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온다! - 바깥 놀이 놀이깨비 그림책 4
이준선 그림, 우은선 글 / 걸음동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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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이 지나고 나니 봄기운이 완연하다.

언제 교통대란을 일으킨 폭설과 동장군이 찾아왔었던가 싶게...

 

<눈 온다!> 그림책 표지는 아마 폭설이었겠다 싶게 눈이 왔지만

아이들과 강아지에겐 더없이 즐거운 날인 것 같다.

첫눈 오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이들 중 아이들과 강아지들보다

더 눈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을까?

어른들에게 눈이 더 이상 즐겁거나 낭만적이지만은 않을 테니까 말이다.

 

눈 내린 운동장이나 들판에 나가

신나게 눈싸움도 하고 내 키만한 눈사람을 만들다 보면

운동화도 젖고, 옷과 장갑도 젖어 추울 만도 한데

해가 저물도록 시간이 짧기만 했던 어린 시절의 추억을 소환하기에

안성맞춤인 책 속에 빠져 한참을 들춰 보았던 책이다.

 

눈밭에 누워 천사 날개 만들기

나무 밑에 지나가는 친구에게 눈 폭탄 터뜨리기

눈싸움 하다가 몸싸움으로 번져 부모님께 혼났던 일

비료 푸대로 눈썰매 만들어 타던 일

깨끗한 눈 위에 발자국으로 꽃송이 만들던 일 등등

이 모든 일이 가능했던 눈 오는 날!

 

빨개진 볼

시린 손가락

주르르르 흐르는 콧물을 훌쩍이며

깔깔깔, 하하호호 웃음이 그치지 않았던

그 시절로의 시간 여행이 가능한

<눈 온다!> 함께 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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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해브와 흰 고래 밝은미래 그림책 56
마누엘 마르솔 지음, 김정하 옮김 / 밝은미래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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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판형인 책 표지를 거의 차지하고 있는 흰고래 그림이 돋보이는 그림책,

<에이해브와 흰고래>의 주인공은 고래 사냥꾼으로

낸터컷섬의 주민이자 피쿼드호의 선장인 에이해브이다.

전 세계의 모든 바다에서도 가장 크고 가장 하얀 고래 모비 딕!

에이해브는 모비 딕이라는 흰고래를 찾아 평생을 여기저기 안 가본 곳이 없었다.

그럼에도 모비 딕을 만날 수는 없었고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도

모비 딕을 찾아 헤매고 있다.

 

하지만 독자들은 이미 알고 있다.

세상 끝에서 에이해브가 만났던 거대하고 따뜻했던 얼음이,

폭풍우를 피해 들어갔던 식인종들의 섬이

바로 흰고래 모비 딕이었음을.

 

우리가 간절히 찾는 것은 언제나 우리 가까이에 있다!”

 

흰고래 모비 딕에게 다리를 잃은 후 흰고래에게 집착했던 에이해브는

자신이 그토록 찾아다녔던 소중하고 중요한 것이 가까이에 있는데도

정작 알아보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저질렀던 것이다.

 

미국 고전 소설인 허먼 멜빌의 역작인 [모비 딕]을 모티프로 한

<에이해브와 흰고래>는 작가의 상상이 더해져 [모비 딕]을 흥미롭게 재해석했다.

그리고 원작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은 물론 낸터컷섬, 피쿼드호 등을

그림과 글로 숨겨 두고 있어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자신의 생각과 집착에 빠져 보이는 현실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고

허상만 쫓아가느라 온 힘을 쏟아버린 에이해브 같은 어리석음을

범치 않으려면 현재 살아가며 만나는 삶에 집중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거대한 흰고래에 비해 곳곳에 그려진 에이해브의 모습은 얼마나 작고 초라한지...

 

굳이 먼 바다로 나가지 않아도

내 손 닿는 곳에 따뜻한 흰고래 모비 딕이 있었지 않았던가?

다만 내가 알아차리지 못하고 흘려보내 버린 그 순간이

내가 그토록 바라던 소중한 시간은 아니었는지...

자꾸 내 스스로에게 묻게 되는 질문들이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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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로운 늙은 개에게 창이 되어 주고 싶어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23
필립 C. 스테드 지음, 강무홍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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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안에서 눈 내리는 창밖 풍경을 바라보고 있는 강아지와 생쥐의 모습으로

시작되는 이 책 <지혜로운 늙은 개에게 창이 되어 주고 싶어>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할 수 있는 마음이 가득 담겨있다.

 

평생을 함께한 반려견이 노견이 되어 출입도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고

그 노견은 창을 통해 무한한 상상을 펼쳐나간다.

그 상상이 이성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아도 그만이다.

상상하는 것들이 비논리적이여서 오히려 더 노견을 향한 절절한 마음이

잘 전해지는 것 같았다.

집 안에 머물지만 더 많은 것, 더 넓은 세계를 꿈꾸길 바라는 마음은

노견을 향한 사랑이었고 기꺼이 배경이 되는 창을 자처하는 작가의 겸손함이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이지 않았을까?

 

마치 한 편의 시를 읽은 것 같은 서정적인 운율감과

단순하게 표현된 그림이 끌고 가는 힘이 끝까지 느껴지는 책이다.

아모스 할아버지 시리즈에 등장하는 코끼리 그림은

이 책에서도 등장하는데 왠지 모르겠지만 이 코끼리 그림이 참 좋았다.

