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녀로다 효녀로다 - 심청 이야기 The Collection
김복태 글.그림 / 보림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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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청 이야기
- 효녀로다 효녀로다

김복태 글 그림

 

 

 책 표지가 검은 바탕에 밝은 색감의 그림이 인상적인 겉표지를 벗겨내면, 심청이가 한복 안에 입었을 속치마가  연상되는 밝고 예쁜 분홍색의 책표지가 드러난다. 연한 회색바탕의 분홍색이 마치 앳되고 예쁜 심청을 표현하는 듯하다.

 어렸을 적 부모님과 처음으로 보았던 마당놀이가 지금도 너무 유명한 윤문식, 김성녀씨가 나온 ‘심청전’이었다.  무척 재미있게 보았기 때문에 30년이 지난 지금도 심봉사의 돈을 빼돌린 뺑덕어멈이 야속하고, 심청이와 심봉사가 재회했던 부분을 떠올리면 가슴이 먹먹할 정도이다.

 

 나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남녀노소를 통틀어 “효녀”하면 제일 먼저 떠올리는 인물은 단연 ‘심봉사의 딸 심청이’일 것이다. 이렇게 우리에게 익숙한 전래동화 ‘심청이야기’가 보림 출판사에서 <효녀로다 효녀로다>라는 제목의 너무 예쁜 그림책으로 출간되었다.

 책날개에는 저자가 이 책을 탄생시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 설명하고 있다. 그러한 작가의 공이 전혀 아깝지 않게 그림책 <효녀로다 효녀로다> 는 책을 펼치자마자 “예쁘다!!”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원래 한국에서 ‘전래동화’라는 장르는 아이가 6,7세가 되면 ‘문화적으로 정서상으로 알아야 한다.’는 이유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읽히는 필독서였다. 내용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인지 그 이야기의 줄거리를 알리는 것에 만족하고, 책의 완성도나 예술성까지는 기대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보림 출판사에서 출간한 <효녀로다 효녀로다>는 ‘전래동화 심청이야기’를 하나의 예술로 승화시킨 것 같다. 그래서 더 신기하고 반갑고 또 고맙다. 그림책의 그림이 너무 예뻐서 원화를 판다면 구입해서 집에 걸어두고 싶을 정도다.


 그림책에 작가가 그려 넣었다는 ‘오륜행실도 중 효자이야기’가 뭘까? 찾는 재미도 있다. 글은 판소리 심청가의 노랫말을 바탕으로 꾸민 이야기라니 아이에게 판소리 하듯 읽어 주었다. 심청이가 뱃사람들과 함께 떠나는 날 사건의 진실을 알게 된 심봉사가 “이 뱃놈들아 내 딸 못 데려간다. 돈도 싫고 쌀도 싫고, 눈뜨기도 나는 싫다.”라고 절규하는 부분을 읽을 때 나도 모르게 감정이 이입되어 목이 메었다.

 


 죽음과 가난함 그리고 헤어짐이 있어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책의 분위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통일성있게 전체를 관통하는 ‘형광 분홍’이 있어, 책 이야기를 보다 가볍고 밝게 이끌어주는 것 같다. 작가의 센스가 돋보인다.

 


 아이들에게 이렇게 예쁜 그림책을 만날 수 있도록 해준 저자와 보림출판사에게 감사하다. 앞으로도 더 많은 전래동화가 이렇게 ‘전래동화 그림책’이라는 장르로 다시 태어나 어린이들에게 많이 읽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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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보림 창작 그림책
윤동주 시, 이성표 그림 / 보림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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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년

윤동주 시 / 이성표 그림

 

 

대학시절 미술에 문외한 이었던 나는 우연히 미대를 다니는 학생들과 동석한 적이 있었다. 나에게는 워낙 새로운 분야였던지라 그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졸업 후 어떤 일을 할 수 있고, 또 하고 싶은지물었는데, 그들 중 한 명이 작가가 되고 싶다.’고 했다.

