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전쟁 - 세계 경제 패권을 향한, 최신 개정판
왕양 지음, 김태일 옮김 / 평단(평단문화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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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100달러 지폐에는특별한 공직을 맡지는 않았지만 미국의 건국에 기여한 바가 많아서 '미국의 아버지'라 불리는 벤자민 프랭클린의 얼굴이 그려져 있다. 중국은 중화인민공화국의 초대 주석으로 27년간이나 집권을 하다가 사망한 마오쩌둥 주석의 얼굴을 모든 지폐에 새겼다. 이 책의 표지 상단에는 지폐에 그려진 벤자민 프랭클린과 마오쩌둥 주석의 얼굴이 마주보고 있는 것처럼 디자인을 해서 책의 주제가 미국과 중국의 경제 또는 금융전쟁이 주제인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책의 전반적인 내용이 미국과 중국에 초점을 맞춘 것은 아니고 전 세계적으로 벌어졌던 환율과 화폐전쟁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환율변동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자.

먼저 환율변동은 수출입물가에 영향을 미친다. 환율이 상승하면 동일한 가격에 원유를 수입하더라도 원화기준으로는 가격이 올라간다. 궁극적으로는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게 된다.

환율변동은 수출입에도 영향을 미친다. 1개당 66만원인 스마트폰을 미국에 수출하는 경우, 원달러 환율이 1천100원에서 1천200원으로 상승하면 스마트폰의 미국 내 판매가격은 600달러에서 550달러로 낮아지게 된다. 따라서 환율이 올라가면 해외 시장에서 우리나라 기업 상품의 가격 경쟁력이 상승해 수출이 증가한다. 반면, 수입의 경우는 환율상승으로 인해 원화표시 가격이 높아지면서 감소한다.

마지막으로 환율변동은 경제주체 개개인의 손익에도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수출기업의 채산성이 좋아지므로 수출기업의 근로자는 수혜자가 될 수 있다. 반면, 해외여행을 떠나거나 해외 가족에게 송금을 하는 가족의 경우 환율상승시 이전보다 더 많은 원화가 소요돼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이처럼 환율은 각 경제주체에게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 것으로 저자는 환율을 경제전쟁의 중요한 요소로 강조하고 있다. 책에서 소개하는 최초의 환율전쟁 사례는 중국 남송 때이다. 남송과의 전쟁에서 승승자구하던 금나라가 지폐 발행을 남발하여 금나라는 큰 인플레이션을 겪게 된다. 금나라 백성들은 화폐가치가 하루가 다르게 하락하자 금나라를 피해 남송으로 이주를 많이 했고 이것이 금나라와 남송 사이의 환율전쟁의 단초가 된다.

저자는 유럽에서 최초로 시작된 현대적 금융시스템, 금본위제의 흥망 등도 소개를 하고 있으며 20세기 상당히 다이나믹했던 미국, 영국,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칠레와 멕시코 등의 라틴 아메리카, 러시아 등의 환율전쟁의 역사도 소개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미국이 브레턴우즈체제를 거치면서 달러를 기축통화국으로 만들고 1995년 플라자합의를 통해 일본에서의 달러가치의 인위적 하락 등을 유도한 사건 등은 잘 알고 있으나 그 외 다른 나라에서의 환율과 관계된 큰 사건 등은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책을 통해 재미있는 환율 사건등을 배울 수 있었다.

후반부에서는 환율과 관계된 현대경제의 이슈와 앞으로의 흐름이 어떻게 될 지 많은 통찰을 전해주려는 저자의 의도가 엿보인다. 중국와 미국의 환율을 둘러싼 게임, 중국과의 무역에서 발생하는 엄청난 무역적자를 감소시키고자 위안화를 절상하고자 하는 미국내의 움직임 등을 소개하고 있다. 또한 세계 화폐제도는 어떻게 가야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는 것인지 금본위제로의 회귀, 세계의 화폐를 통일하는 것 등 여러 관점에서 고민해 볼 이슈도 던지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환율이슈에 상당히 민감한 나라이다. 전체 경제에서 내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적고 수출 중심의 경제 체제로 굳어져서 환율이 움직이면 수출로 먹고 사는 기업과 외국의 농수산물이나 공산품을 수입하는 기업들은 휘청거린다. 외국자본이 좌지우지하는 증시에서도 환율의 영향은 상당하다. '22년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에 육박하자 환차손을 두려워한 외국 자본은 우리 증시를 빠져나갔고 3000포인트를 넘었던 코스피는 다시 2200포인대로 폭락해버렸다. 아마 그 상황에서 큰 손해를 본 기업들, 개인투자자들이 많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앞으로 전개될 미국-중국의 환율전쟁을 파악할 수 있는 실력을 키우고 주시하고 그 전쟁이 우리에게 끼치는 영향을 잘 분석한다면 다시 환율의 등락에 휘청거리지 않는 현명한 대응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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