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일 만에 천재가 되는 메모리 코치, 브레인 코치 세트 - 전2권 40일 만에 천재가 된다
개러스 무어 지음, 윤동준.박진희 옮김 / 미디어숲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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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상황에서 번뜩이는 직관으로 근본적 원인을 발견하고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사람. 대단함은 물론이거니와 멋지고 섹시하기까지 하다. 뛰어난 두뇌능력으로, 우수한 기억력으로 업무와 일상을 능률적으로 이끌어간다는 것은 누구나가 꿈꾸는 일이기도 하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천재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다만 지금보다 더 나은 인지능력과 기억력으로 더 나은 일상을 만들어갔으면,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는 자부심, 앞으로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희망과 기대감을 가질 수 있다면 더할나위 없을 것 같다.

책 <40일 만에 천재가 되는 메모리 코치, 브레인 코치>세트는 두뇌능력 발달을 실용적 가이드다. 본 세트는 두 권의 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40일 만에 두뇌력 천재가 된다>와 <40일 만에 기억력 천재가 된다>의 각 권이 그것이다. 기본적 두뇌능력을 발달시키기 위한 두뇌력 책과, 인지능력 중에서도 가장 빈번하게 활용되고 업무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기억력 책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책의 구성이다. 첫 번째로, 40일의 연습코스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 좋았다. '두뇌력 천재'책의 DAY5에서 설명하듯, 어렵고 방대한 과업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단기과정으로 쪼개서 중간목표의 달성을 통해 스스로에게 보상과 만족감을 선물하는 방법이 유용하다. 책 한 권을 풀어내야 한다고 생각하면 막막하지만 하루 4페이지의 분량만 이해하고 연습하면 된다고 생각하면 한결 편안해진다. 본문의 내용이 직접 적용된 40일의 연습코스가 마음에 들었다. 두 번째로, 챕터별 이론+연습으로 이루어진 세부 구성이 좋았다. 각 챕터는 두뇌능력과 기억력에 대한 상식을 설명하는 이론파트와 직접 연습을 하며 능력을 키울 수 있는 도전과제 2개로 이루어져 있다. 무작정 연습하는 것이 아니라, 원리와 이론을 이해하고 난 뒤 몸으로 경험해보니 연습의 필요성이 와닿고 의욕도 생겼다. 세 번째로, '새로운 문제'가 담겨있다는 점이 좋았다. 사실 두뇌게임은 시중에 많이 나와있다. 하지만 저저가 책의 전반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것이 '새로운 경험'이다. 아무리 훌륭한 두뇌게임도 익숙해지고 능숙해지면 두뇌에 전해지는 자극이 줄어들고 훈련의 효과가 주어들기 마련이다. 책에 담긴 다채롭고 풍부한 40일간의 도전과제가 마음에 들었다.

저자에 따르면 우리의 두뇌능력은 이해와 연습에 따라 얼마든지 개선시키고 발달시킬 수 있다. 반면 활용하지 않는다면 그만큼 퇴화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실제로 10일가량의 연습을 끝낸 지금, 두뇌능력에 대한 자신감을 분명히 키울 수 있었다. 지금도 지금이지만 앞으로 더 뛰어난 두뇌능력을 가질 수 있겠다는 기대감과 함께. 40일 간의 두뇌력, 기억력 훈련을 통해서 뛰어난 인지능력을 가진 사람, 유능하고 자신있는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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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배우는 재무회계 만화 비즈니스 클래스 1
이시노 유이치 지음, 이시노 도이 그림, 신현호 옮김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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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설고 어려운 학문적 개념을 이해하는 아주 좋은 방법이 있다. 바로 현실의 사례에 적용해보는 것이다. 모호하고 난해한 교과서 안의 내용은 현실에의 적용을 통해서 구체화되고 명료화되어, 이해의 영역으로 넘어오기 시작한다. 개념이라는 이론은 이해를 통해 지식이 되며 적용의 힘을 갖출 때 지혜가 된다. 배움에 있어서 현실을 반영하는 '좋은 사례'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런데 '좋은 사례'에 '재미'와 '흥미'까지 더할 수 있다면? 만화와 스토리텔링으로 이루어진 현실적 사례를 통해 개념을 공부할 수 있다면? 재미있게, 흥미롭게, 능률적으로 배움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만화로 배우는 재무회계>는 '재무회계'를 다룬 만화책이다. 재무회계의 기본개념을 친근한 그림과 현실적 사례를 통해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낸다. 만화로 이루어졌다고 해서 내용이 빈약한 것은 아니다. 7개의 챕터별로 스토리 뒤에 CHECK POINT 항목을 통해 앞서의 에피스드에서 소개된 재무이론을 구체적으로 정리하고 해설한다. 이를테면 '1장'에서는 '회계상 이익'이 충분한 상황에서 회사의 위기를 강조하는 경영진을 보고 의아해하는 남자주인공에게 여자주인공이 '흑자도산'의 가능성을 이야기하며 '이익'과 '현금'이 다를 수 있음을 강조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CHECK POINT에서 '회계'와 '재무'의 차이점을 구체적으로 짚어보며 재무상태표와 손익계산서서, 현금흐름표의 구성요소들을 알아본다. 이처럼 '이야기'에서 '이론'으로 이어지는 구성이 흥미와 호기심을 돋궈주었다.

