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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껏 너를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 친구가 친구가 아니었음을 깨달은 당신을 위한 관계심리학
성유미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9년 3월
평점 :
동기 언니에게 추천받아서 엄청 기대하고 읽은 관계심리학 책이었는데 생각보다 공감되는 부분이 적어서 아쉬웠다. (오랜만에 읽은 심리학 책이었는데 흑흑.) 관계에 대해 내가 너무 무심하기 때문인 것인가, 아니면 더이상 나는 나에게 상처주는 사람과는 관계를 맺지 않기 때문일까.
40 "세상의 주인공은 나야 나."라는 노래 가사처럼 누구나 주인공이 되고 싶어한다. 이것은 본능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희생자가 생겨서는 안 된다. 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는 희곡 <닫힌 방>에서 "타인은 지옥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왜 타인이 지옥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겠으나 나는 ‘타인 역시 나와 같은 것을 욕망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하고 싶다. 내가 주인공이고 싶어하는 주체이듯, 상대 또한 나의 들러리가되고 싶어하는 주체가 아니다. 또한 내가 먼저 소망을 이루고 싶어하듯, 상대 역시 나보다 늦게 소망을 이루고 싶지 않을 것이다. 나의 소망이나 욕구만큼 누군가의 소망도 존중해야 ‘건강한 관계‘가 만들어진다.
142 힘들겠지만 인정하고 이에 대처하는 자세를 가지면 사는 게 한결 수월해진다. 이런 감정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그러니 "네가 샘이 나 죽겠어."라고 소리 내어 말하자. 이렇게 표현한다고 해서 절대 지는 게 아니다. 자신의 감정을 손에 올려다놓고 들여다볼 수만 있어도 충분하다. 처음에는 얼굴이 화끈거리겠지만 괜찮다. 갖고 싶은 것을 상대가 가졌으니 감정이 요동치는 것은 당연하다. 중요한 건 그다음이다. 부러움이라는 감정의 바닥에 내가 진정 바라는 것, 나의 숨은 욕망이 똬리를 틀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143 더불어 중요한 한 가지. 현재 시기심에 휘말려 자신을 소진하는 중이라면 관계에 매몰되는 대신, 자기 자신에게 몰입하길 바란다. 사람 마음이란 게 그렇다. 내가 여유 있고 자신감이 있으면, 친구가 어디를 가든, SNS에서 무엇을 자랑하는 크게 신경 쓰이지 않는다. 그러니 비교하고 속상해하기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특화해 그 성과를 수면 위로 떠올리는 일에 집중하자. 자기만의 시간을 가지자. 문화센터에 가서 요리 강좌를 듣든, 도서관에 가서 소설을 읽든 꾸준히 1년만 하면 그것은 내 것이 된다. 나는 여기에 ‘나만의
186 속물(snob). 이 단어처럼 말 많고 탈 많은 게 있을까. 그래서 속물에 대해 공부를 좀 해봤다. 처음 속물이란 말이 시작된 곳은 영국이다. 문학평론가 고봉준의 ‘속물의 계보학‘ 이라는 논문을 보면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입학시험을 칠 때 귀족과 구별하기 위해 평민 학생 이름 옆에 시네 노비리타테(sine nobilitate, without nobilility)라고 적어놓았다고 한다. 여기에서 속물이란 단어가 생겨났단 얘기다. 이렇게 보면 속물은 태생부터 계급적이고 차등적이다. 주변에서 속물이란 단어가 어떻게 쓰이는가를 보면 그 사회적 의미가 더욱 분명해진다.
189 ‘속물의 계보학‘에 재미있는 얘기가 나온다. 19세기 전에는 속물이 귀족이 아닌 평민을 뜻했으나 이후에는 ‘타인에게 높은 지위가 없으면 불쾌해하는 것‘으로 의미가 바뀌었다고 한다. 상당히 흥미로운 대목이다. 며느리가 학교 선생이길 바라는 마음, 시댁이 재력이 있는 집안이길 바라는 마음. 이 욕심이 마음에서 끝나지 않고 파혼이라는 선택을 하게 할 만큼 힘이 센 것은 상대가 가진 자원이 내게 이익이 되지 않을 거란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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