 

작가요? 글 쓰는 작가요?” 내가 의외라는 말투로 되물으니, 그녀는 그림 그리는 사람도 작가라고 해요.”라고 살짝 언짢아하며 대답했다.

 

글쓰는 작가작가로 알고 있던 나의 무식에 얼굴이 화끈거렸던 기억이 보림출판사 신간 소년을 접했을 때, 맨 처음 떠올랐던 기억이다. 故人의 시가 그림책이 될 때는 그림 작가의 해석이 많이 들어간다고 생각한다. 이는 대학시절과 크게 다르지 않게 무식한 내가 알고 있는 그림 작가의 역할과 다르다. 나에게 그림 작가는 삽화를 그리는 사람으로 소설, 동화, 수필, 때로는 시..등의 문학내용을 보충하거나 이해를 돕기 위하여 넣은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었다. 그림 작업에 어느 정도의 상상력과 창의력이 필요하다고는 생각했지만, 이야기 전체를 끌고 간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그림책 소년을 처음 접한 나는 당황스러웠다.

그냥 읽어도 난해한 시 소년에 작가만의 해석을 입혀 그림을 그렸기 때문에 기존의 시를 넘어선 완전히 새로운 창작물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이것은 윤동주의 소년이 아니고 이성표의 소년이었다.

 

이성표의 소년은 내가 글로만 읽고 마음에 그리고 있었던 윤동주의 소년과 다른 그림이었다. 시어 하나하나와 그림을 연결 지으려고 하니 시 감상은 꼬여만 갔다.

란 장르가 주관적인 해석이 무궁무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복잡한 머리로 며칠을 보냈다.

 

그리고 내가 갖고 있는 시상을 다 비우고, ‘이성표의 소년을 다시 펼쳤다. 며칠 전과 다르게 그림이 내게 말을 걸어오는 듯 했다. 나의 감상 역시 작가의 의도와 다른 완전 새로운 창작물이 될 수 있겠지만 예술에 정답은 없으니 감상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는다.

 

내가 느낀 이성표 그림의 소년은 아래와 같다.

전체적으로 파~란 느낌의 소년은 가을을 맞는다.

그에게 가을은 외로움이고 그리움이다. 소년은 낙엽을 통해 파란 하늘을 보고, 그 하늘은 그에게 짙은 그리움으로 내린다. 온 몸에 내린 그리움은 눈물이 되어 볼을 타고 흐르고, 두 손으로 눈물어린 얼굴을 감싸 쥔 소년은 고향에 두고 사랑했던 연인 순이를 황홀하게 떠올린다. 황홀함은 곧 슬픔이 되어 가슴에 상처를 남기고, 소년은 다시 외로운 현실로 돌아온다.

 

분석하기를 좋아하는 나에게 시 감상은 쉬운 일이 아니나, 감상에는 정답이 없다는 핑계로 감히 감상평을 적었다.

 

 

소 년

윤동주 시

여기저기서 단풍잎 같은

슬픈 가을이 뚝뚝 떨어진다.

 

단풍잎 떨어져 나온 자리마다

봄을 마련해 놓고

 

나뭇가지 위에 하늘이 펼쳐 있다.

 

가만히 하늘을 들여다보려면

눈썹에 파란 물감이 든다.

 

두 손으로 따뜻한 볼을 쓸어 보면

손바닥에도 파란 물감이 묻어난다.

 

다시 손바닥을 들여다본다.

 

손금에는 맑은 강물이 흐르고,

 

맑은 강물이 흐르고,

 

강물 속에는 사랑처럼 슬픈 얼굴 -

 

아름다운 순이의 얼굴이 어린다.

 

소년은 황홀히 눈을 감아 본다.

 

그래도 맑은 강물은 흘러

 

사랑처럼 슬픈 얼굴 -

 

아름다운 순이의 얼굴은 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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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글와글 숨은 그림 찾기 : 동화 나라로 떠나요! 아티비티 (Art + Activity)
뱅자맹 베퀴 외 지음, 박선주 옮김 / 보림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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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글와글 숨은그림찾기

동화나라로 떠나요!

