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하는 나를 멈추고 싶다
다부사 에이코 지음, 윤지영 옮김 / 이마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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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제연언니 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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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껏 너를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 친구가 친구가 아니었음을 깨달은 당신을 위한 관계심리학
성유미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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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 언니에게 추천받아서 엄청 기대하고 읽은 관계심리학 책이었는데 생각보다 공감되는 부분이 적어서 아쉬웠다. (오랜만에 읽은 심리학 책이었는데 흑흑.) 관계에 대해 내가 너무 무심하기 때문인 것인가, 아니면 더이상 나는 나에게 상처주는 사람과는 관계를 맺지 않기 때문일까.

40 "세상의 주인공은 나야 나."라는 노래 가사처럼 누구나 주인공이 되고 싶어한다. 이것은 본능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희생자가 생겨서는 안 된다. 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는 희곡 <닫힌 방>에서 "타인은 지옥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왜 타인이 지옥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겠으나 나는 ‘타인 역시 나와 같은 것을 욕망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하고 싶다.
내가 주인공이고 싶어하는 주체이듯, 상대 또한 나의 들러리가되고 싶어하는 주체가 아니다. 또한 내가 먼저 소망을 이루고 싶어하듯, 상대 역시 나보다 늦게 소망을 이루고 싶지 않을 것이다. 나의 소망이나 욕구만큼 누군가의 소망도 존중해야 ‘건강한 관계‘가 만들어진다.

142 힘들겠지만 인정하고 이에 대처하는 자세를 가지면 사는 게 한결 수월해진다. 이런 감정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그러니 "네가 샘이 나 죽겠어."라고 소리 내어 말하자. 이렇게 표현한다고 해서 절대 지는 게 아니다. 자신의 감정을 손에 올려다놓고 들여다볼 수만 있어도 충분하다. 처음에는 얼굴이 화끈거리겠지만 괜찮다. 갖고 싶은 것을 상대가 가졌으니 감정이 요동치는 것은 당연하다. 중요한 건 그다음이다. 부러움이라는 감정의 바닥에 내가 진정 바라는 것, 나의 숨은 욕망이 똬리를 틀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143 더불어 중요한 한 가지. 현재 시기심에 휘말려 자신을 소진하는 중이라면 관계에 매몰되는 대신, 자기 자신에게 몰입하길 바란다. 사람 마음이란 게 그렇다. 내가 여유 있고 자신감이 있으면, 친구가 어디를 가든, SNS에서 무엇을 자랑하는 크게 신경 쓰이지 않는다.
그러니 비교하고 속상해하기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특화해 그 성과를 수면 위로 떠올리는 일에 집중하자. 자기만의 시간을 가지자. 문화센터에 가서 요리 강좌를 듣든, 도서관에 가서 소설을 읽든 꾸준히 1년만 하면 그것은 내 것이 된다. 나는 여기에 ‘나만의

186 속물(snob). 이 단어처럼 말 많고 탈 많은 게 있을까. 그래서 속물에 대해 공부를 좀 해봤다. 처음 속물이란 말이 시작된 곳은 영국이다. 문학평론가 고봉준의 ‘속물의 계보학‘ 이라는 논문을 보면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입학시험을 칠 때 귀족과 구별하기 위해 평민 학생 이름 옆에 시네 노비리타테(sine nobilitate, without nobilility)라고 적어놓았다고 한다. 여기에서 속물이란 단어가 생겨났단 얘기다. 이렇게 보면 속물은 태생부터 계급적이고 차등적이다. 주변에서 속물이란 단어가 어떻게 쓰이는가를 보면 그 사회적 의미가 더욱 분명해진다.