 

창 너머 풍경을 바라보며 행복한 꿈을 꿀 수 있도록.

되어 본 적 없는 것도, 되어 본 것도 꿈꾸도록.

즐겁고 자유로운 꿈을 꾸게 하는 사랑을 가득 품은 창문!

하나쯤 나도 갖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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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히어로즈의 비빔밥 만들기 달콤한 그림책
보람 지음 / 딸기책방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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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닥파닥 해바라기>, <모두 참방>에서

상대방을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과 귀여운 캐릭터로

독자들을 사로잡은 보람 작가의 세 번째 책

<고양이 히어로즈의 비빔밥 만들기>는 강화도에 터를 잡은 작가님이

마을 이웃들과 함께하는 공동체를 만들어 가며 쓴 작품이다.

강화도의 특산품들을 캐릭터로 살리고

다 다른 마을 사람들의 개성을 살려 만들어 가는 비빔밥 같은

공동체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역시 보람 작가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양이 섬마을에서 열린 별난 오디션!

바로 고양이 히어로즈를 뽑는 오디션이었다.

그런데 오디션 접수처에 늘어선 긴 줄 맨 앞에는

고양이가 아닌 생쥐가 서 있는게 아닌가?

생쥐 재미를 바라보는 다양한 고양이의 시선들이 재밌었다.

투표로 생쥐에게도 오디션 참가 자격이 주어지고 심사주제는 비빔밥 만들기다.

 

강화도 쌀과 보라색 순무, 속노랑고구마줄기, 사자발약쑥 나물, 콩나물,

그리고 고추장과 참기름을 둘러 쓱싹쓱싹 비벼낸 비빔밥 맛은 최고였다.

일회용품 수저가 아닌 자신의 이름이 적힌 숟가락으로 푹 떠서 한 입 꿀꺽!

고양이 히어로즈에 뽑힐 수밖에 없는 맛이었다.

결국 모두 힘을 합쳐 최고의 비빔밥을 만들어낸 고양이 히어로즈에 뽑힌

열 명의 고양이들은 너무 기뻤는데 생쥐 재미는 어떻게 되었을까?

 

<고양이 히어로즈의 비빔밥 만들기>

보람 작가 특유의 귀염뽀짝 캐릭터들은 물론

강화도 특산춤 소개와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는 환경교육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다.

그리고 좋은 마을 공동체는 비빔밥 같다는 작가의 생각을 그대로 담고 있어

각자의 개성과 특기가 비빔밥 재료가 되어 조화로운 맛을 내야 한다는 의미를

아주 재미있게 담아내고 있다.

그리고 조금 달라도 된다는 확장된 생각은 고양이 히어로즈 오디션에

생쥐를 참가시키고 결국 특별 회원으로 활약할 기회를 주는 결과로 끝을 맺었다.

이런 따뜻한 시선이 좋다.

초록, 또잠, 무지개, 시도, 순무, 결이, 삐약, 깜짝, 재잘, 꾸벅 히어로즈는 물론

재미 대원까지 합세해 북적거리며 하나 되는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어 갈

고양이 섬마을에서 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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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잘못일까? 나무자람새 그림책 15
다비드 칼리 지음, 레지나 루크 툼페레 그림, 엄혜숙 옮김 / 나무말미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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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비드 칼리는 작품이 많기로 유명한 작가이다.

그뿐인가? 다작이면서도 늘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작가의 작품을 만날 때마다

작가들은 모두 천재구나.’를 확인시켜 주는 것 같아 다비드 칼리를 좋아한다.

나비 효과’, ‘결자해지’, ‘책임감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며

요즘의 정치판을 빗대어 생각할 수밖에 없었던 책을 만났다.

나무말미출판사에서 나온 <누구 잘못일까?>는 제목에서도 느껴지는 것처럼

수많은 핑계와 책임 회피로 아무도 책임지지 않으려는 현대 사회(특히 정치현실)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는 것 같아 격하게 공감하며 읽었던 책이다.

 

칼과 방패로 무장한 전사는 단지 자신의 칼이 가진 능력을 확인하기 위해

숲의 나무를 다 베어 버린다. 자신이 배고픔이 느껴질 때까지...

이 모습은 마치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쉽게 저지르는 만행과 닮아있었다.

자신이 당한 피해를 보상받기 위해서는 법과 질서, 상식을 넘어서라도

끝까지 파헤치는 전사의 모습이 날마다 뉴스에서 보는 사람들 같았다.

판단의 기준이 오직 내가 될 때의 모순이 얼마나 낯부끄러운지...

 

핑계없는 무덤 없다는 속담처럼

일어난 일에는 모두 저마다의 고유한 이유와 사정들이 있기 마련이다.

엄청난 물이 덮쳐 전사의 요새가 무너졌을 때 전사가 복수하기 위해 찾아 나선

수달, 멧돼지, 여우, 새들도 다 자기들만의 이유가 있었듯이 말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사실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행했던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결국 자신이 피해를 보게 되었음을 깨달은 전사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는 것이

희망이었다.

 

전사는 문제가 생긴 근본 원인들을 살피며 회복시키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적어도 권력과 힘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자신들이 가진 무기로

전사처럼 세상을 바꾸고 회복시키려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그러라고 국민들이 그들에게 국민의 힘을 위임시켜 준 것이니 말이다.

 

책임지는 지도자.

책임지는 어른.

책임지는 사회.

책임지는 국가.

책임지는 시민.

우리 사회를 가득 채워야 할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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