파쿠, 뱅자맹 베퀴, 티아고 아메리코

 

 

우리 집에 가족오락관한 권이 들어왔다!

보림출판사에서 나온 신간 와글와글 숨은그림찾기- 동화 나라로 떠나요!’는 펼치면 70*50사이즈의 Big Book으로 이미 2015년도에세계여행을 떠나요!’온세상으로 떠나요!’편에 이어 세 번째로 출간되는 시리즈물이다.

 

동화나라로 떠나요! 란 부제에 맞게 모험의 나라 요정과 마법사의 나라 늑대의 나라 공주와 기사의 나라 동물의 나라 몬스터의 나라 바닷속 나라 여행자의 나라 산타클로스의 나라.

이렇게 아홉 개의 동화나라로 구성되었다.

 

책장을 펼치면 각각의 동화나라로의 여행이 시작된다.

내가 보는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아홉 개의 테마에 걸맞은 다양한 동화 속 주인공들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마치 영화슈렉에서 우리가 어렸을 적 재미있게 봤던 동화 속 주인공들이 특별출연하는 것과 같이 반갑다. 그래서 독자가 알고 있는 동화가 많으면 많을수록 더 많은 깨알 즐거움을 맛 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이 점을 활용하여 아이와 함께 숨은 그림을 찾다가 주인공과 관련된 동화이야기로 대화를 이어갔다.

 

예를 들면, 세 번째 테마여행지인늑대의 나라에서

-‘아기 돼지 삼형제

-‘빨간모자

-‘일곱 마리 아기양과 늑대

-‘피터와 늑대등의 주인공들을 찾으며, 그 동화이야기를 해주었다.

 

그 외에 누구나 아는 백설공주, 산타클로스, 알라딘, 노트르담의 꼽추 등 유명한 동화 속 주인공들이 나온다. 아이와 부모가 같이 아는 동화가 나오면 그 동화를 추억하며 함께 이야기해도 좋고, 부모인 나는 아는데 아이가 모른다면, 그 동화책을 찾아 읽어주거나 기억나는 대로 이야기해줘도 아이가 좋아한다. 부모의 상상력을 섞어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려준다면, 아이는 반드시 그 책을 읽어보고 싶어 하는데 그것은 보너스다.

 

그림이 메인인 이 숨은 그림책의 또 다른 장점은 일러스트레이터가 세 사람이라는 점이다. 프랑스의 현대 일러스트레이터 세 사람의 그림이 번갈아 나와서 그림만 보다보면 느낄 수 있는 단조로움을 없앴다.

 

오락물처럼 가지고 놀다가 이야기꽃을 피우고, 끝에는 독서활동으로까지 이어지게 하는 이 책은 아이가 있는 집에 선물하기 좋다.

TV를 끄고 가족이 함께 할 무엇을 찾는 집들에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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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로운 멧돼지가 되기 위한 지침서 - 제1회 보림창작스튜디오 수상작 보림 창작 그림책
권정민 글.그림 / 보림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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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빛 보드라운 표지가 새끼돼지를 떠올리게 한다.

멧돼지는 만져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이렇지는 않을 것이다.

'​주인공이 멧돼지인 만큼 표지를 멧돼지 색깔과 촉감으로 하는 건 어땠을까'

혼자 생각해본다.

 

핑크빛 바탕의 표지 중앙에는 커다란 어미 멧돼지가

아파트 입구에서 높은 아파트를 응시하고 있는 사진 한 컷이 있다.

과연 무슨 일일까?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표지를 넘기자마자 보이는 면지부터 바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표지의 멧돼지 가족이 궁지에 몰렸다.

언덕 꼭대기에서 불도저 앞에 놓인 어미 멧돼지는

새끼에게 젖을 먹이면서 참 난처한 표정을 짓고 있다.

'어쩔??’

 

저자에 의하면

이 책은 <집을 잃어버린 모든 멧돼지들에게 바치는 책>이라고 한다.

어느 날 저녁, 텔레비전 뉴스 속의 멧돼지 한 마리와 눈이 마주친 작가는

그 짐승의 처지에 공감을 하고 응원하고 싶었다고 한다.

