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어에게 물린 날 푸른도서관 47
이장근 지음 / 푸른책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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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시집이란 부제에 눈이 먼저 갔던 시집이다. 많은 시집을 읽어보고, 동시집도 읽어보았지만 청소년 시집은 처음이어서 호기심이 앞섰다. 그런데 이게 왠 일, 책을 펼쳐 든 순간 가슴이 먹먹해져서 책을 볼 수가 없었다. 

책에 있던 시들이 일제히 일어나서 나를 바라본다는  느낌이 들었다고나 할까.  
내 기억 언저리에 있던 수많은 기억들이 우수수 일어나는 느낌이 들었다고나 할까.

책장 한 장 한 장을 넘기다보니 시 속에서 아이들이 튀어나온다. 
아이들을 만났고 가르치던 그 시절 속 아이들 한 명 한 명이 다시 내게 말을 걸어오는 것만 같았다.

지각해서 벌 청소로 껌을 뗀다.
...
엄마 아빠가 이혼해서 
엄마와 살고 있는 
나도 껌이다.
엄마 아빠의 아픈 말들이 
나를 밟고 지나갔다.
점점 납작해지는 나.... (껌 중에서)

일주일째 가출한 상훈이
아이들도 선생님들도
계속 안 오기를 바라는 눈치
체육 대회 날 뜻밖에도
상훈이가 왔다.
릴레이 마지막 주자로
한 명 따라잡고 두 명 따라잡고
상훈이가 달린다
덧니가 달린다
오래간만에 덧니를 드러내고
우리 반 활짝 웃는다
(덧니가 달린다 중에서)

일주일째 가출한 상훈이가 오랜만에 와서 반 아이들과 하나가 된 모습을 솔직담백하게 표현한 이 시를 보면서 예전 그 아이가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시를 읽다보니,무척이나 마음이 아팠던 아이들의 모습이 새삼 생각나고,  우리 아이들의 여린 마음을 우리가 보듬어주어야한다는 생각도 절로 든다. 

너그러워져야하는데, 차가운 겉이 아니라 떨리고 있는 속을 봐야 하는데, 삼켰지만 소화가 잘 안되서 속이 아프다는 것을 알아야 하는데...


아이들의 마음 그대로 솔직하게 전해오는 시 속 이야기들은 아이들에게 정말 많은 위로가 될 것 같다.

어른들에게도, 그리고 아이들에게도 권하고 싶은 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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