재무회계에 관한 기본적 지식조차 없던 주인공이 영업부에서 재무부로 발령을 받고, 흑자도산 위기에 빠진 회사의 기업구조조정 팀에서 일하게 되며 벌어지는 일들을 담고 있다. 목표는 1년 후 사채 상환을 위한 자금으로, 100억엔의 현금을 만들어내는 것! 5명의 팀원들은 재무제표의 기본이론, 리스크와 수익률, 기업가치와 현금흐름, 현금 창출을 위한 운전자본 관리방법, 원가관리, 투자이론(NPV, WACC, IRR), 채권자와 주주의 마인드 차이 등을 공부하며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해낸다.

기업의 언어는 회계이며 따라서 재무회계지식의 유용성은 비단 재무팀 직원에게만 그치지 않는다. 업무능력과 의사소통에 있어서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줄 재무회계. 그런 재무회계를 친근하게 만나볼 수 있는 친절한 입문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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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디자인 포토샵 CC 2019 - 누구나 쉽게 배워 제대로 써먹는 그래픽 입문서 맛있는 디자인 시리즈
윤이사라.김신애 지음 / 한빛미디어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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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은 났지만 늘 망설여졌다. 화면 좌측에 주르륵 배열된 알 수 없는 아이콘들. 화면 우측의 복잡한 레이어 편집 메뉴. 도대체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했고, 늘 시작조차 못하고 포기하고는 했다. 하지만 천리길도 만리길도, 결국은 한걸음부터 시작해야 한다. 아무리 복잡해보이는 결과도 결국은 작은 '과정'들로 이루어져있기 마련이다. 포토샵이라고 다를 바 없다. 포토샵의 기초를 배우고, 체계적으로 학습하며, 전문적인 활용법을 배운다면 나도 어느새 포토샵 능력자가 되어있을 것이다.

34 포토샵은 디자인을 하기 위한 하나의 도구로, 더 이상 디자이너만 사용해야 하는 어려운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입문자라도 쉽고 재미있게, 요리를 만들듯 맛있는 디자인 레시피로 포토샵과 친해질 수 있습니다. 차근차근 따라 하다보면 어느새 포토샵과 친해진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맛있는 디자인 포토샵 CC>는 포토샵 실력을 단계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한 유용한 교재다. 저자가 서두에서 말했듯이 포토샵은 요리를 만드는 것과 비유할 수 있다. 맛있는 요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신선한 재료를 고르고, 재료를 손질한 뒤, 순서에 따라 조리하며, 마지막으로 적절하게 간을 맞추는 과정을 거친다. 포토샵도 마찬가지다. 배우고 익히고 활용하기 위해 체계적으로 잘 짜여진 과정을 거친다면, 누구나 포토샵 능력자가 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이 책의 장점은 크게 3가지다. 단계적 구성, 유용한 예제, 꼼꼼한 설명이 그것이다. 먼저 '단계적 학습 구성'이 좋았다. 이 책은 크게 3단계의 구성을 띄고 있다. '1단계-포토샵은 처음이에요'에서 '2단계-기초부터 체계적인 학습이 필요해요!'로, 다시'3단계-포토샵 전문가로 거듭나고 싶어요!'로 이어진다. 입문자부터 실무 활용을 기대하는 사람까지, 각자의 필요에 맞게 단계적으로 연습하며 실력을 키울 수 있다. 각 단계의 세부챕터 또한 마찬가지로 쉬운 작업에서 어려운 응용으로 이어지도록 단계적 구성을 취했다. 덕분에 작은 성취를 이어가며 포토샵에 대한 어색함과 두려움을 깨나갈 수 있었다. 두 번째는 '유용한 예제'다. 각 챕터별로 기능을 연습할 수 있는 예제파일이 제공되며 몇몇 예제는 완성파일도 함께 제공된다. 다양한 상황의 다양한 예제들을 접해보고 편집하며, 실습을 통해 배워나가는 과정이 재미있고 유익했다. 세 번째는 '꼼꼼한 설명'이다. 저자는 16년째 디자인 커뮤니티 '포완카'를 운영해오고 있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초보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꼼꼼하게 기능을 설명하고 있으며, 주요 기능의 경우 따로 지면을 할애하여 구체적으로 해설한다. 어려울만한 내용과 궁금해할만한 의문을 꼼꼼히 담고 있어 독학의 어려움을 한결 덜어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포토샵 CC2019의 최신기능을 담고있다는 점이 좋았고, '타이포그래피'나 '카드 뉴스'처럼 요즘 특히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기능들을 상세히 다루고 있다는 점도 좋았다.

