괴담이 이래?'라는 생각이 들 때 윤재와 미진의 대화 속에서 교실의 비밀이 밝혀진다. "아!" 하고 탄식이 난다.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모인 영혼들이 모인 학교. 보름달이 비치는 교실에서 이러우지는 각자의 이야기에서 슬픈 영혼들을 따뜻하게 보듬어준다. 이 글을 읽게 될 아이들이라면 한 번쯤은 공감을 통해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영고 1830 - 권여름

「영고 1830」은 매년 1학년 8반 30번이 되는 학생에게는 어떤 식으로든 불행이 닥친다는 명문 고등학교인 영흥고등학교에 입학한 ‘희준’의 이야기다. 영고는 성적순으로 반 배정을 하고 학급 번호를 매긴다. 1830은 1학년 8반 30번. 바로 전교 꼴찌가 가지는 번호이다. 영고의 전설 중 하나가 1830은 불행을 겪게 된다는 이야기다. 명문저주에 딱 걸린 희준은 살기 위해 버티기 위해 발버둥을 치지만 희준이는 시름시름 신경 쇠약에 젖어들고, 급기야 학교를 발칵 뒤집는 사건까지 자초한다.

「영고 1830」는 우리나라의 입시제도를 격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해할 만한 기억이자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일 것이다. 지나친 성적 지상주의와 성과 중심의 결과를 중시하는 학교의 모습을 풍자한다. 늘 성적과 석차에 예민할 수밖에 없는 학생들에게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금 이대로도 충분해! 잘하고 있어."라고 토닥토닥 응원해 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한국의 입시와 그에 대한 압박감을 겪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학창 시절 기억이, 혹은 당장의 현실이 환기될 섬뜩한 작품이다.


그런 애 - 조진주

「그런 애」는 배우가 되기 위해서 꿈을 향해 열심히 도전하는 솔희가 등장한다. 카메라 앞에서는 빛이 나는 솔희. 하지만 솔희는 세상의 기준에 작아지는 자신을 극복하기 위해 SNS에 노출 사진을 올리게 되고, SNS 상에 사진이 확산되면서 여러 소문에 상처를 받게 된다. 솔희는 소중한 것을 바쳐야 소원을 들어주는 구덩이를 찾아가 소원을 빌었고, 소원을 이루기 위해 받친 솔희의 USB를 예나가 발견하게 된다.

학교 뒤편 구덩이에 얽힌 슬픈 전설과 두 소녀의 고민과 꿈을 찾기 위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찾아간 구덩이. 구덩이를 향해 두 아이이의 선택한 결정을 절로 응원을 하게 된다. 아이들이 꿈을 향해 시작할 수 있는 힘을 주고 싶었다.

「그런 애」는 카메라 앞에서 상품화되고 있는 아이돌 그룹, 아역배우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예민한 성장기에 겪어야 했던 많은 고민들과 갈등의 일부 모습을 보는듯했다. SNS 낙인 또한 아이들을 괴롭히는 것 중 하나다. '그런 애'로 낙인찍히게 되면 사실 여부는 큰 상관이 없다. 그런 애가 되어 모든 것을 감당해야 하는 현실 사회의 모습을 비판하는 것 같다.


하수구 아이 - 나푸름

「하수구 아이」는 주인공이 초등학생 때 유행했던 소문에서 출발한다. 학교 후문 하수구에 사람이 산다는 괴담에서 시작해 그곳에 사는 것으로 지목된 한 아이를 다시 떠올리게 된다. 잊힌 학교 괴담은 고등학생이 되어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하수구 괴담을 듣고, 주인공 학교에 있었던 하수구 아이를 떠올렸다. 기억이라는 것이 모두에게 같을 수는 없다. 이야기가 밝혀질수록 어떤 것이 참이고, 어떤 것이 거짓인지 더욱 혼란스러워진다. 진실이 가진 무서움. 이야기의 탄생과 낙인.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은 죄다. 동조와 방조를 통한 묵인과 동의가 되는 것이다.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밝혀지는 나와 그 아이의 관계, 괴담 속 진실들은 무서움을 넘어 슬픈 현실을 생생하게 마주하게 된다.


학교 괴담은 예나 지금이나 자주 오르내리는 이야기다. 아이들의 두려움과 공포심을 먹으며 힘을 키워나가는 괴담.

시대가 변하는 만큼 이야기도 새롭게 구성되어 전승되고 있다.

『 스터디 위드 X 』를 통해 불안과 두려움에서 벗어나 잠시 머리를 식힐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오싹하고 시원한 학교 괴담 『 스터디 위드 X 』 올여름 공포 소설로 추천한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쓴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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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솔로지 - 호모사피엔스가 지구의 지배종이 될 때까지의 거의 모든 역사
송준호 지음 / 흐름출판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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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사피엔스의 세계 정복

인류의 발전과 미래에 대한 대비

『 사피엔솔로지 』

인류의 시간을 24시간으로 본다면 마지막 30분을 남겨두고 빠른 변화와 현대를 지나고 있다.

