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의사의 사계절
문푸른 지음 / 모모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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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초보의사가 공중보건의로 낯선 섬에서 1년을 보낸 경험을 적은 에세이다.

섬 의사로 생활하면서 겪은 사람, 사랑에 관한 이야기.

꽤 신선하고 재미있는 책이었다.

책의 시작은 저자의 대학병원에서의 인턴생활으로 시작된다.

인턴생활은 너무 힘들어 매일 지옥같지만 사람이 언제고 죽으란 법은 없다고 병원에서 천사를 만난다.


그 천사는 수술방 백의의 천사인 J간호사. 절망적인 인턴 생활 속에 한줄기 사랑이 찾아온 것이다.

의학드라마를 보는 듯, 대학병원 수술방에서의 첫만남, 이후 썸과 호감의 미묘한 간극, 어딘가 멋있는 의학용어를 주고받으며 남몰래 주고받는 윙크, 저자의 수줍은 고백으로 둘은 연인이 된다.

장면이 그려져 히죽 히죽 웃으며 한껏 설레였다.

그러나 현실은 그런 사랑하는 여자친구를 두고 전라도 어느 섬에서 공중보건의로 병역을 하러 가야 하는 처지.


처음에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섬 생활 지쳐만 간다.


예측하기 어려운 험한 뱃길, 섬 사람들의 편협함, 열악하고 불편한 의료시스템, 불합리한 행정 등 어느 것 하나에도 마음 둘 곳이 없다.


한 두달 지나자 저자는 어느새 섬에 익숙해진 자신을 발견한다.

돈 주고도 살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풍광에 탐복하고 해변가를 매일 산책한다.

인정많고 따뜻한 섬 사람들과 정을 나누고 교류하며 그들을 치료한다. 마음의 빗장을 풀고 진심으로 그들에게 다가간다.

융통성없고 고지식한 부분이 있는 성격도, 병아리 의사지만 불의에 타협하지 않고 오직 환자만 생각하는 모습도, 한 사람이라도 더 살리고 싶어하는 의사로서의 사명감, 천리길도 마다하지 않고 돌아선 여자친구의 마음을 잡기 위해 달려가는 사랑꾼의 모습들이 모두 좋았다.

1년만에 떠나는 섬에서 한층 성장한 자신을 발견하는 그. 그는 이미 준비된 좋은 의사였다.



사람 냄새나는 글. 문장이 섬세하고 예뻤다.

감수성 돋는 글에서 과연 이 사람이 의사가 맞나 싶었다.

여자친구를 향한 꽁냥꽁냥, 절절한 사랑이 글에 잔뜩 묻어 있었다.

섬 의사의 사람, 사랑이 담근 예쁜 글.

예쁜 의사선생님, 환자를 생각하시는 예쁜 마음, 잊지 않을 게요.

여전히 예쁜 사랑도 하고 계실테지요?

귀한 책,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

따뜻한 에세이를 좋아하시는 분

사랑에세이를 즐겨 읽으시는 분께

추천드리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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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나비
올렉산드르 샤토킨 지음, 최정희 옮김 / 노란코끼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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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같은 색감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어른의 잘못으로 제일 보호받아야 아이들을 정작 사지속에 몰아넣고 있는 상황 또한 같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이 책은 소녀의 눈에 비친 우크라니아 전쟁의 참상, 비극을 알려주는 책이다.


인상적인 것은 글 없는 그림책인 것.

글자가 단 한줄도 없지만 전쟁을 겪는 소녀의 감정, 느낌이 고스란이 전달된다.

글자가 없어도 충분히 그림책에 집중할 수 있었다. 소녀의 표정, 장소, 색감, 나비, 쇠창살 등의 소재가 대단히 감각적이었다.

정말 좋은 책이라 요사이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있다.

내용과 구성을 적재적소에 잘 배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극적이고 부정적이기만 한 책이 아니라 좋았다.

어둡기만 했던 그림책이 노란나비의 등장으로 밝고 화사해진다.

노란나비 날개짓은 소녀뿐만 아니라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선사한다.

사실 노란나비는 한국에서도 굉장히 친숙한 나비이다. 생활력이 매우 강하며 3~11월에 활동하며 한국, 일본, 중국, 아시아쪽에 분포하고 있다.

노랑나비는 배추벌레와 더불어 한국에서도 친숙한 나비, 생활력이 매우 강한 나비라 한다.

쌀쌀한 이른 봄부터 늦은 가을까지 마을 주변을 빠르게 다닌다고. 병자호란때 황씨 성의 의병이 청군과 싸움에서 전사하였을때 가족들이 슬퍼하는 동안 노랑나비가 나타나 슬픔을 나타내는 것을 보고 같이 매장하였다는 고사가 있으며, 지금도 황해도 신천군에 노랑나비무덤(黃蝶墓)이 있다고 한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나비의 색감이 예뻤다.

예쁘고 아프고 마음이 아렸다.

소녀와 나비는 너무 작고 약해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온 힘을 다하는 이 작은 생명체들에게 경외심이 들었다.

조속한 시일내에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기를 바란다.

500일이 넘은 지금, 더이상의 무고한 희생은 막아야 한다.

어른들의 이기심속에 고통받는 아이들의 목소리에도 늦었지만 이제라도 귀기울여 주시길.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어주시기를 바라고 또 바라는 책.

용감한 소녀야, 네가 우크라이나의 희망이야.

