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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근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하빌리스 / 2024년 12월
평점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저자는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일본 작가입니다. 일본 소설을 좀 읽어본 분이라면 쉽게 알만한 분인데 한국에는 2006년 "용의자 X의 헌신"이라는 작품으로 알려지기 시작했고 발간하는 책마다 베스트셀러가 되는 상당히 유명한 작가입니다. 특히 추리소설을 많이 쓰는 분이죠.
이 소설의 주인공은 이름이 없습니다.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내용이 전개되는데 주인공의 이름이 한번도 불리지도 않고 주인공은 스스로를 비상근 교사로 계속 부릅니다. 한국말로는 기간제 교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소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시간순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라 6개의 독립적인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주인공은 기간제 교사이기 때문에 한 초등학교에서 2~3개월씩만 근무를 하고 계속 학교를 옮겨다니면서 근무합니다. 에피소드가 6개이므로 6곳의 초등학교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그리고 있습니다.
주인공이 임시로 맡은 학급에서 살인, 도박, 갈취, 괴롭힘, 따돌림, 협박, 자살 기도 등 학생들과 관련된 일들이 생기고 주인공이 범인을 찾거나 어떤 일이 있었는지 밝혀내는 내용입니다. 일본의 문예평론가는 옛날 미국 서부에서 한 마을에서 일어난 일을 해결하고 다음 마을로 옮겨서 또 그 마을의 문제를 해결하는 구조가 하드보일드물의 원형이라고 하면서 이 <비정근>도 하드보일드물로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주인공은 교사이긴 하지만 스스로를 교육자로서 열정, 책임감이 없고 교사는 먹고 살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고 계속 강조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도 애정과 감정이 없는 비상근 교사라는 뜻으로 책의 제목을 <비정근>이라고 지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그런 주인공의 시각이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사건들을 바라볼 수 있게 해서 사건들을 참 잘 해결해 나가는 것 같습니다. 물론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는 경찰이나 주변 교사들의 도움도 있긴 합니다.
저는 소설이나 영화, 드라마에 나오는 내용들이 완전 허구일 수는 없고 현실을 어느 정도 반영한다고 생각하는데요. 최근 우리나라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루는 것들이 꽤 있었습니다. 학생들 사이의 경쟁과 갈등, 사교육 문제, 학부모와 교사 간의 갈등 등 많은 소재를 다루고 있는데 이런 것들이 현실에도 있으니까 이렇게 작품화된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아이들을 잘 가르치고 훌륭하게 성장시켜야 할지가 가장 큰 고민이어야 할 교육현장에서 저런 부조리하고 안타까운 일들이 발생한다는 것이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