사실상 생활의 변화는 산업혁명기를 거쳐 정보통신기술, 과학기술의 발달로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 사피엔솔로지 』는 태초 인간이 형성된 유인원에서부터 호모사피엔스까지 현생인류의 발달과 관련된 이야기를 다양한 시각으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많은 인류 중에서 가장 오랫동안 살고 있고 현대를 지배하고 있는 호모사피엔스를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 사피엔솔로지 』는 사피엔스가 세계의 지배종이 될 수 있었던 이유를 의학적 지식과 생물학적 관점에서 해석하고 있다. 역사적인 변화와 함께 나타난 변화 모습들에 익숙한 필자에게 생물학적, 의학적 측면에서의 분석은 새로운 시각에서 역사적 변화를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해석적 측면에서 역사적 시각의 부분적 측면들도 반영되어 단순히 인문학적으로 해석이 불가능했던 측면들을 설명하여 흥미롭게 읽었다.

『 사피엔솔로지 』를 읽는 동안 『 총, 균, 쇠 』, 『 사피엔스 』, 『 이기적 유전자 』의 내용들이 떠올랐다. 기존의 도서들이 지리적 측면에서 서술했다면 『 사피엔솔로지 』는 생물학적 관점에서 접근했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그렇다고 단순히 생물학적 측면만 강조하지는 않는다. 설명을 위한 역사적 사실과 해석들도 접목되어 전반적인 역사적 흐름이나 사피엔스의 변화 모습을 이해하기 좋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위기를 맞이하고 있는 우리들에게 사물의 이치 즉, 인류의 기원을 아는 것이 피해를 줄이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저자가 『 사피엔솔로지 』를 저술한 이유이다.

『 사피엔솔로지 』에는 개념, 과학적, 생물학적 연구 결과들이 자주 등장하는 데 주석을 달아두어 별도로 찾아보지 않아도 될 만큼 자세하게 부연 설명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전문서적처럼 어렵게 저술한 것이 아니라 술술 읽히는 부분들이 많았다. 특히 앞부분에서는 진도가 쉽게 나갔다. 가독성도 좋았고 지식 습득이라는 측면에서도 충분히 다양한 정보들을 습득할 수 있어서 유익했다.


『 사피엔솔로지 』

사피엔스 이야기 일 것 같은데

처음 보는 단어에 더 궁금증이 생겼던 도서이다.

사피엔솔로지’는 현생인류를 지칭하는 ‘사피엔스(Sapiens)’와 ‘학문’을 뜻하는 접미사 ‘-ology’를 결합해 창안해낸 용어로, ‘현생인류에 대한 학문'

본문 중

사피엔솔로지는 현생인류를 뜻하는 말로 저자가 직접 만든 이름이라고 한다. 뜻을 알고 나니 저자의 편찬 의도가 눈에 들어왔다. ​

"호모사피엔스가 지구의 지배종이 될 때까지의 거의 모든 역사"라는 소제목답게 사피엔스를 집중적으로 탐구한다. 특히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이 책을 처음 구상할 때는 의학과 생명공학 기술에 진화학과 사회생물학을 융합해 분야를 넘나들며 인간의 생물학적 특성을 다뤄보려 했다"라고 밝혔다.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시각의 해석이라 읽기 전부터 기대감이 컸다.

『 사피엔솔로지 』가 의학적 측면만 강조했다면 읽다가 포기했을 텐데 의학뿐만 아니라 인류학, 심리학, 사회학 등 다양한 분야를 통찰적 시각으로 분석해 호모사피엔스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입체적으로 분석했다.


『 사피엔솔로지 』가 인류의 기원에서 출발해 인류의 발달 과정에 대한 설명만 담았다면 단순 인류학에서 머물렀겠지만 저자는 기후, 에너지 문제, 초지능 등 인류를 위협하는 실존적 문제들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까지 담고 있어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한 종합 인문학 도서이다.


호모사피엔스는 어떻게

지구에서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종이 되었을까?

『 사피엔솔로지 』는 7장에 걸쳐 호모사피엔스가 어떻게 생물학적 굴레와 유전 법칙을 벗어나 현대 사회를 구축한 과정과 미래 지구 운명과 관련해 현대사회의 불안요소와 미래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담고 있다.


20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낸 호모사피엔스가 무에서 유를 창조하게 된 비결을 지능, 혁신 본능, 통제 욕구로 설명한다. 이 세 가지 요소를 뇌 구조에서 흘러나온 생물학적 표현으로 보고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한 결과를 도출했다.

