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오마카세 한국추리문학선 20
황정은 지음 / 책과나무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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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무송빌딩의 건물주 최무송 사장이 뺑소니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부인과 아들은 미국에서 살고 있었는데 부인은 이미 남편과 사이가 많이 소원해져 남편의 죽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들어오지도 않고 아들 최현성이 최무송 사장의 재산 상속을 위해 한국으로 옵니다.

최무송 사장의 건물 무송빌딩에는 약국, 병원, 커피숍, 미용실, 필라테스 학원 등 많은 세입자들이 있었습니다. 최무송 사장은 마음씨가 좋은 건물주라서 세입자들에게 임대료를 싸게 받고 있었는데 그중에도 약국, 병원, 커피숍, 일식집 4군데와는 이상하리만치 다른 세입자들보다 더 저렴하게 임대료를 싸게 그것도 장기계약을 맺고 있었습니다. 최현성은 죽은 아버지와는 다른 악독한 건물주였습니다. 건물 내 세입자들에게 싼 임대료를 빌미로 각종 갑질을 해대고 커피값, 밥값, 약값, 병원비, 필라테스 등록비, 미용실 비용 등은 내지도 않고 공짜로 받아가고 그곳의 종업원들에게 성희롱, 성추행, 폭언 등을 일삼으며 살았습니다.

특히 임대료를 싸게 내는 4곳에는 더욱 악독하게 대했는데 어느 날 최현성이 독극물에 의해 죽음을 맞습니다. 경찰의 조사가 진행되던 중 죽은 최무송 사장이 4곳의 세입자에게 더욱 잘해준 이유를 알고 있다던 미용실 원장도 최현성 사장과 같은 방법으로 죽음을 당합니다. 경찰은 누가 죽은 이들에게 독극물을 제공했는지 수사망을 좁혀가던 중 드디어 범인을 알아냅니다.

이 정도만 소개해 드려도 약국, 병원, 커피숍, 일식집 4군데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죽은 최무송 사장과 어떤 특별한 관계에 놓여 있었고 그 관계가 결국 최현성과 미용실 원장의 죽음으로 이어졌다는 것을 눈치 채실 것입니다. 아 그리고 죽은 최무송 사장의 죽음도 그냥 보통 뺑소니 사고는 아니었습니다. 이 소설은 이렇게 살인을 당한 사람에게 비슷한 살인동기를 가진 여러명의 용의자를 설정하고 그 중에서 누가 범인인지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추리소설의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어릴 때 추리소설의 거장 애거서 크리스티의 유명한 소설 '오리엔트 특급살인'을 읽은 적이 있는데 그 소설의 전개와 비슷한 부분이 있어서 어린 마음에 '오리엔트 특급살인'의 결말을 알고 나서 큰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났습니다.

작가는 상당히 빠른 전개와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문체를 보여줍니다. 흡입력 있는 스토리에 전개가 빠르니 저는 앉은 자리에서 읽기 시작한 지 2시간 만에 결말까지 다다른 것 같습니다. 살인사건을 다루고 있는 추리소설이지만 작가는 현대사회에서 갈수록 약해져 가는 가족의 의미를 이 소설에서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최현성은 아버지 최무송 사장과 어릴 때부터 떨어져서 살아서 부자지간의 정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그저 아버지의 재산을 상속받기 위한 목적으로 한국에 들어오고 세입자들을 못살게 굽니다. 죽은 미용실 원장에게도 중학생 딸이 있었는데 어머니와 사이가 멀어져 있어서 어머니의 죽음을 목격하고도 별다른 동요를 받지 않는 모습이 충격적입니다. 살인자로 밝혀진 사람의 살인동기에도 결국은 가족이라는 키워드가 큰 영향을 준 것입니다. 저자가 추리소설만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소개란에도 애거서 크리스티의 영향으로 등단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애거서 크리스티 같은 추리소설의 거장이 나오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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