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태양의 저주
김정금 지음 / 델피노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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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서평을 쓰고 있는 날은 9월 중순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9월 중순에도 이렇게 더운 날씨는 처음 겪어봤습니다. 물론 7월말~8월초의 끔찍한 더위는 정말 살인적이라고 밖에는 표현할 수 없는 더위였죠. 올 여름 한 낮에 기온이 최고로 올랐을 때 바깥에서 몇 십분 걸어야 했던 적이 있습니다. 정말 머리가 어질어질하고 이러다가 내 뇌가 나를 통제하지 못하는 상황이 오겠구나하고 생각했습니다. 이 소설에 인류에게 닥친 재난이 바로 50도의 기온을 오르내리는 더위입니다. 그것도 짧은 기간이 아닌 지속되는 더위입니다.

시대적 배경은 2056년, 앞서 말한 것처럼 고온의 더위가 지속되고 있고 서울 시내는 알 수 없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이 좀비가 되어 도시가 붕괴되고 있습니다. 주인공 박기범은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박사입니다. 자신의 뇌에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실험을 했고 한 달만에 깨어납니다. 하지만 사랑하는 아내는 미국으로 떠나고 없었고 주인공은 아내를 만나기 위해 미국 캘리포니아로 떠나기로 합니다.

하지만 도시가 붕괴되고 고온의 더위가 덮친 서울에서 미국으로 떠나는 것은 혼자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주인공이 살던 아파트의 몇몇 사람들이 서로 도와서 함께 미국으로 가자며 주인공과 함께 떠납니다. 그들은 아파트 보안요원, 게임폐인, 엄마와 어린아들, 전 국방부 장관 등이었는데 저마다의 방법으로 미국으로 갈 방법을 찾지만 결국 일행은 부산에서 배를 타고 일본으로 건너가 다시 비행기로 미국으로 가는 루트를 선택합니다. 좀비와 맞닥뜨린 위기에서 서로의 목숨을 구해가며 함께 부산으로 간 이들은 결국 함께 미국으로 가지는 못하고 부산에서 흩어지게 됩니다. 주인공도 온갖 고생을 해서 결말 부분에서는 미국으로 떠나게 된 것만 그려지고 미국에서 어떤 결말을 맞게 되는지는 보여주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작가가 미국에서 벌어지는 다음 이야기를 책으로 또 펴낼 것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작가는 인간이란 위기 상황에서 각자의 안위만을 생각하는 이기심을 보이는 존재이기도 하며 극한 상황에서 다른 이를 위해 자신을 절체절명의 상황에 던질 수 있는 이타적인 존재임을 알려주는 것 같습니다. 인간은 항상 혼자이길 거부하고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거나 함께 할 수 있는 일행, 동맹 등을 만들고 싶어합니다. 극한 상황을 이겨내고 혼자만 살아남아 봤자 황폐해지고 인류가 사라진 도시에서 홀로 된다는 것은 정말 힘겨운 상황이 될 것입니다. 예전에 할리우드 영화 '나는 전설이다'에서 주인공은 다른 생존자를 찾기 위해서 고군분투합니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곁을 지켜주던 개의 목숨이 끊어지자 너무나 슬퍼하고 괴로워하던 모습이 생각나는군요.

저자는 기후위기에도 경고의 메시지를 던지는 것 같습니다. 몇 년 전 미국의 대통령이었던 사람이 지구의 기후위기를 그저 음모론 정도로 치부하고 미국은 화석연료 중심으로 회귀한다라고 천명했던 것이 생각납니다. 미국에서는 이상기후로 우리나라보다도 더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을텐데 도대체 얼마나 더 많은 희생이 있어야 위정자들은 그 위기에 눈을 돌릴까요? 요즘 우리나라 응급의료가 붕괴된다는 시그널이 나오는데 총리라는 분은 가짜뉴스라고만 외쳐대는 영상을 봤습니다. 이 책에 나오는 정부 고위급 관계자라는 사람들의 행태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과 더 많은 국가들이 지구의 기후위기에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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