포토샵 입문을 망설이던 초심자 분들께, 실무 활용을 위한 최신기능들을 연습해보기를 희망하는 분들께 유용한 교재가 될 것 같다.

예제는 아래의 주소에서 다운받을 수 있다.

http://www.hanbit.co.kr/support/supplement_survey.html?pcode=B41345917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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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학 수업 - 품격 있는 삶을 위한 예술 강의
문광훈 지음 / 흐름출판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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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이야기일 뿐이다. 기껏해야 꾸며낸 이야기일 뿐이란 말이다. 세상에 단 한순간도 존재해본 적 없는 인물들이 작가적 상상력으로 창작된 대화를 나누며 삶을 모방한 허구의 경험을 관통한다. 연극, 영화, 소설, 시, 그림, 무용, 노래 등 모든 예술이 그렇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가상'이라는 전제만큼은 분명히 차이가 없다. 그런데 우리는 왜 이러한 가상의 이야기에 목을 메는걸까? 울고 웃고 분노하고 슬퍼하고 감탄하고 비난하고 기대하고 탄식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우리는 대체 왜 예술을 놓치 못하는걸까? 인간에게 있어 예술이란 어떤 의미일까?

책 <미학수업>은 미학이라는 교량을 통해 예술과 인간을 연결한다. 인간에게 예술이 갖는 의미를, 인간에게 예술이 필요한 이유를 46가지의 작품을 통해 풀어낸다. 그림, 음악, 건축물, 소설, 시 등 다방면의 작품을 담고 있다. 카라바조, 렘브란트, 미켈란젤로, 피카소, 브람스, 슈만, 김수영, 카프카 등 유명 작가들의 작품들을 포함한다. 각 작품을 포함하는 챕터별로 5~6페이지의 분량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예술작품을 수록하고 그에 대한 해석을 기록하는 책은 예전에도 읽어본 적이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주제의식'면에서 독특하고 일관적인 특징을 갖고 있었다. 해당 작품이 '삶'을 향해 던지는 '의미'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이다. 예술이라는 거울을 통해 인간의 삶을 비춘다는 점이다. 이에 해당 작품에 대한 지식을 쌓는 것은 물론, 현실의 삶에서 '나에게 주는 의미'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점에서 인상적인 독서였다.

그저 가짜일 뿐이라고 치부했던 적이 있었다. 순간의 유희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했던 때도 있었다. 허나 이제 나 예술과 삶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절망과 무기력으로부터 벗어나는 과정에서 연극과 소설과 음악을 포함한, 예술의 도움을 넘치게 받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를 읽고 그림을 보고 음악을 듣는 것은 자기 자신의 영혼을 섬세하게 조율하기 위한 것"이라는 작가의 표현에 절절히 공감할수밖에 없었다. 이상이 저 곳에 있고 현실은 이 곳에 있다. 그 불안한 간극에서 우리는 모순과 부조리에 몸서리치곤 한다. 이 때 두 갈래의 길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상을 부인하고 현실로부터 도망치는 것, 그리고 지금 여기에서 눈을 부릅뜨고 삶을 더 나은 것으로 만들어가는 것. 물론 후자의 길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우리에게 예술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예술은 삶과 자신을 창조하는 변형적 자기조직을 위한 강력한 벗이 되어줄 것이다. 삶을 자기형성의 진지한 놀이로 만들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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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상처와 마주한 나에게 - 피하고 싶지만 마주해야 하는, 상처 셀프 치료 심리학
롤프 젤린 지음, 김현정 옮김 / 나무생각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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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무기, 나의 예민함

