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와 함께 춤을 - 시기, 질투, 분노는 어떻게 삶의 거름이 되는가
크리스타 K. 토마슨 지음, 한재호 옮김 / 흐름출판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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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는 앞으로 당신을 설득해서 나쁜 감정이 좋은 것이라고 믿게 할 작정이다. / p.14

이 책은 크리스타 K.토마슨이라는 미국의 철학자의 철학에 관한 도서이다. 원래 종종 철학 도서들을 읽는 편이지만 주제만 보고 심리학 도서로 착각했다. 질투와 분노 등의 감정을 다스리게 만드는 방법들은 대부분 심리학에서 자주 언급이 되는데 책 소개를 보고 흥미가 생겼다. 이러한 부정적인 감정을 어떻게 철학적으로 풀어 줄 것인가 하는 지점이 기대가 되었다.

가장 읽게 된 큰 계기는 맛보기 읽은 문장 하나 때문이다. 상단에 언급한 '나는 앞으로 당신을 설득해서 나쁜 감정이 좋은 것이라고 믿게 할 작정이다.'라는 문장이다. 사실 나 역시도 질투, 시기, 분노는 부정적인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상대를 향할 때에는 이를 의식적으로 많이 누르는 편이다. 속으로 부글부글 끓을지언정 외부로 표출한다거나 그러지는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렇다 보니 읽기 전에 많은 의심을 가지고 있었다. 누구보다 시기와 질투, 분노를 나쁜 감정이라고 믿는 독자 중 하나인 나를 얼마나 설득할 수 있을까. 과연 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쉽게 이 생각이 얼마나 바뀔까 싶었다. 이렇게까지 의심을 가지고 읽은 책은 많지 않았다. 아마 지금까지 선택한 책들 중에서는 가장 호기심이 들면서도 의심을 가지고 페이지를 넘기는 책이지 않을까 싶다.

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첫 번째는 스토아학파, 간디 등 예전 성인들이 가지고 있는 시기, 질투, 분노 등의 감정을 어떻게 다스렸는지를 언급한다. 책에서는 감정통제형이라고 말한다. 과거의 감정통제형 성인들의 철학을 통해 부정적인 감정을 마주한다. 두 번째는 이 감정에 대한 정의와 다스리는 방법이다. 무조건적으로 밀어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생각보다 술술 읽혀졌다. 철학 도서는 늘 시간을 오래 두고 읽는 편이었는데 두 시간 반에 모두 완독이 가능했다. 비교적 이해하기 쉽게 철학적인 이야기를 다루었다는 점과 현대 사람들에게도 공감이 될 수 있는 부정적인 감정을 다루었다는 점에서 현실적으로 크게 와닿았던 지점이 있었다. 거기에 이러한 감정을 악마로 표현하는 등 처음에 재미를 붙이다 보니 마지막 장을 넘겼다.

생각했던 지점과 조금 다르게 전개가 되어서 그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시기, 질투, 분노가 부정적인 감정이 아니라는 점을 설명할 근거들을 언급하는 방법으로 책이 전개될 줄 알았는데 이들은 부정적인 감정이 아니며, 마주해서 긍정적인 에너지로 사용해야 된다는 점이라는 결말이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다. 그럼에도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는 게 죄가 아니라는 점에서, 다른 이들도 똑같이 느끼는 당연한 감정이라는 점에서 위로가 되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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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닐 손수건과 속살 노란 멜론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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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매너가 나쁜 운전자들, 사생활도 불행할 거야. / p.23

이십 대에는 친한 친구들과 모여서 나중에 같은 집에서 살자는 이야기를 종종 했다. 어차피 모두 결혼 생각이 없으니 느즈막히 하나의 집을 마련하든, 아니면 실버타운을 들어가든 평생 죽을 때까지 서로에게 의지하면서 살자는 뜻이었다. 그때는 그게 하나의 로망이었던 것 같다. 그러나 삼십 대가 되고 나니 누구는 결혼을 했고, 또 누구는 결혼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그건 한낱 꿈으로 끝났다.

이 책은 에쿠니 가오리라는 일본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작년에 작가의 <여행 드롭>이라는 산문집을 읽었고, 예전에 <울 준비는 되어 있다>라는 단편소설집을 읽었다. 감성적인 이야기라는 점에서 참 인상 깊게 남았다. 물론, 세대 차이인지 문화적인 차이인지 모르겠지만 온전히 공감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소설가의 감성은 또 다르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꼈다. 그러다 최근에 신작 소식을 알게 되어 읽게 되었다.

