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반도체의 미래 3년 - 2027년 반도체 골든 타임, 무엇을 준비하고 실현할 것인가
박준영 지음 / 북루덴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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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저자는 경력으로 볼 때 반도체에 특화된 전문가는 아닌 것 같습니다. 화학공학을 전공하고 경제학 석사, 문화인류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삼성전자에서는 반도체연구소 연구원과 인사과장으로 근무했고. 삼성에 근무하는 동안 경험한 기술발달, 조직문화, 글로벌 구도변화를 인류학적 시선으로 바라보는 산업인류학연구소를 설립했다고 합니다.

저자는 삼성전자 출신답게 이 책에서 세계 최고 반도체 기업이라는 지위가 위협받고 있는 삼성전자의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를 분석합니다.

저자는 삼성전자가 반도체를 생산하는 현장에서 답을 찾아야 하는데 현장을 중시하지 않고 있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반도체 제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정의 수율인데 그 수율에 있어서 TSMC를 따라잡지 못하고 미국이나 중국의 반도체 기업들에게는 쫓기고 있다는 것입니다. 수율은 공정에서 생산된 제품중에서 양품의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를 나타낸 비율을 말합니다. 반도체가 필요한 기업들에게 적시에 공급을 해줘야 하는데 수율이 떨어지면 원활한 공급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수율은 반도체 제조업에서 큰 이슈라고 합니다.

또한 저자는 TSMC는 반도체 설비의 유지보수를 내재화하고 후공정 기술도 꾸준히 개선하려고 했지만 삼성전자는 그런 부분에서 노력이 부족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저는 이와 함께 삼성이 거의 10년동안 메모리 반도체에서 세계 최고 기업의 위치에 있었지만 선도자로서의 지위를 지키는 것에만 주력한 결과가 나타났다고 생각합니다. HBM과 같은 메모리 반도체는 엔비디아와 같은 수요기업들이 원하는 성능을 충족시켜 주려는 자세가 필요한데 삼성은 메모리 반도체의 최고 기업으로서 수요기업들을 만족시켜주려는 마인드를 잃었고 SK하이닉스는 추격자로서 HBM에서만큼은 세계 최고 기술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로 충만했다고 봅니다.

저자는 저자는 앞으로 3년동안 AI 반도체 기술을 선점하는 기업에게 앞으로 아주 많은 기회가 생길 수 있다고 보면서 삼성전자와 정부가 어떤 방향성을 가져야 할지에 대해서도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생산을 잘하기 위해서는 생산하기 전 반도체 설계가 치밀해야 하므로 설계 역량을 높이고, TSMC처럼 고객과는 경쟁하는 않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가져야 한다고 합니다. TSMC는 반도체 제조만 하지만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을 하면서 애플과는 스마트폰으로 경쟁하고 퀄컴과는 스마트폰의 AP로 경쟁합니다. 애플이나 퀄컴같은 빅테크 기업들이 삼성에 반도체 제조를 맡기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볼 것입니다. 또 그룹 차원에서 이뤄지는 경영보다는 현장에서의 제조를 더 중시하고 사무직보다는 엔지니어를 우대하는 조직문화를 하루 빨리 가져야 한다고 합니다.

정부 정책에 대해서도 많은 요청을 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산업생태계 육성을 최우선과제로 삼아야 하므로 반도체를 실질적으로 만드는 전공정 뿐만 아니라 후공정 기업과 기술에 대한 투자가 많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합니다. 또한 예전과는 다르게 반도체 업계로 젋고 뛰어난 인력의 유입이 줄어들고 있는데 이공계 인력의 육성은 정부측의 많은 고민과 지원이 필요함을 외치고 있습니다.

저자가 삼성전자에서 오래 근무한 사람이기 때문에 책의 많은 비중이 삼성전자에 대한 내용으로 채워진 것은 아쉽습니다. 그러나 현재 한국 반도체 업계를 삼성전자를 빼놓고 얘기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최근 주식시장에서도 삼성전자 주가는 아주 조금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코스피 지수가 3,000을 찍은 것은 거의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놀라워합니다. 다르게 생각하면 이제 삼성전자가 최고 반도체 기업으로서 비전과 밝은 미래를 보여준다면 주식시장과 우리 경제의 상승기조는 더 큰 추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최근 삼성전자의 행보를 보고 있으면 현재보다는 미래에 투자하겠다는 의지를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업계에서는 HBM 반도체를 생산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이슈입니다. SK하이닉스가 HBM에서는 확실히 삼성전자를 앞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지금 당장 HBM 시장 보다는 파운드리 기업으로서 시스템 반도체를 생산하는 역량을 키우는데 더 주력하는 것 같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메모리 반도체보다는 시스템 반도체 시장이 규모가 훨씬 크고 성장성도 더 높습니다. HBM 반도체는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는데 필요하지만 데이터 센터가 구축되고 나면 그 다음은 그 데이터로 자율주행, 로봇, 우주항공 등의 기술을 구현해야 하고 거기에는 각 기술에 적합한 시스템 반도체가 필요합니다.

삼성전자가 시스템 반도체에서도 세계 최고가 되겠다고 천명한게 2013년이었으니 이제 겨우 2년밖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시스템 반도체는 우리나라의 향후 50, 100년 먹거리가 될 수 있으니 삼성전자가 끊임없는 혁신과 발전으로 한국을 세계 최고 메모리반도체 국가에서 메모리와 시스템 반도체 모두 최고의 반열에 올려 놓을 수 있을지 지켜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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