1장(‘구별: 독특한 생물의 탄생’)에서는 우리의 기원을 다룬다. 1장에서는 아프리카 열대우림에 살던 대형 유인원의 한 그룹이 형제 종들과 결별하고 아프리카 대륙을 벗어나는 이야기를 담았다. 전체 7장 중에서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장이다.

자연상태에서 지극히 나약한 선행 인류가 선택한 직립보행이 일부일처제의 분업 때문에 진화했다는 주장에 상당한 설득력이 있었다. 보급 가설, 수생 유인원 가설, 사바나 가설 등 익히 알고 있었던 직립보행과 생활 모습의 변화가 아닌 새로운 시각은 흥미로웠다.

인간 지구력의 비결이 직립보행이라니. 직립을 하게 되면서 나타난 의학적인 신체 변화와 진화의 과정이 저자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의학적 측면에서 진화 과정을 설명한 부분, 질병과 유전의 인과 관계로 설명한 네안데르탈인과 호모사피엔스는 필자가 접해보지 못한 비교 방식이라 유익한 설명이었다.

2장(‘각성: 깨어난 정신’)에서는 작고 매끈한 포유류의 뇌에서 엄청난 영양을 빨아들이는 주름 가득한 기관으로 바뀐 우리 뇌의 지능과 다음을 담아 가는 과정을 담았다. 이 과정에는 기적적인 우연과 창발의 요소가 뒤섞여 있다. 지능과 마음이 발달하고 시간적 자아가 생겨남에 따라 호모사피엔스는 비로소 기억(과거)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일(미래)을 상상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인간의 언어적 능력은 인류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통합하는 발판으로 작용한다.

구석기 시대의 동굴벽화와 장신구를 인지 혁명의 상징으로만 본 것이 아니라 '공감'능력으로 표현한 부분에서는 이마를 쳤다.

'굴절 적응'(환경이 바뀌면서 원래 용도에서 다른 용도로 방향을 바꾸는 적응)을 구체적 예시로 설명하고, 인간의 '적응진화'를 분석했다. '구성적 언어', '전일적 언어'를 통해 언어를 단순히 정보 교환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사회 적응을 하기 위한 수단으로 등장했고, 언어를 통한 그루밍이 사회를 변화 시켰다는 사실. ​

인류가 생존하고 번식하기 위해 언어를 필요로 하는 것처럼 언어도 번식을 위해 인간을 필요로 한다

태런스 디컨

3장(‘결속: 성과 양육과 협력’)은 포유류답게 종의 번성을 가능하게 한 동력인 성과 양육의 본능이 어디에서 기원했는지, ‘이기적 유전자’로 표현되는 이기적인 본성 가운데에서 어떻게 인류 최대의 강점인 협력이 가능했는지 알아본다.

포유류로서의 인간의 생물학적 본성을 성, 양육, 가족의 친화적 기원을 다룬다. 가족 시스템은 농업사회의 정착 생활과 함께 찾아온 시스템으로 인류 폭증의 비결이다.

그뿐만 아니라 이타심과 협력은 호모사피엔스를 지구에서 가장 강력한 종으로 만든 특성이다. 이기적 개체들이 득실거리는 사회에서 인류가 다음 단계로 진화할 수 있었던 원동력을 조직적인 협력으로 분석했다.


4장(‘구축: 새로운 생태계’)에서는 인류가 특유의 혁신 본능과 통제 욕구를 발휘해 본격적으로 지구를 장악하고 개조해나가는 과정을 그렸다. 빙하기가 끝나고 농업혁명 이후 호모사피엔스가 도시와 국가를 건설하고, 전 지구적인 네트워크 형성, 산업혁명과 화석 문명을 시작하고, 대가속과 통제의 시대를 거쳐 오늘날 사이버-메타버스 시대로까지 향해 온 전 과정을 되돌아본다.

특히, 빅데이터를 새로운 자원으로 보고 데이터를 채굴, 가치 있는 의미를 분석해 통찰을 얻어내는 것, 즉 정보의 힘이 권력을 가지고 사회를 변화시킬 것이라는 초점에 많은 공감이 되었다.

4장까지는 가독성이 좋았다. 역사적 사실에 생물학적 관점의 인류 발달과정은 새로운 관점 때문인지 더 흥미롭게 읽었다.


5장부터는 인류의 가치를 높여준 최종 병기 '뇌'에 대한 비밀을 파헤친다. 점차 신이 되고자 하는 인간의 모습들을 담고 있다.

