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난 수업놀이 : 디 에센셜 - 나승빈 선생님의 지속가능한 교실 속 놀이 이야기
나승빈 지음 / 맘에드림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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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승빈 선생님의 놀이 컨텐츠는 갑자기 뜨는 시간이 생기거나 학습 내용을 놀이를 통해서 연습하고 싶을 때 꼭 찾게 된다. 대단한 준비물이 없어도, 수업 시작하기 전에 쑥 훑어봐도 바로 할 수 있는 활동들로 가득하다. 


이번에 새로 나온 <다시 만난 수업놀이: 디 에센셜>은 놀이 방법 뿐만 아니라 활동 후 성찰한 내용을 통해 어떻게 하면 더 나은 활동으로 이끌 수 있는지 팁을 제공한다. 이전의 다른 책들에 과정마다 사진이 있고 놀이 방법이 더 자세했다면, 이번 책에서는 직관적인 사진 한 장과 놀이 방법이 간략하게 수록된 것이 특징이다. 그동안 다양한 놀이 관련 도서를 보았던 덕분에 이정도 설명으로도 활동 방법이 잘 이해되었고, 확장 팁이 있어 더 유용하게 느껴졌다.


늘 고학년만 맡다가 저학년을 처음 지도하면서 활동 난이도를 조절할 때마다 더욱 신경을 쓰고 있는데, 저학년/고학년/전학년 표시된 것을 보고 검증된 활동을 쓰기에 편리하다. 앞으로 <다시 만난 수업놀이: 디 에센셜>과 함께 더욱 즐거운 활동을 만들어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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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도 100퍼센트의 휴식
박상영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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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영은 내가 가장 친밀감을 갖는 작가다. 언젠가 만나게 된다면 “상영아!”라고 부를 것만 같아 실례를 범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있다. 더군다나 올 8월에는 부산에 방문할 예정이 있다고 했기 때문에 이제부터 정말 긴장해야 한다.

그를 내적 친구로 삼게 된 계기는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우리는 동갑이다. 그가 졸업한 대학, 그것도 같은 학부에 합격하여 동기가 될 뻔했으나, 집안 어른들의 사립대 불가론을 이기지 못하고 그가 떠난 대구에서 대학을 다녔다. 대구의 특성을 4년간 속성으로 터득한 덕분에 그가 진저리치는 포인트 하나하나 공감할 수 있고, <1차원이 되고 싶어>의 무대도 머릿속에 생생하게 그려졌다. 게다가 나도 고등학교와 대학교 시절 교지 편집부를 했던 이력이 있다. 이번 에세이에서 교지 편집부 동기들과의 여행 이야기를 보며 혼자서 저 멤버에 내가 있을 수도 있었을까 생각하면 괜히 아쉽기도 했다. (이렇게 쓰고 보니까 내적 친밀감이 아니라 내적 질척임이네.) <믿음에 대하여>를 읽었을 땐 어느덧 경력직으로 성장한 우리 또래 이야기를 읽으며 같이 나이 들어가는 작가가 있어서 참 좋다는 생각을 했다.

그가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사진에 무섭게 좋아요를 누르는 팬으로서, 이번 에세이는 그 사진들의 뒷이야기를 보는 기분으로 읽었다. 여러 도시와 나라를 오간 흔적, 아름다운 가파도 생활 사진을 보며 성공한 작가의 삶에 진입한 것을 축하하면서도, (가까운 적 없었던) 우리 사이가 점점 멀어지나 내심 아쉬운 마음도 있었다. 이렇게 그 못지않게 마음이 꼬인(!) 그의 애독자로서 이 책의 인간미 넘치는 이야기들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그가 가파도에서 각종 동물들과 생존 경쟁을 벌이고 있었을 줄이야. 허균문학작가상 시상식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기까지 강릉을 향해 목숨을 건 운전을 했을 줄이야. ‘역시 눈물 닦으면 다 에피소드구나!’ 하며 신나게 이야기를 읽었다.

하지만 눈물을 닦고 농담을 던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가. 나는 에세이를 비롯해 자신을 드러내는 글을 쓸 때 실수와 잘못, 비뚤어진 마음 따위를 쉽게 글로 옮기지 못한다. 스멀스멀 올라오는 열등감은 굳이 말하지 않고 글로 쓰지 않아도 곁에 있는 사람들은 다 알아채겠지만, 그럼에도 숨길 수 있는 데까지는 숨기고 싶다. 물론 작가는 무엇이든 작품으로 승화시켜야 하다보니까 그런 것도 있겠지만, 그런 마음을 솔직한데다 재미있게 써내려가는 박상영의 글을 읽다보면 팬이 될 수밖에 없다.

책을 읽다가 플래그를 붙여 놓은 부분은 김연수 소설가와 이금희 아나운서가 등장하는 이야기였다. 그가 이렇게 좋은 어른들을 만나 ‘감정의 경제성’을 배워가는 모습도 멋졌다. 아쉽게도 내 곁에 그런 어른은 없었지만 이 책 덕분에 바람 한 점에도 휘청대는 내 마음을 다잡아줄만한 문장들을 주워 담을 수 있었다.