이것이 이 책이 나오게 된 계기이다.

 

작가는되도록이면 살아남아 이왕이면 행복해지고 싶은

이 땅의 모든 종족들에게 유용한 지침서가 되기를!”바란다고 하니

이 글에서 작가의 의도를 볼 수 있다.

 

시작은 멧돼지지만 집을 잃어버리고 살 곳이 없어진 모든 종족들을 위로하기 위함,

그 군집에 갈 곳 없이 헤매는 인간도 포함되겠구나 싶다.

 

속표지에는 어미 멧돼지가 책상에 앉아 뭔가를 끄적이고 있다.

그것은 아마도 본 지침서이리라.. 

갑자기 집 잃고 새끼 셋을 먹여 살려야 했던 산전수전 겪은

어미멧돼지의 성공담에서 비롯된 잠언을 읽어보자!


1. 하루아침에 집이 없어져도 당황하지 말고 새 집을 찾아 나설 것.

당황하지 말고노하거나 슬퍼하지 말고가 내포되어 있는 듯하다.

현실의 고난에 감정동요 없이 문제해결로 바로 접근 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고수라고 본다.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기술은 아니나

지혜로운가 되고 싶다면 이 지침을 따라보자.

 

2. 힘들면 쉬어 갈 것.

무리하다보면 병나고, 몸이 병들면 정신도 약해진다는 것을 알고 있는

시련의 선배는 적당~히 요령도 피우면서 살라고 한다.

 

3. 이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 아닌 것에 감사할 것.

글보다 더 많은 내용을 보여주는 것이 그림책이다.

이 장면에서 그림책의 이러한 성격이 더욱 더 잘 드러나는 듯하다.

우리 안에 2~3층으로 적재된 돼지들이 트럭에 실려 이송되고,

그 옆에는 웃프게도 뚱땡이 왕족발배달 오토바이가 달린다.

힘든 상황에 처할 때 우리는 종종 이보다 더 힘든 이들을 바라보며

위로를 얻고 또 새 힘을 낸다.

 

작가는 이런 웃픈상황을 연출시키며 지금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이들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를 기억하기를 바라는 것 같다.

4. 먹을 수 있을 때 충분히 먹어 둘 것. 너무 무리하지는 말 것.

이 대목에서는금강산도 식후경. 먹고 죽은 귀신이 때깔도 좋다?’라는 말이

떠오르는데, 힘들다고 굶지 말고, 체력을 위해 기회가 왔을 때

잘 먹어두라는 것이겠지.

 

인간에 의해 살 곳을 잃어버린 야생 멧돼지들이

인간이 버린 음식물 쓰레기를 먹고 있는 것을 보면,

때로는 체면도 잠시 접어두라는 의미이기도 한 것 같다.

, 과욕은 금물. 중용을 지켜야지.

 

5. 새로운 동네에 왔으면 분위기를 파악할 것.

어디를 가나 기존멤버와 새로운 멤버간의 관계가 뽀인트가 된다.

분위기를 파악하는 것이 생존에 더 유리하다는 점 역시 진리.

 

6. 그렇다고 분위기에 취하지는 말 것.

분위기 파악을 잘~해서 시류에 잘 따라야 하지만, 그 가운데 자신의 가치관과 소신 그리고 본래의 목적 등은 잊지 말라는 유머러스한 그림에서 다소 무거운 메시지로 해석해본다. 무궁무진한 해석이 그림책의 매력이니깐.

 

한 편 나는 이 장면에서 일곱 살 아들에게 엄마이기에 할 수 밖에 없는

주의를 준다.

멧돼지와 마주쳤을 때 이렇게 사진을 찍을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

바로 몸을 피해야 해. 야생 멧돼지는 굉장히 위험한 동물이야.”

내 자식의 안전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엄마 멘트.

이는 일곱 번째 잠언과 통한다.

7. 수상한 녀석들이 나타나면 일단 피할 것.

그리고 녀석들의 지능을 시험해 볼 것.

