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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의 피
나연만 지음 / 북다 / 2024년 10월
평점 :
소설의 주인공인 사준우와 사준서는 돼지 농장을 운영중이던 아버지 사광욱, 어머니 공예지와 살고 있었는데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에 갈등이 생겨 결국 공예지가 딸을 데리고 나가서 펜션을 운영하며 살아갑니다. 사실 공예지는 첫번째 결혼에서 낳은 딸인 사준서를 데리고 사광욱과 재혼을 해서 사준우와 사준서는 엄마만 같고 아버지는 다른 이부남매입니다. 사준우가 중학생일 때 공예지가 운영하던 펜션에 안치호라는 사람이 손님으로 왔다가 공예지를 살해하고 안치호는 12년의 징역형을 살게 됩니다. 사준우가 성인이 된 후 아버지 사광욱은 폐암으로 사망하고 사준우는 반려동물 화장터를 운영하며 살아가고 사준서는 경찰이 됩니다.
사준우는 안치호에게 복수심을 갖고 살아가고 있었고 안치호가 석방된 이후 안치호를 죽이러 갔다가 도리어 안치호에게 공격을 당하고 기절합니다. 소설의 시작은 여기부터라고 할 수 있는데 사준우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안치호는 죽어 있었고 안치호를 죽인 사람은 사준우에게 안치호의 시체를 처리하라고 합니다. 범인으로 몰릴 상황이니 사준우는 시키는 대로 시체를 처리할 수 밖에요. 안치호의 살인범은 사준우에게 다른 시체의 처리를 또 요청합니다.
과연 누가 안치호를 죽이고 사준우에게 이런 일을 하게 하는 것일까요?
사준서와 사준우, 살인범 안치호 사이의 복수극만으로 내용이 전개되면 단순하고 밋밋할 수 있으나 저자는 안치호 외에 다른 연쇄살인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 주인공들을 엮기 위해 사준서와 사준우의 가정사를 잘 아는 형사 박한서도 등장시킵니다. 박한서는 뛰어난 수사실력을 갖고 있고 사준서를 알게 모르게 아끼지만 자신도 모르게 사준서와 사준우를 연쇄살인범과 엮이게 합니다.
결국 안치호의 살인범과 다른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은 대부분 박한서의 수사를 통해 밝혀지는데 저자는 안치호의 살인범은 누군지 끝까지 직접적으로 밝히지 않고 간접적으로만 암시해줍니다. 줄거리만으로 아시겠지만 장르는 스릴러, 추리소설이라고 할 수 있겠구요. 주인공들의 심리상태에 대한 자세한 묘사보다는 사건의 진행을 중심으로 건조한 문체로 씌여졌는데도 상당히 몰입감이 좋고 전개가 빠릅니다. 드라마나 영화화된다면 최근에 방영했던 드라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과 비슷한 분위기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소설을 다 읽고도 한 가지 풀리지 않는 의문이 있는데요, 공예지가 살해될 때 그 펜션에 불이 일어나는데 누가 불을 지른 것인지도 끝부분에 암시를 해주거든요. 근데 그게 소설의 내용상 무슨 의미가 있나 싶은 생각이 드는데 저자는 펜션에 불을 낸 사람이 누군지에 방점을 찍으시는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구요. 제가 놓친 부분이 있나 다시 한번 천천히 읽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