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치 크라우더는 전 세계의 디아스포라 한인 커뮤니티와 접촉해 교포 자녀들이 쓰지 않고 방치해둔 ㄱ을 취합했다. 돈으로 풀리지 않는 협상에는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했다. 영주권이라든가, 취업 알선, 영구 귀국에 따른 병역문제 등을 깔끔하게 처리해줬다. 그때부터 배치 크라우더는 한낱 장사치가 아니게 됐다. 전 국민이 백 년 동안 쓰기에 넉넉한 ㄱ이 확보된 이후 열린 기념식에서 그는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바로 옆자리에 앉았다. - P21

"오늘 받은 주문이 어떻게 되나, 천구? 한번 읊어보라고."
"신라면 다섯 박스랑 복수요."
"정확해. 내가 기억하는 것과 틀림없이 일치하는구먼."
"복수 쪽은 아무래도 사장님이 처리하셔야 할 것 같네요.
저는 신라면 담당할게요."
"무슨 소린가 천구. 사장이라면 마땅히 복잡하고 고된 일을 도맡아야지. 라면은 내가 처리하겠네."
"네?"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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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아십니까? 홍학은 동성애가 굉장히 많이 발견되는 동물이라고 합니다. 수컷과 암컷이 새끼를 낳으면 다른 수컷이 암컷을 밀어내고 자신이 그 자리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수컷과 수컷 사이에서 큰 새끼는 더욱 강하게 크기 때문에 생존의 문제와도 직결되죠." - P325

"가능합니다. 남학생이니까요." - P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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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에 이혼은 없어요."
"난 당신의 완벽한 인생을 위해 존재하는 사람이 아냐."
"난 당신 사랑해요."
"나도 사랑했어." - P265

준후는 영주를 똑바로 응시했다. 상처를 주고 싶었다.
"지금은 아니지만."
영주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눈시울이 붉어졌다. 울려는 거다.
준후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 것에 흔들릴 일은 없지만 우는여자를 보는 건 귀찮다고 생각했다.
"다현이가 아니었어도 이혼할 거였어."
"난 당신을 잘 알아요."
영주가 준후를 따라 벌떡 일어섰다. 준후는 말끄러미 그녀를 보았다. 다현도 그랬다. 선생님을 이 세상에서 가장 잘 안다고 말했다. 왜 ‘안다는 것‘에 그렇게들 집착하는 걸까. 자신을 가장 잘 안다던 다현은 알까? 다현의 죽음에 자신이 그렇게 슬프지 않다는 것을. - P266

차라리 다현을 죽인 것이 영주였다면 좋았을 것을.
다현이 죽지 않았다면, 하고 생각한 적이 없다는 사실에 준후는 조금 놀랐다. - P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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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낙하 혈흔이에요."
강치수와 박인재가 그를 쳐다보았다. 조사관이 설명했다. 낙하 혈흔은 가만히 있는 물체에서 수직으로 피가 떨어졌을 때 생긴 흔적을 말한다. 수직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혈흔이 정원형을 띠고 피가 튀는 돌기가 일정하게 퍼져 있다. 그는 낙하 혈흔임을 증명하는 다른 혈흔도 있다고 말했다. 그것은 동반 방울이라고했다. 동반 방울은 큰 혈액 방울이 바닥에 부딪치면서 생기는 작은 혈액 방울을 말한다. 현장에서 여러 개 검출된 동반 방울은 혈액이 상당한 높이에서 떨어진 것을 증명한다고 덧붙였다. - P106

다현은 늘 무덤덤 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친구가 없어도, 대화할 사람이 없어도 아무 상관 없다는 듯한 얼굴이었다. 모르는 사람들은 그런 다현을 강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니 아무도 다현에게 말을 걸지 않고 걱정해주지 않고 버려두는 것이리라. 하지만 사실이 아니다. 자신은 알고 있다. 다현은 처절하게 외로운 아이였다. 부서질 듯 약한 아이였다. 작은 상처를 받는 것도 두려워 거짓 외피를 서툴게 두른 것뿐이었다. 그런 다현이 죽을 때 얼마나 외롭고 무서웠을지를 생각하면몸이 조여온다.
자신이 의심을 피할 수만 있다면, 다현과 자신의 관계가 드러나지 않는다면, 자신의 생활이 무너지지 않는다면, 다현에게는 미안하지만 범인이 잡히지 않아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그는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만은 알고 싶었다. 다현은 어떻게 죽었는가.
차라리 즉사했다면 마음이 편할 것 같다. - P117

정은성은 아파트에 살고 있다. 귀가 시간을 확인하려면 CCTV 확인은 당연하다. 그런데 엘리베이터 CCTV라고 정확히 짚는 것은 있을수 없는 일까지는 아니지만 보편적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알리바이를 대기 위해 과한 정보를 쏟아낸다는 것은 범죄심리학의 기초다. 흔들리는 표정 기저에 숨어 있는 뜻을 읽어내려 강치수는 한동안 정은성을 응시했다. - P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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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복무 선발은 임관 2년 차에 처음 지원할 수 있고 임관 5년 차까지 기회가 있다. 장기복무 선발 시 평가요소는 근무평정, 교육성적, 부대추천, 면접평가, 체력검정, 상훈, 잠재역량까지 총 7개요소이다. 복무 연장 선발도 장기복무 선발과 함께 이루어지는데, 복무 연장 선발 평가요소는 장기복무 선발 요소 중에 부대추천과 면접평가만 제외한 다섯 가지 항목으로 평가된다. 이 중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근무평정이고, 선발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것은 부대추천이라 할 수 있다. 근무평정은 매년 전·후반기에 한 번씩 실시하는데 선발하기 직전 반기까지 실시한 결과의 평균값을 환산하여 적용한다. 면접평가는 소집평가과 AI평가 두 개로 나누어서평가하고, 소집평가는 선발 제대에 따라 군단또는 육군본부에서 나누어 평가한다. 부대추천은 각 사단에서 병과별, 임관연도별로 장기복무 - P307