모험도 중요하지만, 생존을 위해서는 안전이 우선이다.

수상한 녀석들의 정체를 알아낼 때까지 간을 봐야한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수상한 녀석 = 낯선 문제로 대입해본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청계천 다리와 조형물 스프링의 모습을 스케치 한

이 면의 그림이 좋다.

 

8.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한 가지만 기억할 것.

추운 계절이 오기 전에 반드시 집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

이 부분에서는 멧돼지 어미에게 감정이입이 되어 살짝 울컥했다.

 

나는 내 새끼들과 살 집을 찾고 있을 뿐인데,

서울 한복판의 전광판에는 멧돼지 도심출몰이라는 뉴스속보가 나오며

의도치 않게 사건이 커졌다. 사람들은 떠들썩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만 기억할 것.

추워지기 전에 집을 구해야 한다! 정신 똑바로 차리자!

그렇지 않으면 나와 내 새끼들은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서 얼어 죽을 수 있다.

이렇게 힘든 하루를 겪었음에도 어미 멧돼지는 밤에 새끼들에게 젖을 내준다. 그녀의 표정에선 서서히 걱정과 근심이 보인다.

 

9. 밤새 다시 파이팅한 어머는 보금자리의 구체적 조건을 생각해본다.

즉 조용하고 살기 좋은 곳. 그리고 표지의 장면이 나온다.

지상에 주차장이 없는 아파트. 내가 봐도 아이들 키우기 좋아 보인다.

 

10. 느낌이 왔다면 머뭇거리지 말 것. 너무 서두르지도 말 것.

행동개시!

  

드디어 자리를 잡았다면, 이제 뭘 하면 좋을까요?

 

드디어 목적을 이뤘다. 나와 새끼들은 위한 아늑한 보금자리.. .

 

친구들을 초대해도 좋음!

그렇다면 누려라~! 그리고 이웃과 나눠라. 나눔에는 공간과 지혜가 다 해당된다.

없는 사람의 마음은 없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어미 멧돼지는 비둘기를 통해 집을 잃은 다른 멧돼지 동료들에게

초대장을 전달한다. 여기서 그림책은 끝나고 나의 상상은 이어진다.

 

이 일로 인해 그녀는 야생멧돼지계의 성공신화로 기록되고,

그녀의 지혜로운 멧돼지가 되기 위한 지침서는 멧돼지 사회에서 필 도서로 읽히게 될 것이란 상상 말이다.

우리의 삶에서처럼..

 

왜냐하면 우리는 늘 어려움을 이겨낸 영웅의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희망이라는 이름으로.

 

일곱 살 아들이 굉장히 웃기다고 나에게 소개한 그림책을 나 혼자 찬찬히 보면서 많은 생각을 끄집어내본다. 먹을 것 혹은 살 곳이 없어 도심에 출몰한 멧돼지와

눈 마주친 후 감정을 이입한 작가의 그림책을 통해서 서른 중반의 나는 험난한

세상에서 나 자신이 살고 또 아이들을 키워야 하는 어미의 심정으로 여러가지를

떠올려봤다. 자연을 떠나 낯서디 낯선 도심에서 터전을 찾아 헤멘 어미 멧돼지 마냥 피곤하다. ^^;;

감히 그 심정을 다 느꼈다고는 말 못하지만..


제1회 보림창작스튜디오 수상작 지혜로운 멧돼지가 되기 위한 지침서

이야기 거리가 많은 도서로  모든 연령에게 권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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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가, 안녕 보림 창작 그림책
김동수 글.그림 / 보림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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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 걸린 날로 만나본 김동수 작가의 새 그림책 잘 가, 안녕이 나왔다.

감기 걸린 날이 오리털점퍼를 선물로 받은 아이가 오리털점퍼를 만든다고 털을 빼앗긴 오리들의 입장에 공감하고 교감하는 듯 했다면, 이번 책 잘 가, 안녕는 혼자 사는 할머니가 로드킬 당한 동물들의 입장에서 교감하며 그들의 마지막 길을 편안히 배웅한다는 이야기이다.