📖”선생님의 삶은 지나온 과거나 먼 미래에 있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며 지나간 일에 머무르지 않는다. (...) 지금 좋으면 미련 없이 모든 것을 내어주고, 그러다 인연이 다 되면 또 후회 없이 앞으로 저벅저벅 걸어가는 삶. 미움과 슬픔뿐만 아니라 후회, 비뚤어진 애착과 같은 감정들도 선생님의 사전 속에는 들어갈 일이 없을 것만 같았다.“(239쪽)

나 또한 올 한 해를 쉼 없이 보내고 있다. 신변에 많은 변화가 생기면서 정신없이 적응하려고 발버둥 치다보니 벌써 7월 중순이 되었다. 사실 지금도 가구가 덜 들어온 새 집에서 이사를 마치고 부엌 조리대에 노트북을 놓고 글을 쓰는 중이다. 다행히 2주 뒤에 방학이 온다. 이번 방학엔 어디론가 여행을 가려는 계획도 없다. 오랫동안 여행과 휴식을 착각하며 살아온 또 다른 인간이 올 여름에는 과감히(!) 집에서 정말 푹 쉬어보려고 한다.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무렵 이 책을 다시 한 번 펼쳐보며 휴식의 순도를 높여봐야겠다.

#순도100퍼센트의휴식 #박상영 #인플루엔셜 #에세이 #여행 #휴식 #책스타그램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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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이 없어졌으면 좋겠어 북멘토 그림책 13
조수현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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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새로운 존재가 가족으로 들어올 때 첫째가 느끼는 위기감은 어느 정도일까. 그 마음을 모빌로 시각화해서 잘 보여주는 그림책이다. 처음에는 '우리 셋' 옆에 낯선 존재가 다가왔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부모가 그 존재와 더 가까워지고 나는 혼자 따로 떨어진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럼에도 균형이 맞는 가족의 모습이라는 게 더 화가 난다. 


결국 첫째는 태양(동생을 나타내는 빨간 모빌)을 떼어내버린다. 태양이 사라진 것처럼 예전처럼 부모의 사랑을 독차지해본다. 하지만 그렇게 해버리면 곧 모빌이 망가져버린다. 가족의 균형이 깨져버리는 것이다. 동생을 부정했을 땐 가족 전체가 힘들어진다는 걸까. 다시 동생을 보살피고 모빌을 바로잡게 된다. 


엄마 아빠의 사랑을 온전히 누릴 수 없지만 대신 동생이라는 평생 친구가 생겼다는 걸, 그리고 지금 겪는 그 마음을 다른 첫째도 똑같이 느낀다는 걸 알려주는 책이다. 동생과 나이 차이가 많지 않은 첫째들에게 위로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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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렁이 각시는 당신이 아는 그런 이야기가 아니다
심조원 지음 / 곰곰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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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기괴한 표지의 책을 받아들었다. 그림 속 여성들이 모두 같은 가면을 쓰고 같은 옷을 입고 있다. 마치 여태까지 들어왔던 옛이야기 속 여성들처럼 기득권이 원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 새롭게 소개된 옛이야기 속 등장인물들의 삶처럼 가면 속 여성의 얼굴 또한 사실은 모두 다를 것이었다.

원치 않는 혼인을 하고, 착취의 대상이 되고, 탓을 돌릴 죄인이 되는 것이 옛 이야기 속 여성의 삶이었다. 교훈을 주기 위해 표백된 이야기들에서 여성은 그 모든 것을 운명으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입에서 입으로 구전된 이야기 속 여성들은 달랐다. 지혜가 빛났고 생명력이 펄떡였다. 그냥 당하고 살지 않으며, 누구의 딸이나 아내, 어머니로만 살지 않았다.

몇 백 년이 지난 지금도 여성의 삶은 녹록치 않다. 그러나 이제는 더이상 누구에게만 좋을 교훈으로 사건이 가려지지 않는다. 우리는 부당함에 맞서고 이야기의 원본이 무엇인지를 적극적으로 알린다. 지금 이 시기에 옛이야기 속 여성 서사를 다루는 책이 나온 것도 고무적이다. 마치 이 이야기들이 현재의 여성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 같아 든든한 마음이다.

작가는 하고자 하는 말을 애둘러 표현하지 않는다. 제목만큼이나 선언적이고 전복적인 말투 덕분에 이 책을 읽는 내내 통쾌했다. 앞으로도 싸우는 여성, 욕망하는 여성,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여성에 대한 통쾌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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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채식이 뭐예요? 어린이 책도둑 시리즈 24
이유미 지음, 홍윤표 그림 / 철수와영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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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수업시간에 기후위기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최근에 태풍이 몰아친 것도, 물가가 무섭게 오르는 것도 기후위기와 관련된 일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살던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지구의 온도가 계속해서 오를 것이고, 그럼 지구에 살기가 더욱 힘들어진다는 이야기.


말을 하다보면 뭔가 내가 위협하는 사람이 된 것 같다. 나도 기후위기로 피해를 받고 있는데, 뭔가 어린이들에게 겁을 주고 있는 제 3자가 되는 듯한 기분을 자주 느낀다. 채식, 동물권, 일회용품 사용 등 기후위기와 관련된 다른 주제들을 이야기 할 때도 그렇다. 이 방면으로 오래 관심을 가져왔기 때문인지 지치기도 하고, 우울감이 오기도 해서 그런지 더욱 비관적인 얘기를 하는 건 아닐까 싶었다. 


그러다 <선생님, 채식이 뭐예요?>라는 책을 만났다. 조금 더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쉽게 설명한 글이었다. 희망을 가지고(!) 실천하자고 말하고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채식이 무엇인지, 사람들이 왜 채식을 하는지, 채식뿐만 아니라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어린이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이 소개되어 있다.


매 학기마다 한 권 읽기 활동을 하기도 하고, 이번 2학기에는 지식이나 경험을 활용해 글을 읽는 활동이 있어 학급 예산으로 이 책을 우리 반 학생 수만큼 구입했다. 책을 통해 채식에 대해 바르게 이해하고 다양한 활동으로 연결해나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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