소설의 주인공은 리에, 다미코, 사키다. 세 사람은 어렸을 때부터 친한 친구였으며, 오십 대 중반의 여성들이다. 리에가 외국에서 돌아오면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리에는 집이 없다는 이유로 다미코에게 같이 살자고 한다. 사키는 가정이 있어서 불가능했고, 다미코는 어머니와 살고 있지만 그 점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어머니 역시도 크게 생각하지 않는 듯하다. 이혼 경력이 있는 돌싱의 리에, 독신으로 살고 있는 다미코, 남편과 아이가 있는 사키. 어떻게 보면 다른 환경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들이 중심을 이룬다.

술술 읽혀졌던 책이었다. 아무래도 현실에 있을 법한 소재라는 점에서 현실감도 느껴졌다. 전에 작가의 작품을 읽었기 때문에 조금 더 수월하게 읽을 수 있었던 지점도 있었던 것 같다. 보통 350 페이지가 넘는 작품이라면 세 시간 정도가 걸리는데 이 작품은 두 시간에 모두 완독이 가능했다. 한 시간씩 끊어서 이틀에 나누어 읽다 보니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있었다. 그만큼 흥미로웠던 작품이었다.

개인적으로 리에라는 인물에게 가장 집중이 되었다. 세 사람 중에서 가장 자유분방한 인물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다른 친구의 집에서 산다는 것과 계획도 없이 차를 구매하는 것이 망설이게 되는 부분인데 아무렇지 않게 실행에 옮긴다는 게 참 흥미로웠다. 아마 나의 경우라면 평생 불가능한 일이지 않을까. 특히, 인물의 나이가 오십 대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더욱 힘든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삼십 대를 지나고 있어서 이번 작품 역시도 크게 공감이 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 오십 대가 된다면 지금의 친구들과 쓰리걸스처럼 과거를 추억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벌써 서로의 일과로 일 년에 한두 번 만나기도 힘든데 그때가 지나면 더욱 많은 이유로 멀어지게 되는 일들을 겪게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쓰리걸스의 우정이 부러우면서 그런 관계를 만들기 위해 주변을 잘 챙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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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코 반짝일 너에게 - 오늘은 크리에이터 내일은 배우, 서툴지만 분명하게 빛나는 청춘의 기록들
김규남 지음 / 21세기북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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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가진 것들을 사랑할 준비가 되어 있다. / p.11

이 책은 김규남 작가님의 에세이다. 적어도 나에게만큼은 작가님보다는 유튜브 크리에이터 또는 라디오 게스트로 익숙한 분이다. 예전부터 '웬디의 영스트리트'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진실 혹은 거짓 코너를 재미있게 들으면서 팬이 되어 유튜브 '띱'을 구독하게 되었고, 최근에는 '12시엔 주현영'이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목동 리서치 연구소 코너를 매주마다 애청하고 있다. 아무래도 운전하는 일이 잦다 보니 그게 참 익숙하다.

유튜브 채널을 구독한 이후로 불과 오전만 하더라도 새로 올라온 영상을 바로 시청했다. 그만큼 내적인 친밀감이 높은 분 중 하나인데 최근에 에세이를 발간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원래 유명인들의 에세이를 그렇게까지 즐겨 읽는 편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기대가 되었다. 비슷한 연배이기 때문에 더욱 공감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서 선택하게 되었다.

쉽게 술술 읽혀졌던 책이었다. 에세이 특성이기도 하지만 현실감이 크게 느껴진 탓에 금방 완독할 수 있었다. 페이지 수가 얇은 편이어서 한 시간 반에 모두 완독이 가능했다. 크리에이터로서의 애환과 꿈을 쫓아 살아가는 보통의 사람이라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어서 크게 이해가 필요하다거나 어렵다 느끼는 것 또한 없었다. 금방 읽을 수 있어서 가볍게 완독하기 좋았다.

그동안 매체에서 봐왔던 저자의 모습은 그저 밝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시청하는 입장에서는 방송이고 당사자 입장에서는 일하는 상황에서 감정에 휩쓸리는 모습을 보이는 게 이상하기는 하겠지만 따뜻한 느낌을 많이 받았었다. 그런데 책에서 보이는 저자의 모습은 조금 다르게 보였다. 그렇다고 어두운 분위기의 내용은 아니었지만 생각과는 다르게 치열하게 살아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개인적으로 그런 측면에서 인상이 깊었다. 배우로서 살아가는 저자가 한계에 부딪혀 절망하거나 위축되는 모습. 그럼에도 불구하고 꿈을 위해 달려가고, 자신을 믿고 조금씩 이를 깨는 이야기들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과연 나는 직업인으로서 한계에 도전적인 모습을 보였을까. 아니, 그것보다 스스로를 믿고 얼마나 행동했을까. 진중하고도 진실된 이야기들이 스스로를 돌아보게 했다.