5장(‘해독: 판도라의 상자’)과 6장(‘초월: 약 설계’)은 인류가 생명의 비밀이 담긴 유전자와 우리 종의 핵심 역량인 뇌, 그중에서 신피질에 대해 어디까지 알아냈으며, 어느 수준까지 조작하고 모방할 수 있는지, 앞으로 그 기술들은 얼마나 더 발전할지 등에 대해 알아본다. 인류는 이제 초보적인 단계이지만 유전자 정보만으로도 원시적인 수준의 생명체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세상과 신체의 경계가 희미해지는 요즘 어디까지를 인간으로 보아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답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7장(‘위기: 실존의 위협’)에서는 호모사피엔스가 지금까지 이룬 성과가 불러일으킨 실존적 위험을 담았다. 오늘날 인류가 만든 핵, 유전자 편집, 인공지능, 환경오염과 기후 온난화 등으로 다양한 위기에 노출되어 있다.

'우리는 신인류로 진화할 것인가, 아니면 종말을 맞이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답을 해야 할 차례이다. ​


의학, 인류학, 심리학, 사회학 등 학문의 경계를 넘나드는 『 사피엔솔로지 』

호모사피엔스의 장대한 역사를 한 권에 담았다.

『 사피엔솔로지 』는 호모사피엔스의 기원에서부터 인류가 앞으로 맞이할 미래까지를 담고 있는 호모사피엔스의 대서사시다. 수만 년에 걸친 호모사피엔스의 역사를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한 연과들을 토대로 스토리로 엮은 책이다. 초보자도 쉽게 읽을 수 있어서 호모사피엔스가 현대사회를 지배하게 된 이유를 알게 될 것이다. 물론 종말을 앞둔 미래사회에 대한 위기의식과 경각심도 담아두었다. 인간의 본질을 다양한 측면에서 분석하고 있어서 사고를 확장 시킬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된다.

미래사회에 어떻게 적응해나가야 할지 방향성을 찾고 싶은 분.

생명과학을 비롯한 각 분야 신기술의 발전이 궁금하신 분.

인간의 본질에 대해 인간의 기원부터 인문학적 교양을 쌓고 싶은 분에게 『사피엔솔로지』를 추천한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쓴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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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 (미나리마 에디션)
J.K. 롤링 지음, 미나리마 그림, 강동혁 옮김 / 문학수첩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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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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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인류 - 죽음을 뛰어넘은 디지털 클론의 시대
한스 블록.모리츠 리제비크 지음, 강민경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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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인간 AI와 디지털 인간의 존엄성

나의 불멸을 원하는가?


『 두 번째 인류 』

몇 년 전 가왕 신해철, 가객 김광석을 AI로 만났다.

AI로 재탄생한 가왕 신해철이 AI DJ로 나타나 음악을 들려주고, 가객 김광석이 옥주현과 함께 생전의 목소리로 노래를 들려주었다.

당시 가왕과 가객의 노래를 들으며 AI 기술에 감탄했었다.

비록 기존의 목소리와 영상들로 만들어진 모습이지만 그들의 노래를 들으며 함께 이야기할 수 있다는 사실에 살짝 흥분했었다.


반면 손석희 기자의 방송을 여러 개 보여주면서 '어떤 것이 진짜 손석희 기자의 목소리일까?'라는 질문에 답을 찾기가 어려웠다.

'딥페이크 동영상'으로 가짜 뉴스가 판치는 세상에서 진짜를 찾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기술이 발전하는 만큼 장점과 단점이 함께 공존하기에 판단 능력이 꼭 필요하다.


3년 전 'MBC 스페셜-특집 VR 휴먼다큐멘터리 너를 만났다'에서 엄마가 그리운 딸을 만나는 과정을 프로그램으로 편성했었다.

비록 가상의 공간이지만 엄마가 그리운 아이를 만나는 모습을 보면서 한참을 울었던 기억이 난다.

엄마가 아이를 만나면서 아이의 그리움에 대한 위안이 되겠다는 생각과 그것을 온전히 지켜보는 가족들의 모습을 보면서 여러 생각들이 교차했다.


손만 뻗으면 닿을 수 있는 거리지만 엄마는 그토록 원하는 딸을 안을 수가 없었다. 지켜보는 가족들에게 엄마의 모습은 그저 허공 속을 헤매고 있을 뿐이다. 나연이는 진짜 딸의 환영으로 보였을까? 엄마에게 그리움을 잠시나마 해소할 수 있는 시간이었을까? 영상으로 만난 딸의 모습에서 엄마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지켜보는 가족들의 표정에서도 다양한 감정들을 읽을 수 있었다.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은 디지털 시대에 맞에 죽음에 대한 디지털 애도나 생전의 모습을 복원해 다시 만나게 하는 디지털 클론의 시대에 접어들었다.

『 두 번째 인류 』에서는 디지털 시대를 맞이한 우리들은 어떤 생각과 문제점을 인식해야 하는 것인가에 대한 원론적 질문을 던진다.



