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나는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물론 문제는 무엇 하나 해결되지 않았으며, 얘기를 끝낸 시점에서도 어쩌면 사태는 똑같을지도 모른다. 결국 글을 쓴다는 건 자기 요양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자기 요양을 위한 사소한 시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 P10
적어도 내가 여기서 하는 얘기는 현재의 나로서는 최선을 다한 것이다. 덧붙일 건 아무것도 없다. 그래도 나는 이렇게도 생각하고 있다. 잘만 되면 먼 훗날에, 몇 년이나 몇십년 뒤에 구원받은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이다. 그리고 그때가 되면 코끼리는 평원으로 돌아가고, 나는 더 아름다운 말로 세계를 이야기하기 시작할 것이다. - P11
만약 당신이 진정한 예술이나 문학을 원한다면 그리스 사람이 쓴 책을 읽으면 된다. 참다운 예술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노예 제도가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노예가 밭을 갈고 식사를 준비하고 배를 젓는 동안, 시민은 지중해의 태양 아래서 시작에 전념하고 수학과 씨름했다. 예술이란 그런 것이다. 모두가 잠든 새벽 세 시에 부엌의 냉장고를 뒤지는 사람은 이 정도의 글밖에는 쓸 수 없다. 그게 바로 나다. - P15
"생각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지. 물론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약간의 머리가 필요하지만, 계속 부자로 있기 위해서는 아무것도필요하지 않아. 말하자면 인공위성에 휘발유가 필요 없는 것과같은 논리지, 빙글빙글 같은 곳을 돌기만 하면 되는 거야. 하지만 나나 너는 그렇지가 않지. 살아가기 위해서는 계속 생각해야하거든. 내일 날씨에서부터 욕조의 마개 사이즈까지 말이야. 안그래?" - P19
"하지만 자동차는 이제 못 쓰게 됐어." "신경 쓸 것 없다니까. 자동차는 다시 돈 주고 사면 되지만 행운은 돈 주고도 못 사는 거야." - P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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