노란 나비가 마음껏 훨훨 날수 있는 세상이 오기를

이 아줌마가 많이 응원하고 지지할게.

귀한 책,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

전쟁, 희망, 평화 관련 그림책에 관심이 있으신 분

아이의 눈에 비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알고 싶으신 분께

추천드리는 책​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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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나비
올렉산드르 샤토킨 지음, 최정희 옮김 / 노란코끼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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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람들에게 진심 추천하고 있는 책입니다. 이책은 꼭 봐야 하는 책입니다. 우크라이나의 봄을 희망합니다. 그래서 희망의 노란 나비가 훨훨 날기를~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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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스터 하우스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혈연으로 맺어진 어느 가족 이야기
빅토리아 벨림 지음, 공보경 옮김 / 문학수첩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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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묘한 책이다.


이 책을 접한 건 순전히 호기심때문이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고통받고 있는 가족들의 이야기일 거라 짐작하고 집어든 책이었는데 어느 가문의 비밀스런 이야기가 담겨 있는 책이었다.

가족 누구도 열지 않았던 판도라의 상자가 작가를 통해 조금씩 조금씩 열린다.

전개가 빠르지 않지만 그래서 마지막에 극적 감동이 더 컸던 책.

작가, 가족들의 경험이 현대사에 고스란히 녹아 있었다.

레닌, 스탈린, 마르크스, 소련, 공산주의 등 이러한 단어는 이제 현대사와는 동떨어져 있다.

그러나 적어도 이 가족에게는 놓을 수 없는 단어였다.

저자의 아버지는 러시아인, 어머니는 우크라이나인이다.

책의 시작은 푸틴 열혈지지자인 큰아버지와 저자와의 거친 언쟁으로 시작된다.


큰아버지는 소련의 잔학한 행위를 옹호하고 있었다. 소비에트 연방에 신세를 졌으니 감사하라는 말에 저자는 시쳇말로 꼭지가 돌아버린다.

이 가문 또한 4대를 관통하는 100년동안 소련의 영향력 아래 큰 피해를 받았다.


모두 전쟁, 기근, 숙청으로 누추한 삶을 살았다.

스탈린이 소비에트 정책에 반발하는 농민들을 짓밟으려고 고의를 기근을 유발했다는 1932년, 1933년에 홀로모모르, (우크라나 단어, 대기근이라는 말)로 우크라이나인 400만명이 아사했다.

이 시절을 살아낸 저자의 외증조할머니, 외증조할아버지의 기억에 깊은 상처가 되었다고 한다.

저자는 우크라이나에서 출생, 15년을 살다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이후 2014년, 2019년 여러번 재방문하며 할머니와 많은 시간을 보낸다. 그런데 할머니와의 동거가 쉽지 않다.

할머니도 저자도 평범한 캐릭터는 아니다.

싸우고 화해하고 다시 싸우고, 인정 넘치고 사교적이지만 어딘지 할머니는 저장 강박에 가깝게 식량을 비축해 놓는다. 과수원과 텃밭을 일구는데 온정성을 쏟는다.

사실 저자가 우크라이나에 온 것은 할아버지 일기장때문이었다.

우연히 읽게된 돌아가신 외증조할아버지의 필체에, '니코틴 형, 자유로운 우크라이나를 싸우다가 1930년대에 실종' 이라고 적힌 것을 보고 관심을 가졌으나 가족 누구 하나도 이상하게 입을 열지 않는다.

저자는 자신에게는 니코틴 외증조 큰할아버지의 진실을 밝히는데 몰두한다. 나라를 위해 제일 큰 대가를 치른 할아버지의 입지를 가문의 역사 속에 바로 세워드리고 싶었다고.

혼자서 열심히, 계란으로 바위를 치고 다닌다. 선조들의 고향과 발자취를 쫒는다. 도와줄거라 철썩같이 믿었던 할머니와는 매일 다툼뿐이다.

또 이 책의 제목인 '루스터 하우스' (우크라니아 국가보안국)를 찾기를 여러번, 지나치게 불친절, 영혼없는 공무원들의 비효율적인 행정시스템에 진저리를 치지만 끝끝내 그녀는 찾아낸다.

니토틴 할아버지 존재와 그 최후를.

"우크라이나의 역사에 관해 읽으려면 진정제부터 먹고 시작해야 한다." 라고 소설가 겸 볼로디미르 비니첸코의 말처럼,

상당히 아픈 책이었다.

전쟁과 독재는 언제고 되풀이 될 수 있으니 서글픈 진실을 똑바로 마주할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하다 느꼈다.


그럼에도 작가의 간간이 웃음포인트는 있었다.

할머니와의 격돌, 루스터 하우스에서의 작가의 은근한 성깔, 시비거는 이웃들에게 톡쏘는 말투는 유쾌하게 읽었다. 시원하고 통쾌했다.

많은 사람들이 읽기를 바란다.

등장인물이 많지만 책 앞장의 가계도를 본다면 끝까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소설을 읽는 듯 흡입력있는 회고록, 상처와 트라우마도 극복할 수 있는 따듯한 연대가 좋았던 책.


우크라이나의 봄을 간절히 희망합니다.

귀한 책,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

러시아, 우크라이나에 관심이 있으신 분

우크라이나 현대사에 대해 알고 싶으신 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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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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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스터 하우스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혈연으로 맺어진 어느 가족 이야기
빅토리아 벨림 지음, 공보경 옮김 / 문학수첩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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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가족의 가슴 아픈 연대기, 소설같은 참말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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