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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올 5년, 미래경제를 말한다
유신익 지음 / 메이트북스 / 2024년 4월
평점 :
저자가 현대화폐이론(MMT)를 기반으로 경제-금융의 순환고리에 대해 분석하는 분이다 보니 이 책은 경제를 산업적인 부분보다는 정부의 재정-통화정책과 금융의 순환에 대해 집중하고 있다. 현대화폐이론은 현대통화이론이라고도 하는데 핵심적인 주장은 그 국가에 과도하거나 국민에게 부담이 되는 인플레이션이 없다면 화폐를 무제한적으로 발행해서 통화량을 많이 늘리고 이것이 경기를 부양하고 경제 위기를 이기는 방법이 된다는 것이다. 정부의 지출이 세금을 넘어서는 상황은 경기부양을 위해 아주 제한적으로 발생해야 하며 늘어난 통화량 때문에 물가가 과도하게 인상될 수 있으니 통화량을 다시 줄이는 순서로 진행해야 된다는 것이 지금까지 주류경제학의 상식이었다. 그러나 MMT이론은 이러한 상식에서 완전히 벗어나서 정부의 발권력을 이용해 화폐를 무제한적으로 발행해야 하며 물가 상승은 컨트롤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현대화폐이론에 따라 정부의 주요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나라로 대표적으로 일본과 미국, 두 나라를 들 수 있다. 저자도 책에서 일본경제를 현대화폐이론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2013년부터 시작된 아베노믹스가 그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기준금리를 거의 제로수준으로 낮춰 시중에 엔화의 통화량을 엄청나게 늘리고 일본은행들은 자국의 엄청난 엔화자산을 이용해 대규모 미국 국채를 사들였다. 그리고 미국 국채에서 얻어지는 이자수익을 이용해 일본정부가 다시 대규모 재정정책에 투입하는 정책을 계속해서 시행했다. 이 때 늘어난 통화량이 물가 상승을 일으키면 이런 정책을 계속 실시할 수 없으나 일본의 물가상승률은 크지 않아 지금까지 일관되게 정책을 유지할 수 있었고 최근 일본이 잃어버린 30년의 시간을 지나 다시 호황기에 진입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본이 미국국채로부터 얻는 이자를 활용한다면 미국의 경우 그 반대로 미국 국채를 통해 엄청난 빚을 지고 그 빚을 재정-통화정책에 이용하고 있다. Fed(연장준비제도)는 미국의 각 금융기관의 채권을 엄청나게 사들여서 정부의 재정정책을 뒷받침하고 있는데 바로 그 채권을 사들이는 돈이 바로 외국자본이 미국국채를 사는 대가로 얻는 돈인데 미국입장에서는 엄청난 빚을 지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바로 전세계 최고의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위력이다. Fed가 금융기관의 채권을 사들이면 미국 국내에 엄청난 달러가 풀려서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져야 하지만 전세계에서 최고로 안전한 자산으로 여겨지는 달러에 대한 외국자본의 수요는 항상 넘쳐서 달러는 국외로 곧잘 나간다. 국외로 나간 달러는 다시 외국에서 미국 국채를 사들이는데 쓰이기 때문에 항상 달러는 미국 국내외로 잘순환되기 때문에 미국경제는 달러의 발권력을 이용해 지금의 세계 최고 경제대국의 지위를 굳건히 하고 있다.
한편 저자는 미국정부가 최근 현대화폐이론을 이용해 고금리를 지속시키면서도 경제호황기를 맞이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문제점도 많이 있다고 한다. 미국 재무부와 연준이 국내 각 금융기관의 채권을 사들여 공급한 유동성, 즉 많은 돈을 금융기관들이 돈이 필요한 곳에 잘 공급해야 하지만 금융기관들도 나중에 대출이나 투자등을 회수해야 하므로 꼭 필요한 곳보다는 회수가 잘 될만한 곳에 공급하므로 중산층과 괜찮은 기업들에게만 돈이 순환되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계층에는 자금공급이 원활히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세계 각국의 달러와 미국국채에 대한 강한 수요 또한 영원한 것은 아니므로 그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이 되면 미국 재무부와 연준은 국내의 유동성 공급에 큰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달러가 전 세계의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잘 몰랐었는데 이 책을 통해서 달러가 엄청난 위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과 미국 정부가 영리하고 교묘하게 그 위력을 이용해 미국경제를 이끌어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게 되었다. 나는 미국이 세계 최고 경제대국의 지위를 유지하는 것은 항상 혁신을 주도하는 많은 빅테크 기업의 존재에서 큰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했는데 그 엄청난 혁신과 빅테크 기업의 활동도 따지고 보면 항상 미국을 향해서 들어오는 국내ㆍ외의 자본이 엄청난 자금을 공급해 주기 때문이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업들이 혁신을 하고 생산성을 일으키는 생태계를 조성하는데는 필연적으로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최근 주식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이 왜 우리나라 주식을 하는데 미국 금리와 미국 물가 상황까지 예의주시해야 하냐는 한탄을 자주 한다. 그러나 미국의 달러의 위력 때문에 미국 금리와 물가는 투자자라면 항상 신경써야 하는 지표임에 틀림없다. 이 책을 통해 미국이 경제대국의 지위를 유지하는 매커니즘과 현황, 또 앞으로의 전망을 배울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