가볍지만 결코 가볍지만은 않았던 책이었다. 유명인의 에세이가 그냥 뻔한 이야기처럼 느껴질 수 있겠지만 나름의 여운과 공감된 부분이 있어서 그것 또한 그냥 단순하게 여길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면을 활자를 통해 알게 되어서 앞으로 작가님의 열렬한 팬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나와 마찬가지로 청춘을 응원하게 되는 에세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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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방은 빛을 쫓지 않는다 - 대낮의 인간은 잘 모르는 한밤의 생태학
팀 블랙번 지음, 한시아 옮김 / 김영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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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당시에는 모든 나방을 동정할 수 없었지만, 우리가 얼마나 다양한 종을 끌어들였는지는 알 수 있었다. / p.26

원래 벌레 자체를 안 좋아하는 편인데 나방은 더욱 불호에 가깝다. 나방이 벌레라고 하기에는 조금 안 맞지만 적어도 나에게만큼은 비슷한 느낌이다. 여름에 하루살이와 함께 나방이 자주 보이는데 그때를 피해서 야구장 관람을 갈 정도로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종이나 다른 도구로 살살 다른 쪽으로 유인하는데 그것조차도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고, 아예 얼음이 된 듯 알아서 날아갈 때까지 가만히 있는 경우도 많다. 이 정도 되면 싫다기보다는 무섭다고 말하는 게 조금 더 정확할 듯하다.

이 책은 팀 블랙번이라는 생태학자의 나방에 관한 생태학 도서이다. 나방을 그렇게 무서워하는데 왜 이 책을 선택했는지 모르겠다. 뭔가 끌렸다. 더군다나 올해는 몇 번 언급했던 것처럼 문학에 거의 집중이 되었다. 최근에 들어서 바다 생물에 대한 과학 도서를 읽었고, 그전에는 거의 전무하다시피 했다. 그 책이 나름 흥미로운 주제를 던졌기에 이번에 새로운 생물에 대한 책을 보다가 알게 된 책이다.

저자는 제자들과 함께 나방 덫을 설치해 나방을 연구했다. 나방 덫에는 총 82 마리의 개체가, 28 종에 이르는 나방이 있었다. 연구를 토대로 나방이 어떻게 살아남는지, 또는 어떻게 이주하는지 등 그동안 사람들이 몰랐던 나방에 많은 이야기들이 전반적인 내용이 실려 있다. 저자가 나방을 연구하면서 독자들에게 전하는 환경에 대한 문제와 경각심으로 이어지는 생태학적인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생각보다는 많이 어려웠던 책이었다. 띠지 문구에 "생태학 입문서"라고 적혀 있어서 생태학을 아예 모르는 독자들에게도 쉽게 접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예상했는데 페이지 수를 넘기다 보니 과학 산술식이나 생물학 용어 등이 등장해서 조금 당황스러웠다. 그래도 나름 고등학교 시절에 생물을 배웠던 사람인데 시간이 흘러 다 잊었는지 다 초면에 가까운 단어들이었다. 이를 그냥 넘겨도 전체적인 이야기의 맥락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지만 그래도 난이도가 높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섯 시간 정도에 모두 완독이 가능했다.

개인적으로 마지막 파트인 8 장과 9 장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적으로 남았다. 나방으로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라는 내용이 서문에 등장하지만 보호색을 띈 나방, 또는 다른 방법으로 자신을 보호하는 나방 등 전반적으로 나방에 집중이 되어 그 문장에 크게 공감이 되지는 않았다. 나방에 특화된 생태학 책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마지막에 환경과 연관지어 경각심을 주는 부분에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인간이라는 종이 생태계의 혼란을 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도움 이주를 통해 조금이나마 일부 생물들의 번식을 도울 수 있다는 내용이 참 흥미로웠다.

몇 시간이 되지 않아 완독한 책이지만 뭔가 긴 호흡으로 여유를 가지고 읽어야 하는 책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내용의 부족함보다는 조금 옆에 두고 천천히 하나하나 이해하면서 읽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던 것이다. 너무나 흥미로웠는데 그만큼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다. 이 책을 덮으면서 완전히 이해했는지 스스로에게 되묻는다면 아마 절반 정도라고 대답할 수 있을 텐데 그 정도밖에 받아들이지 못한 점이 너무나 큰 아쉬움으로 두고 남을 듯하다. 내년에 재독 목록에 포함시켜야 할 책이라는 미련이 남았던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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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스 :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
제나 새터스웨이트 지음, 최유경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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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소설인데 왜 현실감 있게 느껴졌는지 모를 소설. 인조인간도 결국 인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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