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피엔솔로지 - 호모사피엔스가 지구의 지배종이 될 때까지의 거의 모든 역사
송준호 지음 / 흐름출판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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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사피엔스의 세계 정복

인류의 발전과 미래에 대한 대비

『 사피엔솔로지 』

인류의 시간을 24시간으로 본다면 마지막 30분을 남겨두고 빠른 변화와 현대를 지나고 있다.

사실상 생활의 변화는 산업혁명기를 거쳐 정보통신기술, 과학기술의 발달로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 사피엔솔로지 』는 태초 인간이 형성된 유인원에서부터 호모사피엔스까지 현생인류의 발달과 관련된 이야기를 다양한 시각으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많은 인류 중에서 가장 오랫동안 살고 있고 현대를 지배하고 있는 호모사피엔스를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 사피엔솔로지 』는 사피엔스가 세계의 지배종이 될 수 있었던 이유를 의학적 지식과 생물학적 관점에서 해석하고 있다. 역사적인 변화와 함께 나타난 변화 모습들에 익숙한 필자에게 생물학적, 의학적 측면에서의 분석은 새로운 시각에서 역사적 변화를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해석적 측면에서 역사적 시각의 부분적 측면들도 반영되어 단순히 인문학적으로 해석이 불가능했던 측면들을 설명하여 흥미롭게 읽었다.

『 사피엔솔로지 』를 읽는 동안 『 총, 균, 쇠 』, 『 사피엔스 』, 『 이기적 유전자 』의 내용들이 떠올랐다. 기존의 도서들이 지리적 측면에서 서술했다면 『 사피엔솔로지 』는 생물학적 관점에서 접근했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그렇다고 단순히 생물학적 측면만 강조하지는 않는다. 설명을 위한 역사적 사실과 해석들도 접목되어 전반적인 역사적 흐름이나 사피엔스의 변화 모습을 이해하기 좋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위기를 맞이하고 있는 우리들에게 사물의 이치 즉, 인류의 기원을 아는 것이 피해를 줄이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저자가 『 사피엔솔로지 』를 저술한 이유이다.

『 사피엔솔로지 』에는 개념, 과학적, 생물학적 연구 결과들이 자주 등장하는 데 주석을 달아두어 별도로 찾아보지 않아도 될 만큼 자세하게 부연 설명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전문서적처럼 어렵게 저술한 것이 아니라 술술 읽히는 부분들이 많았다. 특히 앞부분에서는 진도가 쉽게 나갔다. 가독성도 좋았고 지식 습득이라는 측면에서도 충분히 다양한 정보들을 습득할 수 있어서 유익했다.


『 사피엔솔로지 』

사피엔스 이야기 일 것 같은데

처음 보는 단어에 더 궁금증이 생겼던 도서이다.

사피엔솔로지’는 현생인류를 지칭하는 ‘사피엔스(Sapiens)’와 ‘학문’을 뜻하는 접미사 ‘-ology’를 결합해 창안해낸 용어로, ‘현생인류에 대한 학문'

본문 중

사피엔솔로지는 현생인류를 뜻하는 말로 저자가 직접 만든 이름이라고 한다. 뜻을 알고 나니 저자의 편찬 의도가 눈에 들어왔다. ​

"호모사피엔스가 지구의 지배종이 될 때까지의 거의 모든 역사"라는 소제목답게 사피엔스를 집중적으로 탐구한다. 특히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이 책을 처음 구상할 때는 의학과 생명공학 기술에 진화학과 사회생물학을 융합해 분야를 넘나들며 인간의 생물학적 특성을 다뤄보려 했다"라고 밝혔다.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시각의 해석이라 읽기 전부터 기대감이 컸다.

『 사피엔솔로지 』가 의학적 측면만 강조했다면 읽다가 포기했을 텐데 의학뿐만 아니라 인류학, 심리학, 사회학 등 다양한 분야를 통찰적 시각으로 분석해 호모사피엔스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입체적으로 분석했다.


