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우개 따먹기 법칙 - 제8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4학년 1학년 국어교과서 국어 4-1(가) 수록도서 ㅣ 작은도서관 33
유순희 지음, 최정인 그림 / 푸른책들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축구는 열한 명, 야구는 아홉 명이 뛰는 것처럼 지우개 따먹기도 둘이 해야 재미있고, 모든 경기에서 상대방에게 예의를 지켜야 하는 것처럼 지우개 따먹기 놀이를 할 때에도 상대방의 기분을 나쁘게 하기 위해 상대방에게 딴 지우개를 일부러 발로 밟거나 창문 밖으로 던져서는 안 되고, 태권도 선수와 권투 선수도 체급이 있듯이 지우개 따먹기도 크기가 비슷한 상대끼리 싸워야 한다는 것이다. 상보는 이렇게 정한 나름의 법칙으로 준혁이의 도전에 맞선다. ’지우개 따먹기 법칙 5 - 납작한 지우개는 피한다’로 시작하여, ’지우개 따먹기 법칙 1 - 꼭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은 버릴 것’ 등을 통과하여, 마침내 ’지우개 따먹기 법칙 10 - 지우개 따먹기를 할 때 상대는 나의 친구이다’에 도달하기까지해서 총 10가지의 지우개 따먹기 법칙이 나오는데, 이 부분은 비단 지우개 따먹기 시합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도 충분히 적용 가능한, 그리고 많은 것을 생각나게 하는 아주 중요한(?) 법칙이었다.
상보와 지우개 사랑, 그리고 지우개 따먹기 시합을 하면서 이루어지는 준혁이와의 소통.
아이들의 학교 생활에 있어서 어쩌면 가장 무거운 무게일지도 모르는 친구 관계에 대해서 <지우개>라는 사물을 통해, 그리고 <지우개 따먹기 법칙>이라는 아주 재미난 법칙을 통해 작가는 재치있게 어떤 친구가 되어야 하는지를 아이들에게 보여준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읽으면서 저절로 감탄의 소리가 나왔다. 가장 평범한 일상에서 어찌보면 눈에 띄지도 않는 사물의 하나인 지우개를 가지고 이렇게 맛깔스럽게 이야기를 풀어내다니... "늘 왁자지껄한 교실에서 매일 일어날 법한 유쾌한 에피소드 속에 관계의 의미를 옹골찬 씨앗으로 심어 놓은 결코 가볍지 않은 ’철학 동화’라 할 만하다"는 출판사의 안내글처럼 절대 가볍게 볼 수 없는 내용들이 책 속에 꼭꼭 숨어있다. 그래서 책 속에 숨은 보물을 찾아내는 맛이 정말 꿀맛이다!
푸른문학상의 <새로운 작가상> 수상작 작품들은 참 신선하다. 펄떡거리는 싱싱함이 들어있다고나 할까? 늘 새로운 반전에 새로운 시각이 아주 신선하게 다가오는 시리즈들이라서 정말 읽는 매순간마다 기대되는 책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