189 ‘속물의 계보학‘에 재미있는 얘기가 나온다. 19세기 전에는 속물이 귀족이 아닌 평민을 뜻했으나 이후에는 ‘타인에게 높은 지위가 없으면 불쾌해하는 것‘으로 의미가 바뀌었다고 한다. 상당히 흥미로운 대목이다. 며느리가 학교 선생이길 바라는 마음, 시댁이 재력이 있는 집안이길 바라는 마음. 이 욕심이 마음에서 끝나지 않고 파혼이라는 선택을 하게 할 만큼 힘이 센 것은 상대가 가진 자원이 내게 이익이 되지 않을 거란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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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오늘은 나한테 잘합시다 - 어쩐지 의기양양 도대체 씨의 띄엄띄엄 인생 기술
도대체 지음 / 예담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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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엽다

37 사회생활이란 무엇인가? 중학교 때 전교 1등을 한 적이 있다고 말하는 마흔을 앞둔 직장 동료에게 "늦었지만 축하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208 부자가 된다면 큰 건물을 하나 사서 꼭대기에 전광판을 달아 매일 아무 의미 없는 말을 내보내고 싶다. <배고프다>라거나 <쿄쿄쿄쿄쿄〉, 〈오늘 닭볶음탕 먹었다〉, 〈이제 졸리네ㅋ) 같은 거. 전광판 트윗이랄까.
아, 아무 의미 없고 쓸데없는 일에 돈을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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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것에 대해 아주 오랫동안 생각해 마음산책 짧은 소설
김금희 지음, 곽명주 그림 / 마음산책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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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너무 멋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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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집

54 오늘 복도에 서서 기침을 하자 어느 부서인지는 몰라도 상사임이 분명한 대머리가 - 왜 대체로 상사들은 대머리일까. 우리 아버지는 머리숱이 많아서 상사가 되지 못했을까. 그렇다면 내 미래에도 희망은 없어, 나는 아주 많거든, 무성하거든 - 지나가다 말고 굳이 뒤돌아 자네, 하고 불렀다.

74 선배는 자기가 너무 궁상을 떨었다 싶었는지 다른 대화할까, 하고는 대학 시절 이야기를 꺼냈다. 교수들 안부에서 출발해 동기들 근황 그리고 최근에 도서관이 다시 지어졌다는 지엽적인 정보까지. 나는 선배가 또 무슨 말을 하고 싶어서 사족이 긴가 싶었는데 결국 얼마 전 출판사 일로 김 강사를 만났다고 본론을 이야기했다. 김 강사는 모교 출신 대학 강사였는데 학교 재단측에 밉보여 강단에서 쫓겨나다시피 했다. 재단이 김강사를 마뜩잖아 한 건 그즈음 정권을 비판하는 글을 신문에 썼기 때문이었다. 그는 확실히 열정의 비판적 지식인이었지만 뭔가 충동적이고 감정적인 사람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심지어 우리와 토론 수업을 하다가 분노를 이기지 못해 강의실을 나가버리기도 했다. 학생 중 누군가 왜 우리가 해고된 노동자들을 도와야 합니까? 라고 물었기 때문이다. 자기가 열심히 했으면 안 잘렸을 것 아니에요, 라고. 다음 주에도 그는 강의에 들어오지 않았다. 우리는 빈 강의실에 앉아 그가 ‘경제학의 이해와 적용‘이라는 강의명을 지운 뒤 쓰고 간 "깨어나자!"라는 말을 마주해야 했다.
그 일은 나중에 학교가 김 강사를 해고하는 빌미가 되었다. 그가 강의를 하지 않는 동안에도 웹을 통해 수업 자료를 제공했다는 사실은 고려되지 않았다. 선배는 지금 김 강사가 투병중이라고 했다.
"선배 그때 김 강사가 수업 안 들어왔던 거 기억해?"
"당연하지, 나는 그것에 대해 아주 오랫동안 생각해, 지금까지."