『 사피엔솔로지 』가 인류의 기원에서 출발해 인류의 발달 과정에 대한 설명만 담았다면 단순 인류학에서 머물렀겠지만 저자는 기후, 에너지 문제, 초지능 등 인류를 위협하는 실존적 문제들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까지 담고 있어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한 종합 인문학 도서이다.


호모사피엔스는 어떻게

지구에서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종이 되었을까?

『 사피엔솔로지 』는 7장에 걸쳐 호모사피엔스가 어떻게 생물학적 굴레와 유전 법칙을 벗어나 현대 사회를 구축한 과정과 미래 지구 운명과 관련해 현대사회의 불안요소와 미래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담고 있다.


20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낸 호모사피엔스가 무에서 유를 창조하게 된 비결을 지능, 혁신 본능, 통제 욕구로 설명한다. 이 세 가지 요소를 뇌 구조에서 흘러나온 생물학적 표현으로 보고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한 결과를 도출했다.

1장(‘구별: 독특한 생물의 탄생’)에서는 우리의 기원을 다룬다. 1장에서는 아프리카 열대우림에 살던 대형 유인원의 한 그룹이 형제 종들과 결별하고 아프리카 대륙을 벗어나는 이야기를 담았다. 전체 7장 중에서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장이다.

자연상태에서 지극히 나약한 선행 인류가 선택한 직립보행이 일부일처제의 분업 때문에 진화했다는 주장에 상당한 설득력이 있었다. 보급 가설, 수생 유인원 가설, 사바나 가설 등 익히 알고 있었던 직립보행과 생활 모습의 변화가 아닌 새로운 시각은 흥미로웠다.

인간 지구력의 비결이 직립보행이라니. 직립을 하게 되면서 나타난 의학적인 신체 변화와 진화의 과정이 저자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의학적 측면에서 진화 과정을 설명한 부분, 질병과 유전의 인과 관계로 설명한 네안데르탈인과 호모사피엔스는 필자가 접해보지 못한 비교 방식이라 유익한 설명이었다.

2장(‘각성: 깨어난 정신’)에서는 작고 매끈한 포유류의 뇌에서 엄청난 영양을 빨아들이는 주름 가득한 기관으로 바뀐 우리 뇌의 지능과 다음을 담아 가는 과정을 담았다. 이 과정에는 기적적인 우연과 창발의 요소가 뒤섞여 있다. 지능과 마음이 발달하고 시간적 자아가 생겨남에 따라 호모사피엔스는 비로소 기억(과거)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일(미래)을 상상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인간의 언어적 능력은 인류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통합하는 발판으로 작용한다.

구석기 시대의 동굴벽화와 장신구를 인지 혁명의 상징으로만 본 것이 아니라 '공감'능력으로 표현한 부분에서는 이마를 쳤다.

'굴절 적응'(환경이 바뀌면서 원래 용도에서 다른 용도로 방향을 바꾸는 적응)을 구체적 예시로 설명하고, 인간의 '적응진화'를 분석했다. '구성적 언어', '전일적 언어'를 통해 언어를 단순히 정보 교환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사회 적응을 하기 위한 수단으로 등장했고, 언어를 통한 그루밍이 사회를 변화 시켰다는 사실. ​

인류가 생존하고 번식하기 위해 언어를 필요로 하는 것처럼 언어도 번식을 위해 인간을 필요로 한다

태런스 디컨

3장(‘결속: 성과 양육과 협력’)은 포유류답게 종의 번성을 가능하게 한 동력인 성과 양육의 본능이 어디에서 기원했는지, ‘이기적 유전자’로 표현되는 이기적인 본성 가운데에서 어떻게 인류 최대의 강점인 협력이 가능했는지 알아본다.