무수히 많은 나의 정보들이 가상공간에서 확산되고 있는 중이다. 심지어 내 의사와 상관없이 나의 정보들이 언제든 재생산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죽음을 맞이하였으나 그들이 가상공간에 남긴 흔적들은 디지털 유령이 되어 가상공간을 헤매고 다닌다.

최근에는 보고 싶은 사람들을 기리기 위해, 언제든 볼 수 있는 마음을 충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디지털 클론이 탄생하고 있다.

사후에 무수히 많은 나의 정보들이 재생산된다면 어떤 느낌일까? 생각만 해도 끔찍할 것 같다. 주체는 사라지고 객체만 떠도는 죽은 자의 유령도시가 될 것 같은 느낌!

이제는 영혼이, 유령이 디지털 가상공간 속에서 살아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 두 번째 인류 』에서는 가상공간에서의 인간 복제와 제2의 인류 모습에 대해 진지하게 문제의식을 가지고 생각해 볼 것을 제안한다.

앞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에서도 꼭 해결해야 할 문제의식이기도 하다.


인간이 죽은 다음에 무슨 일이 벌어질까?

인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질문 중 하나이다.

진시황제는 왜 불로초를 찾으려 했을까?

길가메스가 불멸을 찾아 떠난 이유가 무엇일까?


인간의 불멸, 영원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디지털 세계에서는 큰 변화가 생기고 있다.

'인간의 영생을 디지털 사회에서는 어떻게 부활 시킬까?'라는 주제로 많은 연구와 결과물들이 도출되고 있다.

인간의 불멸을 디지털 가상공간에서 새롭게 탄생시킨 '디지털 불멸성' 시장이 활발하게 개척 중이다.

디지털 세상에서 '불멸자'가 되기 위해 모든 것을 거는 사람들까지 생겨났다.


사랑하는 사람을 디지털 복제 인간(클론)으로 부활시키려는 의도는 무엇일까?

클론을 통해 얻고자 하는 가치에 대한 의문이 생겼다.


인간의 자아상에 디지털 클론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기술에 의해 디지털 세상에서 영원히 사는 존재가 되었다고 해서 영원히 사는 존재가 될 수 있을까?

디지털 복제인간 (클론)을 되살릴 권리는 누구에게 주어지는 것일까?

클론에 대한 권리는 유가족일까? 망자의 데이터를 가지고 개발한 기업일까?

앱에 설치된 클론이 남겨진 사람들의 슬픔을 대체할 수 있을까? 오히려 클론과 대화를 하면서 더 쓸쓸하거나 외롭지는 않을까?

클론은 양날의 검과 같다. 그리움에 대한 약이 될지 독이 될지 판단에 대한 양면성이 크다.


『 두 번째 인류 』에서는 클론에 대한 무수히 많은 의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디지털 클론을 만든 사람들이나 다른 접근법을 통해 디지털 인간을 개발하고 있는 개발자들을 찾아 전 세계를 다녔다. 저자는 육체와 영혼, 의식과 실재, 생명과 죽음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으려고 한다.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문제 제기이다. 이 기회를 빌어 AI와 인간에 대한 깊은 성찰을 한 시간이었다.


죽음은 어느 순간 급작스럽게 찾아오기도 한다.

우리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


『 두 번째 인류 』에서는 살아있는 동안의 무수히 많은 기록으로나마 아버지를 살려두고 싶은 마음을 반영했다.

과연 아버지는 대드봇을 보고 행복했을까? 나와 닮은 꼴을 직접 만났을 때 어떤 마음이 들었을까?

삶의 마지막 순간이 다가왔을 때 우리에게 중요한 기억으로 남는 이야기는 과연 어떤 것일까?

내가 남기고 삶의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디지털 기술이 사람들을 위로할 수 있을까?



몇 년 전 죽은 이후에도 사랑하는 사람에게 메신저를 보내고, 이메일, 사진, 문자를 보내를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했다. 매달 요금을 내면 가입자가 사망 후 즉시 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런 류의 스타트업 사업을 오래가지 못했다. 디지털 서비스는 사람들을 위로할 수 없고 가상공간의 차가운 기술로 존재할 뿐이라는 것을 확인하는 꼴이 되었다.

하지만 많은 기업들이 '디지털 불멸 레이스'에 참여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문자, 소셜 포스팅, 사진, 통화 기록, 이메일 등 개인의 '소셜 데이터'를 모아 챗봇을 훈련시켰다. 고객들로부터 직접 받은 데이터들로부터 생물학적인 죽음으로부터 벗어나 디지털 세상의 삶으로 새로운 전환이 시도하고 있다. 남겨진 유가족과 친구들을 위해서.


인간과 가상공간의 클론과 사랑이 가능한가?