나는 예민하다. 신체의 감각은 물론이거니와 외부적 자극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편이다. 이러한 나의 성향은 그동안 나의 삶에서 긍정적이기 보다는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해다. 걱정에 압도된다든지, 자극에 흔들리며 집중을 하지 못한다든지, 후회에 빠져 반복적으로 과거의 아쉬움을 떠올린다든지 하는 식으로 말이다. 이러한 반복적 패턴은 나를 사람과 경험을 향해 뛰어들기보다는 주저하고 망설이도록 만들었다. 실패와 좌절의 가능성은 줄어들었지만 동시에 성장과 행복의 기회 또한 멀어졌다. 행복을 위해서는 반드시 감수해야만 하는 과정에서 지각될 고통의 예민한 자각에 대한 두려움. 나와 행복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가장 큰 장애물이었다. 동시에 '예민함'이라는 기질은 나에게 있어서 극복하고 해결해야만 할 치명적인 결함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나의 고착화된 신념에 변화를 가져다준 책이 있다. 바로 '롤프 젤린'의 <예민함이라는 무기>다. 저자는 이 책에서 예민함은 결점이 아닌 강점이라고 강조한다. 세상을 더 넓고 깊게 보고, 더 다채로운 체험을 하고, 더 민감하게 자극들을 연관 짓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 그럼으로써 내면을 풍요롭게 가꿀 수 있는 사람들이 바로 예민한 이들이라고 말한다. 하나의 성향을 향한 다른 믿음의 시작은,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사랑하기 위한 긴 여정에서 소중한 경험의 자산으로 내게 남았다.

회피에서 직면으로, 불안에서 자유로

한편 나는 '회피'형 성향을 갖고 있기도 했다. 어려운 문제나 두려운 상황이 닥치면 인내하고 도전하기보다는 회피하고 도망쳤다. 이는 가시적 사건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내면의 부정적 정서, 이로 인한 신체적 자각으로부터도 철저하게 도피했다. 당장에는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 드러내고 싶지 않은 결핍, 마주치고 싶지 않은 불안을 회피한다는 것은 지금의 마음을 편안하게 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수 있을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착각이었다. 마음의 다락방에 꾸역꾸역 쳐박아둔 덩어리는 잊을만 하면 그 존재감을 뿜뿜 드러냈다. 불안으로, 두려움으로, 같은 패턴을 담은 다른 현상으로 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한 기회에 '검열하지 않는 글쓰기'를 시작했다. 실체를 알 수 없던 불안은 강력한 언어의 힘으로 선명하게 포착되었다. 막연함의 안개 넘어로 명료함의 실체가 드러난 순간, 사건과 해석이 분리되기 시작했다. 이미 일어난 사건은 돌이킬 수 없다. 그러나 그것에 어떤 의미를 부여할 것인가는 나의 자유다. 거기에 나의 성장과 행복이 달려있다. 자유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른다. 그러니 나는 나의 상처에 의미를 부여할 자유가 있으며, 지금 여기에서부터 나의 삶을 올바르게 이끌어갈 책임이 있다. 이러한 믿음을 갖게 된 이후로 나의 삶은 '회피' 보다는 '직면'과 '도전'에 한 걸음 가까워질 수 있었다.

<예민함이라는 무기> 저자가 말하는 '마음의 상처' 새롭게 보기

흔히 부정적으로 일컬어지던 '예민함'에 '무기'라는 강력한 의미를 부여했던 '롤프 젤린'이 새로운 의미를 손에 들고 돌아왔다. 바로 '마음의 상처'에 덧붙여줄 의미다. 책 <마음의 상처와 마주한 나에게>은 상처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마음의 고통을 삶의 필연적 요소로 규정하고, 이를 정면에서 마주봄으로써 삶의 풍요와 행복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제시한다. 저자가 <예민함이라는 무기>에서 보여줬던 직관적 해석과 구체적 방법론은 이 책에서도 강점을 드러낸다. 예민한 사람이라면, 과거의 상처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다가올 상처에 대한 두려움으로 삶을 온전하게 경험하고 있지 못한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고 상처에 건강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힘을 얻기를 권해본다.

고통, 자연이 선물한 반가운 신호

43 우리가 생존에 유리하게 행동하면 자연은 이러한 단순하고 오래된 법칙에 따라 언제나 우리의 생존을 보장해준다. 반면 우리에게 이로운 것이 아니라서 피해야 할 것이 있을 때에는 고통과 불안으로 신호를 준다.

52 우리는 고통스러운 상처를 받은 후 무방비하게 열어놓은 마음의 문을 닫고 자신을 폐쇄시킨다. 그러면 결국 자신도 상처를 받는다. 마음의 문을 닫음과 동시에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아름다운 것으로부터도 자신을 차단시키기 때문에 더 이상 아름다운 경험도 할 수 없다. 이 세상과 차단되고, 나아가 삶이 에너지와도 단절되게 된다.