포유류로서의 인간의 생물학적 본성을 성, 양육, 가족의 친화적 기원을 다룬다. 가족 시스템은 농업사회의 정착 생활과 함께 찾아온 시스템으로 인류 폭증의 비결이다.

그뿐만 아니라 이타심과 협력은 호모사피엔스를 지구에서 가장 강력한 종으로 만든 특성이다. 이기적 개체들이 득실거리는 사회에서 인류가 다음 단계로 진화할 수 있었던 원동력을 조직적인 협력으로 분석했다.


4장(‘구축: 새로운 생태계’)에서는 인류가 특유의 혁신 본능과 통제 욕구를 발휘해 본격적으로 지구를 장악하고 개조해나가는 과정을 그렸다. 빙하기가 끝나고 농업혁명 이후 호모사피엔스가 도시와 국가를 건설하고, 전 지구적인 네트워크 형성, 산업혁명과 화석 문명을 시작하고, 대가속과 통제의 시대를 거쳐 오늘날 사이버-메타버스 시대로까지 향해 온 전 과정을 되돌아본다.

특히, 빅데이터를 새로운 자원으로 보고 데이터를 채굴, 가치 있는 의미를 분석해 통찰을 얻어내는 것, 즉 정보의 힘이 권력을 가지고 사회를 변화시킬 것이라는 초점에 많은 공감이 되었다.

4장까지는 가독성이 좋았다. 역사적 사실에 생물학적 관점의 인류 발달과정은 새로운 관점 때문인지 더 흥미롭게 읽었다.


5장부터는 인류의 가치를 높여준 최종 병기 '뇌'에 대한 비밀을 파헤친다. 점차 신이 되고자 하는 인간의 모습들을 담고 있다.

5장(‘해독: 판도라의 상자’)과 6장(‘초월: 약 설계’)은 인류가 생명의 비밀이 담긴 유전자와 우리 종의 핵심 역량인 뇌, 그중에서 신피질에 대해 어디까지 알아냈으며, 어느 수준까지 조작하고 모방할 수 있는지, 앞으로 그 기술들은 얼마나 더 발전할지 등에 대해 알아본다. 인류는 이제 초보적인 단계이지만 유전자 정보만으로도 원시적인 수준의 생명체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세상과 신체의 경계가 희미해지는 요즘 어디까지를 인간으로 보아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답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7장(‘위기: 실존의 위협’)에서는 호모사피엔스가 지금까지 이룬 성과가 불러일으킨 실존적 위험을 담았다. 오늘날 인류가 만든 핵, 유전자 편집, 인공지능, 환경오염과 기후 온난화 등으로 다양한 위기에 노출되어 있다.

'우리는 신인류로 진화할 것인가, 아니면 종말을 맞이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답을 해야 할 차례이다. ​


의학, 인류학, 심리학, 사회학 등 학문의 경계를 넘나드는 『 사피엔솔로지 』

호모사피엔스의 장대한 역사를 한 권에 담았다.

『 사피엔솔로지 』는 호모사피엔스의 기원에서부터 인류가 앞으로 맞이할 미래까지를 담고 있는 호모사피엔스의 대서사시다. 수만 년에 걸친 호모사피엔스의 역사를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한 연과들을 토대로 스토리로 엮은 책이다. 초보자도 쉽게 읽을 수 있어서 호모사피엔스가 현대사회를 지배하게 된 이유를 알게 될 것이다. 물론 종말을 앞둔 미래사회에 대한 위기의식과 경각심도 담아두었다. 인간의 본질을 다양한 측면에서 분석하고 있어서 사고를 확장 시킬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된다.

미래사회에 어떻게 적응해나가야 할지 방향성을 찾고 싶은 분.

생명과학을 비롯한 각 분야 신기술의 발전이 궁금하신 분.

인간의 본질에 대해 인간의 기원부터 인문학적 교양을 쌓고 싶은 분에게 『사피엔솔로지』를 추천한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쓴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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