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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신
오승민 지음 / 만만한책방 / 2022년 10월
평점 :
‘우리는 잘 살고 있습니까? ’라는 질문으로
독자로 하여금 스스로의 답을 찾아보게 하는 책,
<붉은신>을 만났지만 쉽게 글 한 줄 쓰기도 어려웠다.
요즘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자꾸 오버랩되었고
실망과 좌절을 넘어 허탈하고 무기력 상태에 빠져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내적으로 너무너무 힘들었다.
우리는 어디에서 우리에게 희망을 주는 할아비 쥐를 찾을 수 있을까?
죽음에서 삶으로 돌려보내 주는 붉은신을 우린 만날 수 있을까?
아니 죽음에서 삶으로 돌려보내 주는 붉은신이 있기는 한걸까?
병약한 꼬리끝과 그와 별다를 것 없는 연약하고 아픈 무수한 생명들이
언제까지, 얼만큼이나 더 희생을 강요 당해야 하나?
그 희생으로 또 누군가는 안전하고 안락한 삶을 누리게 되겠지.
주어진 현실이 바뀔 수 없다고 믿는 이들에게는 희망이 없다.
아무리 할아비 쥐가 빛과 온기를 전해주는 붉은신에 대해 말해주지만
삶에 지쳐버린 나약하고 병든 이들은 그 희망을 붙잡지 못했으니까.
가장 연약하고 죽음의 문턱까지 간 꼬리끝,
그리고 자신의 삶을 체념하고 자신의 이름마저도 잊어버린 채 죽기만을 기다리던 599.
하지만 꼬리끝과 599는 마침내 붉은신을 만났다.
현실에 머물러 있지 않고
절망 끝에서 약한자들이 만들어 낸 연대의 손은 마침내 새 희망을 찾아냈다.
‘우리는 진정 잘 살고 있는 걸까?’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냈는가?
연약한 자들의 희생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있지 않는가?
끝없는 질문만 솟아나는 이 책, <붉은신>의 무게가 만만치 않다.