영화 <그녀>에서 주인공은 디지털 친구인 사만다와 항상 함께하며 모든 것을 공유한다. 일반의 연인처럼 사만다는 주인공을 가장 잘 이해하며 주인공과 늘 같은 자리에서 지켜준다. 주인공은 자신을 오롯이 이해하는 사만다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영화 <그녀>는 '과연 인간과 기계의 사랑이 가능할까?'라는 질문에 대해 인간과 기계의 연애에 편견 없는 시선으로 바라보는데 기여했다. 하지만 영화 끝부분에서 새로운 디지털 시대가 열렸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제기한다. 주인공과의 낭만적인 사랑이 사만다에게는 수천 명의 다른 고객과도 동시에 사랑을 한다는 것이다. "나는 당신에게 속해 있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해."라는 사만다의 말을 통해 디지털 세상 속 사랑이라는 개념의 정의가 필요하다는 생각할 거리를 제시한다.


디지털 시대 죽음과 애도에 대한 태도를 둘러싼 사회문제


죽은 사람을 디지털 세상에서 되살리려는 노력을 정신건강에 문제가 될 수 있음을 경고한다.

고인과 작별하는 장례식이나 추도식은 죽음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과정이다. 의식을 치르는 동안 죽음을 인정하고 상실감 때문에 발생하는 정신적인 고통을 겪지 않도록 방지할 수 있다. 하지만 디지털 세상에서 만들어진 이터나임이나 대드봇같은 기술은 고인과의 대화를 가능하게 하여 고인이 아직도 세상에 존재한다는 상상을 강화하고 슬픔을 지속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음으로 인한 이별에는 애도가 필요하다.

펑펑 울면서도 가상의 모습에서 만나게 되는 가족, 친구들이 모습을 통해 제대로 된 이별을 준비하지 못하게 된다.

오히려 디지털 영면은 현실적인 삶의 혼란을 가져온다는 말에 공감을 한다.

디지털 인간은 그리움에 대한 보상인가 가치관의 혼란인가

우리가 죽은 이후에도 나의 흔적들이 가상에서 떠돌며 영면한다면 참으로 무서운 일이다.


디지털의 무서움! 기계가 우리를 지켜본다!


사람들은 많은 일과 생각들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기억의 오류가 발생한다. 하지만 가상 공간은 '스스로 인식할 수 없지만 알고리즘은 인식할 수 있는' 데이터가 매 순간마다 저장되고 있다. 이 글을 포스팅하는 필자에게도 이 순간의 기록은 빅테이터로 남게 된다.

빅테이터의 능력은 무궁무진하다. 내가 모르는, 나만 아는 나만의 정보들이 가상공간에서 버젓이 돌아다니고 있다.

과연 챗봇이나 클론은 '인간의 부활인가? 정보의 축적인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디지털 시대에 인간은 어디까지 예측 가능하며 얼마나 조종 가능할까?

곧 '기계 인간'이 될 운명인가? VS 기계가 인간화될 것인가?


데이터의 전지전능함을 지지하는 사람들도 우리의 삶은 점점 더 많은 영역을 알고리즘과 빅데이터로 최적화한다는 아이디어에 대한 반론이 필요하다. 아이폰 광고처럼 누군가의 알고리즘은 우리의 정보를 모두 수집 중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일어날 행동이 예상되거나 우리의 행동을 미리 제안한다. 가령 알고리즘이 관심분야의 영상, 제품을 추천하는 것처럼.

디지털 시대에는 죽음과 애도를 둘러싼 사회 문화가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디지털 공동묘지는 새로운 가능성의 문을 열어 추모와 애도 문화를 바꾸게 될 것이다.

'디지털 영혼'은 한 개인의 디지털 도플갱어와 다른 죽은 자들과 산 자들의 디지털 도플갱어가 한 네트워크 공간에서 함께 존재한다. 고인의 디지털 흔적들이 디지털 영혼의 형태로 죽은 자들의 네트워크인 클라우드 저장소에서 계속 살아가며 관계를 형성하고 각자 변화할 수 있게 된다.

과연 디지털 공동묘지는 새로운 가능성이라 할 수 있을까?

죽은 사람의(비활성화된) 계정이 산 사람들과 함께 많은 소셜 미디어에서 웹서핑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상상하니 소름이 끼친다.

네트워크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남아있는 가상의 공간에서 남아진 인간의 흔적이 을씨년스럽다.

이미 흩어진 나의 기록들을 과연 어떻게 지울 수 있을까? 이 글을 남기면서 조심스러워진다.



가상 속 생명 연장의 꿈은 기술의 승리인가? 인간 가치의 상실인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만들어지는 디지털 인간의 개발은 인류의 가장 중요한 재산을 잃게 된다. 바로 자유의지이다. 인간은 더 이상 깨우친 존재로 행동의 자유를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한 정보 운반자로 전락하게 된다. 인공지능이 설정한 목표에 맞는 행동을 하는지 시스템이 감시하기 때문이다. 자유로운 민주주의 세상 같아 보이지만 실상은 디지털화된 감시 국가만이 존재하게 된다. 클릭만으로도 우리의 행적이, 빅데이터들이 자신을 표출하고 드러내기 때문이다.