지원자들을 하나의 집단으로 놓고 그 안에서 서열을 매기는 것이다. 지원자의 30%까지만 ‘상‘ 등급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선발할 때 결정적요소라 볼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선발계획이 공지되고 최종 결과 발표가 날 때까지는 3개월 정도 시간이 소요된다. 장교의 장기복무는 임관하고 2년차부터 지원할 수 있고임관일로부터 10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복무 연장을 함께 지원할 수 있다. 장기복무를 희망한다면 평가요소 중에 본인들이 준비할수 있는 부분-체력검정, 상훈, 잠재역량(자격증을말한다)은 준비시간이 넉넉하지 않으므로 업무가 바빠도 미리 챙겨야 한다. 거기에 추가로 상훈(표창)은 지휘관이 챙겨줄 수 있으므로 장기복무시 표창 하나 받은 것이 없어서 곤란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부사관들도 장교와 마찬가지로 장기복무 선발이 되어야 7년 이상 근무가 가능하다. 장교는 10년이 장기복무의 기준이지만 부사관들의 장기복무 기준은 7년이다. 부사관은 임관 시 장기복무로 선발되는 일부 특기들을 제외하고는 의무복무 기간은 4년이다.
장기복무 선발만 되어도 60세가 보장되는 조직이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다. 장교 및부사관의 정년은 군 인사법에 명시되어 있다. - P308

정년이 길어진다. 우리끼리는 우스갯소리로 ‘진급 = 생명 연장의 꿈‘이라고 한다. 말 그대로 계급이 높아지면 현역으로서 우리의 생명이 길어진다. 군 생활의 목표가 진급이 다는 아니지만직업적인 안정성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진급이 중요한 부분이긴 하다.
진급이 어려워지는 시기는 대위에서 소령으로 진급할 때부터다. 전체 대상자 중에 4분의 1정도만 선발된다. 병과별로 따지면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만 크게 벗어나진 않는다. 첫 번째 진급심사에 들어갈 때를 1차라고 하는데 1~4차정도까지 기회가 있다. 진급 선발이 되지 않으면 바로 전역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앞서 말했듯이 현역정년에 도달하는 시기에 전역 처리가된다.
계급별 진급심사는 1년에 1번 있고 약 2주 정도 소요된다. 대위에서 소령 진급심사가 제일처음으로 진행된다. 심사 마지막 날 선발된 인원 명단이 인트라넷에 공지된다. 진급 발표날이되면 모두 숨죽이고 명단이 게시되는 것만 기다리고 있다. 접속자가 폭증해서 서버가 멈추는경우도 종종 있다. 진급심사 시 평가요소는 근무평정, 경력평가, 교육성적, 지휘추천, 체력검정, 상훈까지 총 여섯 가지 요소이다. 심사위원들도 현역으로 근무하고 있는 군인들이므로 심사대상 중에 함께 근무했던 인원들이 100% 존재한다. - P310

심사대상자를 전부 알고 심사할 수 없으므로 편파적인 심사를 막기 위해 심사는 블라인드로 진행한다. 심사위원들은 심사대상자들이 누군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제공된 자료를 놓고 대상을 검토한다. 또한 심사에 들어가기 직전까지 심사위원들도 본인들이 심사위원인지 알지 못한다. 심사 당일 심사위원으로선정된 인원들을 육군본부에서 각각 차량으로데리러 가고 핸드폰 등 연락 수단은 모두 압수당한 채로 심사장소로 이동한다. 심사기간 동안에는 진급대상자가 아닌 인원 중에 일부를 참관할 수 있도록 하여 심사하는 모습을 공개한다.
매년 진급심사가 이루어지지만 진급대상자에매년 들어가는 건 아니다. 소위에서 중위로 진급하려면 소위로 최소 1년을 근무해야 한다. 중위에서 대위로 진급하려면 중위로 최소 2년, 대위에서 소령으로 진급하려면 대위로 최소 6~7년(전투병과와 기행·특수병과는 1년의 차이가 있다), 소령에서 중령으로 진급하려면 소령으로 최소 5년,
중령에서 대령으로 진급하려면 중령으로 최소 4년, 대령에서 준장으로 진급하려면 대령으로 최소 3년은 근무해야 진급대상자가 된다. 이렇게차상위계급으로 진급하는 데 필요한 최소기간을 계급별 최저복무기간이라고 한다. - P311

진급심사 후 선발자가 공지되고 나면 공식적으로 작성되는 모든 문서 등에 대위 박미영에서 소령(진) 박미영으로 표기된다. 진급 선발이 되면 곧바로 진급된 계급으로 계급장을 바꿔줄 것같지만 그렇지는 않다. 군별로 차이가 있는데 육군은 선발 공지가 되고 그다음 해에 해당 계급으로 진급된다. 기분만 좋은 상태로 거의 1년 정도를 진급 예정자 상태로 지낸다. 진급 예정자 시기에 혹시라도 잘못한 일이 있어서 형사처벌을 받거나 징계를 받을 경우, 진급 선발이 취소될 수도 있다. 진급 선발이 될 때까지 잘못 없이 성실히 근무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선발된 이후라도 진급신고를 해서 계급장을 달기 전까지는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 - P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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