227 나는 자정이 넘어도 오지 않는 그 추운 나라의 여행객들을 기다리다 "괜찮니?"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내거나 정 염려스러우면 직접 한강에 나가봤다. 텅 빈 둔치에는 컬러가 진한 패딩점퍼를 입고 남대문이나 명동에서 구입했을 ‘금방 제대‘ ‘강심장‘ ‘큰이모‘ 유부남‘ 같은 한글이 쓰인 모자를 나눠 쓴 외국인들이 앉아 있었다.
그렇게 한강에서 돌아와 티백으로 우려낸 보리차를 내놓으면 투숙객들은 동굴 속 곰처럼 흐뭇해졌다. 내일은 술을 먹지않을 거야, 말하기도 했다. 오늘 충분히 마셨기 때문이지. 어쨌어, 즐거웠니, 즐거웠지, 우리는, 마셨거든 한강을, 한강을 어떻게 마셨어, 애초에 마시면 안 되지만 얼어서 움직이지 않잖아, 병으로 마셨지, 투명한 술병을 들어서 술의 눈금을 한강의 수위에 맞추면 꼭 한강을 마시는 기분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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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몬드 (양장) - 제10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손원평 지음 / 창비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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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정이 너무 짧아서 아쉽다.
눈물 한방울이 흐르긴 했다.
나는 청소년소설을 좋아하는 것 같아.
(내 수준)

29 누구나 머릿속에 아몬드를 두 개 가지고 있다. 그것은 귀 뒤쪽에서 머리로 올라가는 깊숙한 어디께, 단단하게 박혀 있다. 크기도, 생긴 것도 딱 아몬드 같다. 복숭아씨를 닮았다고해서 ‘아미그달라‘ 라든지 ‘편도체‘라고 부르기도 한다.
외부에서 자극이 오면 아몬드에 빨간 불이 들어온다. 자극의 성질에 따라 당신은 공포를 자각하거나 기분 나쁨을 느끼고, 좋고 싫은 감정을 느끼는 거다.
그런데 내 머릿속의 아몬드는 어딘가가 고장 난 모양이다. 자극이 주어져도 빨간 불이 잘 안 들어온다. 그래서 나는 남들이 왜 웃는지 우는지 잘 모른다. 내겐 기쁨도 슬픔도 사랑도 두려움도 희미하다. 감정이라는 단어도, 공감이라는말도 내게는 그저 막연한 활자에 불과하다.

151
- 이상하게 이제 더 이상 그런 옛날 잡지 보기 싫다. 즐겁지 않아. 아름다운 것들이 시들어 가는 상상이 돼서, 너같은 새낀 영영 이해 못 하겠지만.
- 브룩 실즈한테 흥미가 떨어졌다니, 너한테 도움이 될 다른 책을 추천해 줄 수는 있다.
- 줘봐.
곤이가 싱겁게 대꾸했다. 나는 외국 작가가 쓴 『사랑의기술』을 추천해 줬다. 제목을 본 곤이는 묘한 미소를 짓고는 돌아갔다. 며칠이 지나지 않아 다시 찾아와서 이딴 개소리는 집어치우라고 역정을 내긴 했지만, 그래도 그렇게 의미 없는 추천은 아니었다.

154
- 그래. 의사들이 그렇대. 타고났대.
사이코패스, 초등학교 때부터 아이들이 나를 놀릴 때 쓰던 대표적인 단어다. 엄마와 할멈은 길길이 뛰었지만 사실 나는 그 말에 어느 정도 동의했다. 나는 진짜 그런 건지도 모른다. 누군가에게 상처를 입히거나 죽여도 죄책감이든 혼돈이든 아무것도 못 느낄 테니까. 그렇게 타고났으니까.
- 타고나? 그 말이 세상에서 제일 재수 없는 말이야.
곤이가 말했다.

189
-안녕.
어깨 너머로 목소리가 들렸다. 찬물이라도 맞은 듯, 안녕 한마디에 심장이 서늘해졌다. 도라였다.
- 한번 와 봤어. 그래도 되지?
- 아마 그럴걸. 이미 그랬고,
내가 답했다.
- 손님이 주인에게 방문해도 되겠느냐고 묻는 경우는 별로 없으니까. 인기가 많아서 예약을 해야 하는 식당이라면 몰라도 보다시피 여긴 그런 곳은 아니니까.
말해 놓고 보니 인기 없는 가게라고 자백한 것 같아 실수인가 싶었다. 도라는 뭐가 우스운지 까르르 웃었다. 수백 개의 작은 얼음 조각이 바닥에 흩어지는 것 같은 웃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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