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전 부사장이 말하는 K-반도체 초격차전략 - 기술이 국가 안보를 좌우하는 시대, K-반도체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이병철 지음 / 더봄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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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AI기술이 현실에서 잘 구현될 수 있으려면 반도체 기술이 필연적으로 고도화되어야 합니다. 데이터 센터를 지어서 AI기술에 활용하기 위해서 엔비디아는 GPU를, 구글은 TPU라는 고성능장치를 만들고 있고 삼성과 SK는 이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에게 HBM이라는 데이터 센터용 반도체 칩을 납품하고 있습니다. 현재 AI기술은 누가 뭐라고 해도 미국과 중국이라는 2강이 경쟁하고 있는 체제입니다. 미국은 중국의 AI기술 발전을 늦추기 위해서 중국에 할 수 있는 모든 경제제재를 다하고 있지만 중국은 나름대로 반도체 기술을 획득해서 AI기술을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이 책은 이러한 중국과 미국의 AI 기술의 패권경쟁 속에서 한국의 반도체 기업이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해 어떤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해야 하는지 살펴보는 내용입니다. 저자는 삼성전자 부사장 출신으로 반도체 엔지니어는 아니고 구매, 감사, 기획 업무 등을 수행했던 경험이 많고 중국 주재원으로 파견되어 대중국 업무를 수행했던 경험이 많다고 합니다.

저자는 중국에서 근무했던 경험을 살려 중국이 미국을 따라잡는 전략을 분석해서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건 바로 직선주로가 아닌 코너에서 추월하는 전략입니다. 직선 주로에서는 선두에 있는 선수가 속도를 내면 후발주자는 따라잡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코너 구간에 진입하게 되면 선두도 속도를 줄여야 하고 그 때에 후발주자가 선두를 추월할 수 있는 기회가 생깁니다. PC와 스마트폰이 전세계적으로 보급되던 시기 중국은 굳이 미국을 따라잡으려 하지 않았고 AI 기술이 고도화되고 확산되기 시작할 무렵 AI에 천문학적인 투자를 하면서 세계 선두권으로 뛰어 올랐습니다. 자동차에서도 마찬가지인데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중국은 핵심적인 기술을 확보하지 못했으나 내연기관 차들이 전기차로 바뀌는 시기를 노려 전기차 최강국으로 올라선 것입니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억제하기 위해 미국은 지난 수년동안 엄청난 노력을 해왔지만 중국은 이제 반도체 분야에서도 단순한 추격자가 아닙니다. D램의 CXMT와 낸드 플래시의 YMTC를 앞세운 중국은 공격적인 투자와 빠른 생산 능력 확대를 기반으로 점유율을 높여가며 미국, 일본, 대만이 지배해 온 글로벌 반도체 질서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습니다. 중국의 기업들은 미국에서 만든 AI 모델보다 훨씬 더 적은 비용으로 꽤 괜찮은 성능의 AI모델을 만들어서 세계를 놀라게 하기도 했습니다.

저자는 현재 세계 반도체 기업들을 둘러싼 기회와 위협 등을 분석하기도 합니다. 명실상부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의 경우 미국에 생산공장을 지어서 생산할 계획을 실행하고 있는데요, 우리나라나 동남아에서의 생산보다 미국에서의 생산은 그 비용이 더 많이 들기 때문에 손실과 비용이 많이 발생합니다. 삼성전자가 이것을 어떻게 극복할지를 관건으로 보는 것 같습니다. 물론 지금 미국에서 반도체 생산을 하는 것은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세계 최고의 AI 소프트웨어를 보유한 것은 미국이므로 미국에 반도체 수요가 많은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저자는 반도체 생산지를 어디에 두는지에 따라 본국에서 생산하는 리쇼어링, 인접국에서 하는 니어쇼어링, 파트너 국가에서하는 프렌드쇼어링 등으로 전략을 구분하는데 우리나라 입장에서 미국에서의 생산은 프렌드쇼어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은 반도체법을 통해 동맹국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 내 생산을 강화하도록 유도하고 있고 한국과 대만 기업들은 지정학적 불확실성에서 벗어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프렌드쇼어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중국에서 주재원으로 근무했던 경험들을 이 책에 많이 싣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의 관료들을 접촉할 때는 어떤 전략을 준비하는 것이 좋은지, 그리고 삼성전자가 중국 시안에 낸드플래시 생산공장을 지은 과정 등을 생생하게 책에 담아 중국에 진출하는 것을 준비하는 반도체 기업들이 전략을 세울 때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미국과 중국의 절대적 2강 아래에서 반도체 산업을 영위하는 국가의 기업들은 매우 세밀하고 치밀한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제조업을 포기하고 소프트웨어와 반도체 설계 등에 올인하는 듯 하던 미국은 이제 다시 자국의 제조업을 부흥시키겠다는 원대한 플랜을 하나하나 실행시키고 있고 우리나라 반도체의 최대 수입국이던 중국은 미국의 경제 제재에도 불구하고 독자적으로 반도체 생산을 할 수 있는 준비를 어느 정도 해왔습니다. 우리나라의 반도체 기업들은 미국과 중국의 기업들보다 더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 책은 미국과 중국의 경쟁구조, 미국의 산업정책 변화, 중국의 자립전략, 글로벌 반도체 생태계, 외교전략 등 종합적인 반도체 산업전략을 수립하는데 필요한 통찰과 많은 정보를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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