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넛지 - 치밀하고 은밀한 알고리즘의 심리 조작
로라 도즈워스.패트릭 페이건 지음, 박선령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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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일정 기간 서비스를 이용하는 넷플릭스나 쿠팡 멤버십 등 구독경제가 늘어나면서 '첫 달 무료체험' 과 같은 문구를 많이 보셨을 겁니다. 한 달 동안 무료로 사용하고 난 뒤 정식으로 결제가 될 때는 아무 통보없이 결제가 되버리는 피해를 입었다고 호소하는 소비자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이렇게 소비자가 비합리적인 소비를 하도록 유도해서 기업이 이익을 얻는 행태를 '다크 넛지'라고 합니다. 여기서 '넛지'는 마케팅 용어를 의미하는데 강압하지 않고 부드럽고 교묘한 개입으로 사람들이 더 좋은 선택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을 뜻하는데 이 넛지에 다크라는 말을 붙인 겁니다. 다크 넛지라는 용어는 기업들이 소비자들을 기만하는 방법이 대표적인 것으로 생각되지만 사실은 일상적인 소비를 하는 상황이 아닌 전쟁과 같은 상황에서도 그리고 정부와 기업, 이익단체 등 그 주체도 다양하게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저자들은 이러한 다크 넛지가 우리에게 어떻게 다가오는지,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어떻게 조작당하고 있는지 다양한 방법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각종 SNS, 쇼핑몰, 유튜브와 같은 영상플랫폼 등을 통해 조작된 정보가 넘쳐나는 현대 정보화 사회에서 사람들이 현혹되지 않고 살아가기 위해 어떤 방법을 써야 하는지 알려주는 생존가이드입니다.


저자들은 정말 똑똑해서 결코 남들에게 속거나 세뇌당하지 않을 것 같은 사람들이 의외로 세뇌에 취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사이비 종교에 고학력자들이 빠져들어가 있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항상 자신의 똑똑함이나 경험과 관계없이 세뇌당하고 속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인정할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현대사회에서 우리는 편향된 정보로 가득찬 뉴스나 기사, 소비심리를 부추기는 각종 유혹으로 가득한 전쟁터에 살고 있다고 합니다. 너무나 많은 정보와 자극에 뇌가 노출되어 있지만 우리의 뇌의 활동에는 제한이 있어서 모든 정보를 모두 검증하고 확인할 수는 없기에 일단 외부로부터 전달받는 자극을 줄여야 한다고 합니다. 티비를 보는 시간,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유튜브를 시청하는 시간, 인스타그램을 뒤적이는 시간 모두 각종 정보에 자신의 뇌를 노출시키는 시간이니 최소한으로 줄여야 하는 것입니다.


자극을 줄였으면 그 다음은 다크 넛지가 어떻게 다가오는지 보통 그 형태가 어떤지 인지하고 학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지금 나의 뇌를 공격하는 것이 다크 넛지라는 속임수임을 인지하지 못한다면 대응하기 어렵지만 다양한 다크 넛지 사례들을 인지하고 알아차리면 그 다음 비슷한 패턴에 대해서는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기 마련이죠.


또 저자들은 다크 넛지에 의해 선택을 당하는 상황보다는 항상 확실한 자신의 의지와 선호를 가지고 선택하는 상황을 만들라고 합니다. 다크 넛지에 의해 자신의 선택권을 빼앗기기보다 자신의 선택권을 지키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다크넛지에 맞서는 좋은 방법이라는 것입니다.


저자들은 다크넛지를 피하기 위해 소비자들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주로 다루고 있지만 저는 책을 읽으면서 기업 입장에서는 어떤 행동이 적절할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다크넛지가 소비자의 선택권을 침해하고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제도적인 규제와 가이드라인 등이 필요해 보이지만 기업이 소비자의 선택을 유도하는 것은 기업의 마케팅 측면에서는 당연한 행위입니다. 그 정도가 선을 넘는 과도한 기만이 아니라면 현재의 법령이나 제도상으로도 일정 정도 허용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다크넛지가 장기적으로는 소비자의 신뢰를 저하시키고 기업의 평판을 하락시켜 결국 고객 이탈이나 법적 제재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기업도 자구적인 노력에 앞장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1차적으로는 소비자와 시민들이 다크 넛지를 회피하고 그에 맞설 수 있는 현명함을 갖추어야 하는 것에는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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