 

가끔 도로에서 자동차에 치여 죽은 동물들을 볼 때마다 가졌던 여러 가지 생각들을 오랫동안 머릿속에만 가지고 있다가 그림책으로 펼쳐보였다는 작가의 글을 읽으면서 역시 작가는 다르구나!’란 생각을 했다. 오리털점퍼에 털을 빼앗긴 오리와 살던 터전에서 자동차에 치어 죽게 된 야생동물의 입장에서 생각해봤다는 것이 상당히 신선하면서 높이 사고 싶은 관점이다.


 

. 강아지가 트럭에 치여 죽었습니다.”


그림책을 펼치자마자 보이는 장면이다.

마음이 준비되기도 전에 한 대 호되게 맞는 기분이었다.

늘 다니던 길에서 갑자기 !’ 트럭에 치인 강아지마냥...

이것이 작가가 노린 효과였을지는 모르겠지만 어린이를 겨냥한 그림책이란 점을 고려해보면 충격적이다. 

곧이어 범상치 않는 모습의 할머니가 등장해 강아지의 주검을 거둬 집으로 간다.

할머니의 집에는 강아지 말고도 죽은 동물들이 많이 누워있다.


어라? 이 할머니 뭐지?’ 

 

섬뜩하게 다가왔던 느낌과 달리, 이어지는 장면에서는 할머니가 교통사고로 훼손된 동물들의 주검을 실과 바늘, 빗질 등을 이용해 정성스럽게 복구한다. 그들에게 두런두런 말도 걸어가면서 마지막에 이불을 덮어 잘 자라고 재우는 할머니의 모습은 마치 곁에서 오래 키우던 반려동물을 대하듯 인격적으로 느껴진다. 그리고 곧 숙연해진다.

개인적으로 이 그림책의 하이라이트를 꼽자면,

모든 복구 작업을 마친 할머니가 동물들과 한방 한 자리에서 나란히 누워 잠을 자는 장면이다. 이만큼 최상급의 예우가 있을까싶다.

 

새벽이 되자, 할머니는 집 앞에서 꺾은 꽃 몇 송이를 리어카에 싣고 동물들과 함께 나루터에 간다.

그리고 예쁘게 꾸민 조각배에 동물들을 눕히고 떠나보낸다. “잘 가. 안녕!” 손 흔들며..

 

처음엔 로드킬 당한 동물들이 안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할머니가 약간 엽기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할머니가 왜 그랬을까?’에 생각이 미치자, 마음이 먹먹해졌다.

 

갑작스럽게 사고로 길에서 쓸쓸히 삶을 마감해야 했던 동물들을 위로하는 할머니의 마음 이면에는 멀지 않은 할머니의 마지막 인생길 역시 누군가로부터 이렇게 따뜻하게 배웅 받고 싶어서가 아닐까싶다. 이런 생각이 들자 세상에 쓸쓸히 죽어가는 사람들이 없길 바라게 된다.

 

나의 7살 아들은 이 책을 두 번 보았다. 한 번은 혼자서, 두 번째는 엄마가 읽어준다고 해서.

엄마가 읽어준다고 하니 신나게 자신이 전에 읽었던 것을 종알종알 이야기 하며 함께보았는데,

다시 한 번 더 보자고 하니 본인은 너무 슬퍼서 더 이상은 못 보겠다고 한다.

반복해서 즐겨 볼 수는 없을 지라도, 이 책이 살면서 번 정도는 생각해봤으면 하는 주제와 소재를 담고 있어 소중하다.

 

누구나 한 번 이상씩은 보았을 로드킬 동물을 눈 한번 질끈 감고 안쓰러워하고 불쌍하게 여기는 것에 그치지 않고, 남녀노소  모두가 볼 수 있도록 그림책을 통해 수면 위로 드러내준 작가의 용기있는 도전에 감사하다.

이 책을 읽고 나눌 토론의 주제는 로드킬, 생명존중, 독거노인, 삶과 죽음, 장례 등등 무궁무진함으로 모든 연령대에게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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