디지털 유산 VS 디지털 잔해



『 두 번째 인류 』는 첨단 인공지능 기술 개발로 성장한 AI와 인간다움, 인간의 불멸에 대한 가능성을 탐구했다.

인간의 불멸을 ‘디지털 클론’을 디지털 세상에 살려놓기에 이르렀다. 비록 생물학적 육체는 사라졌지만 기술을 통해 영혼은 가상공간에 남게 되는 것이다.

『 두 번째 인류 』는 디지털 인간을 접하게 되는 독자들에게 디지털 세계에서의 인간의 삶과 그 가능성을 살펴보고, 디지털 인간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인간의 가치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질문을 통해 미래사회에 대한 생각과 대비를 할 수 있는 화두를 던진다.

미래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의식의 통찰 과정이다. 인간과 사회에 대한 우리의 생각이 디지털 시대에 어떻게 바뀔지 질문을 던진다. 미래사회를 준비하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도서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쓴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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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사고 - 살아남는 콘셉트를 만드는 생각 시스템
다치카와 에이스케 지음, 신희라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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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에서 살아남는 콘셉트 잡는 법


『 진화사고 』


다치카와 에이스케의

창의력을 끌어내는 사고법

“창조란 무엇인가?”

저자는 통합 디자인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진행해온 전략가로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한 결과물을 책으로 출판했다.

저자는 창의력의 원동력은 『진화사고』라고 주장한다.

저자가 주장하는 '진화사고'는 생물의 진화 방식을 차용해 창의성을 시스템적으로 끌어낼 수 있도록 정리한 생각법이다. 저자는 진화론의 핵심 원리인 ‘변이’‘선택’을 도입하면 누구라도 팔리는 기획, 새로운 아이디어, 끌리는 공간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진화론의 핵심 원리인 '변이'와 '선택'을 다양한 그림과 사례를 통해 설명한다. 저자가 강조하는 진화사고를 통해 창조성을 기르는 비법을 전수받을 수 있다.


실패의 쓸모와 가치!

아이들이 시험에서 잦은 실수를 반복할 때면

"실수가 반복되면 그게 실력이 된다."라며 실수를 줄이기 위해 꼼꼼하게 읽고 푸는 것을 연습할 것을 강조한다.

반면 옆자리 과학 선생님은 "실수가 있어야 발전이 있다."를 강조한다. 어떤 실수든 실수를 해봐야 다음에 같은 일들이 생겼을 때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문과적 성향과 이과적 성향을 가진 짝꿍 선생님과 대화를 통해 실수와 실패에 대한 가치에 대해 다시 생각한 시간이 있었다.

모든 학문이 같을 수 없는 것처럼 각 학문적 특징에 맞는 학습법 필요하다.

창의성 또한 마찬가지다.

실패의 쓸모에 대한 에디슨 발언과 친구의 발언에서 실패의 효용과 가치라는 측면에서 공통점을 찾았다.

나는 실패한 적이 없다.

단지 작동하지 않는

1만 가지 방법을 발견했을 뿐이다.

-토마스 에디슨-

창조성은 타고나는 것인가? 키워지는 것인가?

어린아이들의 상상력이나 활동은 기대 이상으로 쭉~뻗어간다.

하지만 단체 교육이 시작되면서 사고가 틀에 맞추어지고 창의력보다는 사고가 경직되는 아이들이 더 많다.

창의력을 키워줄 수 있는 환경적 능력의 중요성이 필요한 이유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나날이 진화와 도전하는 기계들을 상대로 인간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누구나 방법만 알면 창조적인 발상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최초의 아이디어에 집착하면 생각이 굳어져 변화할 수 없게 된다. 창조적인 사람은 더 좋은 방법이 있으면 자기 아이디어를 포기하고 타인의 아이디어라도 받아들인다.

언어와 진화의 유사성!

창조의 가장 큰 힌트는 언어의 등장이다.

언어의 발명 후 인류의 도구와 기술을 진화시켰다.

수많은 언어의 등장은 인류가 사용하는 도구를

창조하는 속도를 가속화시켰다.

언어와 지식의 전달이 그 원인이다.


저자는 9가지 변이 사고의 패턴을 새로운 발상을 떠올리는 데 필요한 실천적 발상법으로 제시했다.

변이의 사고를 터득해 고정관념을 깨부수고, 상상력을 익혀야 한다.

저자는 상식에서 벗어난 바보 같은 도전을 찬미하며 고정관념을 던져버리라고 말한다.