이고득락. 우리의 삶은 기쁨을 쫓고 고통을 피하는 과정의 반복이다. 좋아하는 것을 하고 싫어하는 것을 피하는 것, 삶의 방향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알고리즘 중 하나일 것이다. 여기에 고통의 근본적 존재 이유가 있다. 고통의 시작은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는 대상으로부터 도망치도록 각성시키는 '신호'였다. 그러니 고통 자체는 절대로 우리가 미워해야 할 대상이 아니다. 오히려 자연의 선물로서 존재 자체에 고마워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렇다면 우리는 고통을 주는 존재로부터 무조건 도망쳐야 하는것이 옳을까? 그렇지 않다. 고통이 주는 신호의 의미가 늘 '생존'만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소중함'이다. 좌절감은 우리에게 고통을 준다. 왜 일까? 우리가 맞닥뜨렸던, 그러나 실현하지 못했던 그 일이 우리에게 그만큼 소중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상실감이 우리에게 고통을 주는 이유는 상대방이 우리에게 소중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우리는 마땅히 당연히 고통스러운 것이다. 여기에서 선택의 갈림길이 발생한다. 먼저 고통을 피하는 것이다. 당장의 아픔과 다가올 아픔의 가능성은 회피할 수 있겠지만 동시에 또 다른 행복의 가능성으로부터도, 아름다운 경험의 가능성으로부터도 멀어지게 된다. 그리고 두 번째 방법이 있다. 고통에 새로운 관점을 부여하는 것이다. 가령 책의 234페이지에 소개되었듯 '성장의 발판'으로 삼는 것이다. 고통을 통해 우리는 우리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무엇인지 발견할 수 있다. 배려심이 더 깊은 사람으로, 타인의 고통을 공감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숙해질 수 있다. 삶의 새로운 차원을 발견하고 일상을 더욱 풍성하게 확장할 수 있다. 우리에게 벌어진 사건은 우리의 자유가 아니었을지 몰라도, 염세와 냉소와 자책과 회피를 고를 것인가, 발견과 이해와 성숙과 성장을 선택할 것인가는 전적으로 우리의 자유 영역에 속해있다.

신념, 고통을 뛰어넘는 힘

247 그렇다면 굴하지 않고 곤경을 이겨내는 힘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깊은 상처를 받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언제나 한결같이 말한다. 어떤 가치나 사상과 자신을 합일시키면 이로부터 에너지를 얻고 회복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그것이 인류애일 수 있고, 어떤 사람에게는 종교적 신념일 수 있다. 어떤 사람은 자유로운 미래에 대한 사상과 이를 위한 임무를 자신과 하나로 결합시킨다. 이러한 사상을 실현하는 사람은 자신에게 상처를 준 사람들에게 대항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에게 가해자는 적이 아니라, 그저 상대방일 뿐이다. 또한 그는 상대를 능가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그는 상대에게서 인간적인 측면을 볼 수 있게 된다.

책에 담간 각종 강력한 무기들 중 나에게 가장 와닿았던 부분은 '신념'에 관한 부분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실패 앞에 좌절하고 절망한다. 세상과 사람을 혐오하거나 심지어 자기 자신을 학대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한편 힘든 시기를 겪으면서도 결코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저자는 여기서 '신념'의 차이를 짚어본다. '그래서' 포기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아가기도 한다. 반드시 지켜내야 할, 마땅히 감수해야 할 무언가가 존재할 경우다. 이것이 바로 '신념'이다. 이러한 자신만의 신념을 분명하게 정립하고 또렷하게 자각할 때, 당면한 장애물을 인내와 용기로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다.

나에게 묻는다. "그래서 너의 신념은 뭐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지켜내야 할 무언가가 있어?" 아쉽지만 아직 잘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그것을 발견하기 위한 구도의 여정을 멈추지 않고 싶다는 것, 이것을 신념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확신에 가득 차 분명하게 선언하고 실현해 나가기엔 아직 자신감과 강단이 부족한걸까? 하지만 다른 관점에서 들여다보면 이 또한 나의 무기가 될지도 모르겠다. 판단하려 들기에 앞서서 발견의 감각을 바짝 세우기를, 상처와 불안을 감내하고 성장과 용기를 선택하기를, 열린 마음과 호기심으로 나와 타인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며 수용할 수 있는 내가 되기를, 그렇게 인간다움과 고유성을 모두 갖춘 내가 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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