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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의 ‘안 돼’는 거절하겠어! - 장애 인권 운동가 주디스 휴먼의 이야기
메리앤 코카-레플러 지음, 비비안 밀덴버거 그림, 김여진 옮김 / 웃는돌고래 / 2022년 12월
평점 :
“안 돼”
이 말을 들을 때 받는 부정적인 느낌은 누구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수없이 들었던 “안 돼” 대신 “좋아요”라는 대답을 더 많이 듣게 되는 세상을 꿈꾸며
오늘도 당당히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현존하는 미국의 가장 위대한 시민활동가,
주디스휴먼의 이야기가 책으로 나왔다.
<더 이상의 ‘안 돼’는 거절하겠어>가 바로 그 책이다.
겉싸개는 물론 표지 곳곳에 적힌 504조! 이 504조가 궁금해졌다.
[미국 내에서 불구에 대한 정의에 부합하는 장애인은 불구가 있더는 이유만으로
연방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는 프로그램이나 활동에 따른 혜택에서
배제, 거부되거나 차별받을 수 없다.-당시의 재활법 504조의 일부분-]
재활법 504조는 발의된 후 아직 정부에서 통과되지 못한 상태였고
주디가 만든 단체인 [미국장애인시민연합]에서 주도적으로 정부의 통과를 위해
‘보건교육복지부’ 사무실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인 후 24일만에 통과시킨 법이다.
재활법 504조는 미국 역사상 연방 정부 건물에서 일어난 가장 길었던 비폭력 시위를 통해 1980년대에 이르러 ‘미국 장애인 법안’으로 확장되는 디딤돌이 되었으며
장애인들이 직업이나 학교 등 모든 삶의 영역에서 차별받지 않도록 장애인의 시민 평등권을 보장하는 법이 되었다.
어릴 때부터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수많은 차별과 인권을 침해당했던 주디스 휴먼이
현재 전 세계의 장애 관련 법 중 가장 체계적인 법으로 알려진 ‘미국 장애인 법안’을 만들기까지 투쟁했던 삶이 주는 감동이 적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도 전장연을 주축으로 장애인들의 이동권 보장을 위한 출근길 투쟁이
많은 이슈도 낳고 있지만 누군가의 절대절명의 투쟁 없이는 바뀌지 않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법으로 보장되어 있는 내용도 예산의 어려움을 들어 잘 지켜지지 않는 상황에
만약 법조차 제정되어 있지 않다면 장애인들이 당할 인권침해는 불 보듯 자명하다,
“가장 필요한 건 자신에 대한 믿음이며
당신에게도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겁니다.
그 다음 필요한 건 바로 함께 싸워 줄 친구들입니다.”
주디스 휴먼의 말처럼 장애인 스스로의 권리를 주장하는 일에
우리가 함께 싸워주는 친구가 되어주면 좋겠다.
다소 불편하고 힘들지라도 우리가 내어주는 친구의 자리가
그들의 더 나은 삶을 조금이라도 앞당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만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