아이디어의 질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아이디어를 일으키는 우연한 발상을 억누르지 말고 예상 밖의 가능성에 마음을 열어야 하는 것이다.

'제2장 변이'에서는 수많은 아이디어를 내는 방법을 소개한다. 변량, 의태, 소실, 증식, 이동, 교환, 분리, 역전, 융합. 지은이는 변이의 다양한 패턴을 크게 9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설명하는데. 이들 패턴을 적절하게 활용한다면 단시간에 대량의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것도 가능해진다.

​'제3장 선택'은 자연과학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는 이 네 가지 관찰법을 통해 '필연성'을 이해하는 방법을 담았다. 내부의 구조와 의미를 파악하는 해부, 과거를 탐구하는 계보, 외부와의 관계를 살펴보는 생태, 미래를 내다보는 예측. 4개의 관찰법이 분화한 각각의 관점을 분석하며 독자는 살아남는 아이디어의 특징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창조에 가치를 더하려면 놀이와 호기심을 융합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우연한 변이와 필연적인 선택에서 떠오른 두 가지 콘셉트는 각각 성질이 전혀 다르지만 이 두 가지가 호응해야만 현실을 이끌 힘이 생긴다.

변이하지 않으면 시대에 적응할 수 없으며, 선택 압력을 헤쳐 나갈 수 없는 변이는 시간 속에서 도태되어 버리고 만다. '변이'와 '선택'을 왕복하면서 이 두 가지가 일치되었을 때, 자연적으로 살아남는 콘셉트가 발생한다.

창조적 사고는 구체적이며 추상적이다. 선택의 방향성은 추상적이고 변이적 새로운 방법은 구체적이다. 구체와 추상 역시 변이와 선택에 호응한다. 현실이 변화하려면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대안이 필요하다. 하지만 구체적 제안이 있어도 주위의 공감을 얻지 못하면 구현되지 못하거나 폭력이 되기도 한다. 창의적 사고는 어느 한쪽에 치우친 불균형한 사고가 아닌 균형 잡는 사고가 필요하다.

누구나 콘셉트를 만들어낼 창조력을 품고 있다. 변이와 선택은 가능성과 호기심의 탐구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창조란 처음부터 가치가 발생하는 프로세스가 아니라 진화 나선에서 보이듯이 아래쪽에서는 수많은 우발적 변이를 테스트하면서 호기심을 바탕으로 한 탐구를 통해 나아간다. 실패 역시 창조의 일부로 실패와 도전이 반복될 때 비로소 '창조'의 흐름에 올라탈 수 있게 된다.

변이와 선택을 반복을 통해 창조성의 나선을 통해 위로 향하게 된다. 창조에서 가치를 만들어내는 과정은 자유롭고 느긋한 놀이 프로세스와 높은 곳은 어떤 풍경인지 보여주는 호기심 프로세스가 함께 작동한다.


우리의 삶을 크게 변화시킨 물건들과 그 발명가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 그들이 가진 특별함과 비범함에 초점을 맞추고 바라보게 된다. 그들과의 차이를 통해 나는 평범한 부류에 속하게 된다. 하지만 역사를 바꾼 창의적인 결과물들은 높은 지능이나 창조성을 타고난 소수의 천재들만이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누구나 실천을 통해 충분히 창조적인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다.

르네상스 시대의 창조성이 폭발시킨 페스트, 스페인 독감이 명의를 떨치면서 창제성 학교라 불리는 바우하우스가 탄생했다. 사회적 혼란과 바이러스는 사회적인 변화를 주도한다.

코로나19를 경험하면서 원격 시대, AI 시대로 더 빠르게 진화 중이다. 어쩌면 저자의 말처럼 지금이 현대의 새로운 르네상스가 될 수 있는 적기일지도 모르겠다.

창조성을 바탕으로 우리의 밝은 미래로 향할 수 있도록 자연의 지혜에서 그 원리를 배운다면 지능지수나 나이, 성별에 상관없이 누구나 창조적인 발상에 이르는 것이 가능하다.



저자는 책을 출간하며

첫째, 개인이 추진하고 있던 프로젝트의 진화를 고민해 보기.

둘째, 창조성이 필요한 사람에게 이 책을 전해줄 것, 읽은 만큼 사고가 필요한 사람에게 책을 전달해서 돌려보기.

셋째, 여러분의 진화사고를 발전시키고 도전하기를 추천한다.

『진화사고』는 '창의성, 창조성을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막연한 질문에 현명한 답을 주는 책이다.

창조성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실패와 오류를 긍정적인 경험으로 받아들이는 자세와 끊임없는 도전이 필요하다.

창의력 향상과 관심 있는 분,

변화와 적응을 두려워하는 분.

내가 가진 창조성을 확인하고, 당면한 과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하고 싶은 분이라면, 『진화사고』를 추천한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쓴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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