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우즈키....거절할 단 한 명은 누굽니까?못당하겠다는 듯 피식 웃는 백작.백작우연히 마주쳤을 때, 히데코 아가씨는 눈을 돌리지 않으셨죠.오히려 제가 시선을 돌려야 했어요.아가씨는 마치 창에 장막을 쳐놓은 것처럼 시선이 안쪽으로만 향해 있더군요. - P115
참, 제 선물은 잘 받으셨겠지요? 제 선물한테 조선말로 좀 전해주시겠어요?미안하지만 현실세계엔, ‘억지로 하는 관계에서 쾌락을 느끼는‘ 여자는 없다고.그리고........세상에 많고 많은 계집애 중에 하필이면 숙희를 보내줘서 ‘약간‘ 고맙다고. - P169
숙희어머, 백작님 오시고부터 발톱이 부쩍 빨리 자라시네....뭔 조환가 몰라? ...아가씨는요, 그런 거 모르고 사는게 좋아요?큰 바다에 얼마나 많은 배들이 오고가는지....떠나는 이, 돌아오는 이, 보내는 이, 맞아주는 이....얼마나 시답잖은 일에 울고 웃고들 하는지....그런 거 하나도 못 보고 사는 게 좋아요?아가씨, 제일 멀리 가본 게 어디에요? 뒷동산이죠? - P77
‘날아가는 시간이여, 이 술을 한 잔 마시게나!‘ - P105
"하지만 이런 운명을 받아들이는 샤오첸이라니, 너무 안쓰러운걸요!"샤오첸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웃으며 말했다."절 지켜주시려는 마음은 정말 감사합니다."그러고는 말을 이었다."운명을 받아들이는 게 오히려 편하다...... 사실 맞는 말이지요. 하지만 내지든 본섬이든 문명인을 자처하는 남자들은 자유연애를 부르짖는답니다. 중매결혼이 사람을 답답하게 만든다고 불평하기도 하지요. 결혼하면 곧장 아내와 자식을 버려두고 공부나 일을 계속하러 내지로 가버리고요. 그들에게 결혼의 고충이란 결혼식을 치르느라 번거로웠던 몇 주간의 삶이 다예요. 여자에게 결혼은 전생과 현생이 나뉘는 삶의 경계와도 같은데 말이에요." - P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