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쉽고 유쾌한 경제학 수업 - 일상의 선택에 해답을 주는 편리한 경제이야기
최병일 외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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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하면 흔히들 어렵고 딱딱하고 진지한 내용을 떠올린다. 수요와 공급, 금리와 통화량, 환율 등 사실 듣고 있으면 매우 어렵고 이런 걸 꼭 알아야 경제를 안다고 할 수 있는건가 하는 생각도 든다. 과연 경제학에 그렇게 어렵게 접근해야 할까?

이 책의 저자들은 독자들이 평소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이야기들에 경제학을 접목시켜서 가볍게 휴식시간처럼 읽을 수 있는 '세상 쉽고 유쾌한 경제학 수업'이라는 책을 펴냈다. 우리는 모든 사람 각자가 경제 주체다. 사회생활과 가정에서의 경제활동을 통해 우리는 늘 경제적인 선택을 하고 있으며 경제가 어렵다고들 하지만 경제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삶을 살고 있다. 이 책은 그런 우리의 일상적인 생활에서의 선택선택 하나하나에 경제적 의미를 부여하면서 제목처럼 쉽고 재미있는 경제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요즘 티비를 틀면 비슷비슷한 프로그램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솔로들이 함께 출연해서 일정한 시간을 보낸 뒤 이성을 선택하는 '나는 솔로', '솔로지옥', '환승연애' 등이다. 또 아이돌 일색이던 대중가요 프로그램이 갑자기 트롯트 가수를 선발하는 '미스터 트롯', '미스트롯', '트롯트의 민족' 등이 있다. 저자들은 이런 현상을 판매자들이 시장점유율이나 고객을 더 확보하기 위해 전략적인 선택을 하다보면 결과적으로 비슷한 위치에 수렴한다는 호텔링 모형으로 설명하고 있다.

김유정의 소설 <봄봄>이 경제학 이론을 설명하는 매우 좋은 소재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됐다. 이 소설에서 점순이와 결혼하고 싶어하는 내게 장인어른이 될 사람은 점순이의 키가 충분히 크면 혼례를 올려준다는 상당히 애매한 약속을 한다. 3년이 지나도록 열심히 일을 하지만 장인은 점순이 키가 작다는 핑계로 결혼을 자꾸 미루기만 한다. 결국 장인을 못 믿게 된 나는 아프다는 핑계로 일을 열심히 안 하게 되고 결국 장인과 크게 싸우게 된다는 내용이다. 저자들은 이런 상황을 해결하는 방안으로 '계약 이론'을 제시한다. 나와 장인의 사례와 같이 불완전한 정보를 바탕으로 계약하지 말고 성과와 인센티브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명확한 계약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명확한 계약을 통해 고용주는 근로자의 성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줄 수 있고 근로자는 성과를 더욱 높이려는 의욕을 가질 수 있다. 결국 고용주와 근로자가 윈윈하는 것이다.

저자들은 역사속에서도 여러가지 재미있는 경제와 관련된 사례들을 알려주는데 완전히 뒤바뀐 북미의 미국과 중남미의 페루와 볼리비아, 칠레 등의 비교다. 아메리카 대륙이 발견되기 전까지는 중남미가 북미의 경제력을 압도하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16세기 정도까지 중남미에는 착취적인 정치ㆍ경제제도가 자리잡고 있었는데 정치지도자가 각 개인들의 재산을 몰수해버릴 수 있었고 사유재산이라는 것이 인정되지 않는 곳이었다. 아메리카 대륙을 찾아서 중남미에 온 유럽인들 역시 이런 제도를 이용해 토착민들의 재산을 몰수해버리고 억압했다. 그러나 북미에 정착한 유럽인들은 북미에서도 이런 방식을 시도했으나 번번이 실패했고 결국 원주민들의 소유권과 참정권을 보장해 근로의욕을 고취시켰고 이런 방식이 현재 세계 최고의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나라 미국을 탄생시켰다는 것이다.

우리 각자는 모두 경제주체들이다. 고전적인 경제학에서는 각 개인을 합리적 선택의 주체라고 보았다. 다시 말해 시장에서 나타나는 경제현상들은 결국 각 개인의 합리적 선택이 모여서 어떤 큰 방향을 만들게 된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시장에서 나타나는 지표나 경제상황을 봤을 때 각 개인의 선택은 합리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다. 코로나 직후 부동산 가격이 치솟자 개인들은 부동산 폭등이 얼마나 갈지도 예측 못하고 소위 영끌이라는 것을 통해 집을 무리하게 마련해 지금은 그 이자부담에 내수소비가 엄청나게 위축되어 있다. 미국 주식시장의 호황으로 인해 최근 갑자기 본인의 자금이 아닌 신용으로 증권사 자금을 빌려 주식투자에 뛰어든 사람이 늘어났다. 이번 주 미국 주가의 폭락으로 우리나라 주식시장도 폭락해 잠 못 드는 슬픈 영혼들이 많을 것이다. 결국 어떤 경제현상을 볼 때는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어떤지 잘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는 경제, 심리, 역사를 아울러서 경제학을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거리들로 가득하다. 어렵고 진지한 경제학 이야기에 지친 독자들에게 쉽고 재미있으면서도 충분히 지적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책이 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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